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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장애인 개성마당'축제
ⓒ 나영준
4월 15일 토요일 오전 서울광장에는 많은 장애인들과 그 가족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마련한 서울시민문화축제 '개성마당'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수혜대상에 지나지 않았던 장애인들이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개성과 특성을 뽐내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개최됐다. 장애는 단지 사람이 가진 수많은 특성 중의 한 가지라는 인식확산을 위해 더 이상 '장애'가 아닌 '개성'으로 보자는 것 또한 행사 개최의 중요 이유다.

▲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 나영준
▲ 장애인들이 참가한 '울타리 축구 대회'
ⓒ 나영준
서울광장을 가득 채운 이번 행사는 탤런트 정준호의 사랑의 밥차 나눔 콘서트를 시작으로 독일월드컵 응원축구에 이어 제2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 후 특집공개방송 '더불어 희망찬가'를 끝으로 오후 8시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행사 중에는 청각장애인과 중증장애인, 뇌성마비 축구 국가대표팀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울타리 축구대회'가 벌어져 많은 장애인들이 땀을 흘렸으며 다솜 공동체와 서울 농아인협회 등 여러 단체가 참여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전환을 홍보했다.

▲ 연예인들이 '사랑의 밥차' 도시락을 나누어 주고 있다.
ⓒ 나영준
▲ 휴일을 포기하고 자원봉사를 택했다는 손윤영씨.(맨 오른쪽)
ⓒ 나영준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손윤영(직장인·40)씨는 "다른 행사였으면 집에서 푹 쉬며 휴일을 보냈겠지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늦잠의 유혹을 떨치고 나왔다"며 "나 자신의 보람보다는 장애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서울시에서는 장애인복지발전에 기여한 유공 장애인 및 여러 봉사자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 금강산 예술단의 가무 공연
ⓒ 나영준
▲ 주말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이 신나는 놀이에 빠져 있다.
ⓒ 나영준
한편 이날 흥겨운 축제 무대 한 편에서는 외로운 투쟁을 지속하는 장애인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이들은 이날까지 27일째 시청 앞 광장 노숙을 하고 있었다.

강동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소장이기도 한 중증장애인 김운호씨는 "진짜 장애인들에게 이런 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서울시장에게 반문하고 싶다"며 "이런 행사를 해 놓고 장애인에게 할 일을 다 했다고 한다면 그것보다 무책임한 일은 없으며 이것이 기만인지 아닌지 시장에게 따져 묻고 싶다"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 장애인 축제의 한 편에서는 중증장애인 활동보조를 요구하는 이들이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고 있다.
ⓒ 나영준
활동보조인 서비스제도화 투쟁위 간사인 하주화 씨도 "오페라하우스 같은 전시행정에 신경 쓰지 말고 활동보조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 대해 실태조사부터 하라"며 "평상시에 전혀 신경 쓰지 않다가 때가 되니 얄팍한 행사로 때우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김운호 소장이 축제의 한 자락에서 상념에 빠져 있다.
ⓒ 나영준
장애인과 시민의 화합을 위한 행사, 한 편에선 봄날의 햇살을 받은 아이들이 제약 없이 뛰어 놀고 있었지만 한 구석에선 '행사'가 아닌 진정한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의 표정이 어두워져 있었다. 2006년 4월의 화창한 주말 오후 한때는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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