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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책 연구기관이 한미 FTA에 대한 경제적 효과 데이터를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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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말> 보도 기사 전문

11일 시사 월간지 <말>과 권영길 민주노동당의원 등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1월과 3월에 각각 내놓은 '한미 FTA의 경제적효과' 관련 보고서에서 주요 항목의 데이터가 의도적으로 빠지거나, 조작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주요항목의 데이터는 '대미 무역흑자 감소' 부분. KIEP가 지난 1월에 내놓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는 한미 FTA체결로 한국의 무역흑자가 51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3월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FTA 토론회에서 내놓은 '생산성 증대 효과를 고려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는 대미 무역흑자 감소가 73억 달러(제조업 분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지난 3월말께 KIEP가 홈페이지에 이 보고서를 올리면서 발생했다. 3월초에 적혀있던 7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감소폭이 47억 달러로 바뀐 채 올라왔다. 또 당초 보고서에 올라와 있던 무역수지 흑자 부분 등이 아예 빠진 보고서가 공개됐다.

권영길 의원 "한 부총리, 김현종 본부장 개입 의혹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와 KIEP가 한미 FTA에 따른 무역손실 규모가 크게 나오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일반에 공개한 3월 보고서에 무역수지 등의 관련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데이터 조작 및 은폐 과정에 한덕수 경제부총리나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개입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의 경우 지난 3월 초에는 "(한미 FTA)체결로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었다. 이후 그는 3월말 강연에선 "무역흑자 감소분은 47억 달러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보고서 작성을 맡았던 KIEP 이아무개 박사는 <말>지와의 인터뷰에서 "환율 등 몇가지 데이터가 잘못돼 다시 계산한 것일 뿐"이라며 데이터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현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재정경제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수정된 3월 보고서가 올라와 있다. 이 보고서엔 당초 제시됐던 무역수지 변화 등에 대한 데이터는 빠져있다.

한편, 한덕수 부총리는 한미 FTA체결 데이터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각각 다른 연구의 가정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어떤 전제아래 이 같은 수치가 나오게됐는지 KIEP쪽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 KIEP가 지난 3월 3일 보고서 발표 직전 '삭제'한 부분(위)과 KIEP가 4월 11일 공개한 보고서의 일부(아래). 수치가 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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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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