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7일 오전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작업에 착수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팽성읍 도두리에서 경찰과 용역직원들이 주민들의 진입을 차단한 가운데 굴삭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농지 진입에 맞서 볏집에 불을 질러 저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신: 7일 오후 5시 30분]

경찰, 주민들 강제로 끌어내...중장비, 농수로 파괴


오후 1시 30분부터 90분 가량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폐수로를 건너려던 중장비는 다시 한번 멈춰 섰다. 평택 지킴이와 주민들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포클레인 앞유리에 래커를 칠했기 때문이다.

경찰의 '작전'은 오후 3시 정각 시작됐다. 순식간에 전경 수백 명이 지휘관들과 함께 폐수로를 건너 밀고 들어왔다. 이들은 지휘관 한 명에 전경 네 명이 한 조를 이뤄 닥치는 대로 체포에 나섰다.

"저기, 연행해!" 경찰관 양옆에 선 전경들은 눈을 반짝이며 지휘관이 지시한 곳으로 달렸다. 여기저기서 지휘관들의 "연행해!" 소리가 이어졌다. "74호, 가자!" 한 지휘관이 자기 조를 지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7일 오후 3시경 5인 1조로 팀을 짠 경찰이 주민과 기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연행하고 있다. 소리만 지르며 항의해도 표적연행됐다.
ⓒ 문만식
지휘관들은 표적을 물색하듯 두리번거리다가 현지 주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을 무차별 연행했다. 순식간에 여기저기 가만히 서 있던 20여명이 5인 1조의 전경들에게 사지를 들려 연행됐다. 또 연행에 항의하는 사람들도 이들의 표적이 되어 끌려갔다.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울부짖는 주민들도 경찰은 완력으로 끌어냈다. 동시에 일단의 경찰관들은 포클레인에 올라가 시너를 묻힌 천으로 래커칠을 지워냈다. 모두 약 15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국방부와 경찰에 저항해 두 여성과 한 대추리 노인이 포클레인 몸체 밑으로 들어가 바퀴 사이에 손을 걸어 넣었다. 절규하며 완강히 저항하던 이들은 결국 사복경찰들의 지휘를 받은 여경과 전경들에 의해 강제로 들려나갔다.

▲ 7일 오후 대추리 김아무개 할아버지와 대추리 이주 여성이 포클레인 몸체 아래 들어가 장비의 진입을 막고 있다.
ⓒ 문만식
저항하던 주민들도 경찰에 붙들려 격리되거나 뿔뿔이 흩어졌다. 이들은 1천여 명의 전경들이 호위하는 포클레인이 농수로를 향해 가는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수백 명씩 무리지은 전경의 호위를 받아 논과 논의 경계인 논둑을 깔아뭉개는 불도저를 넋을 놓고 바라봤다.

오전에 경찰이 후미에 서고 용역들이 주민들을 제압하려 시도했다면 오후에는 경찰이 군사적인 '작전'을 수립, 지휘하는 모습이었다. 지휘관들은 강제로 주민들을 제압한 뒤 여유를 찾은 듯 "천천히, 천천히. 급할 것 없어" 하며 전경들을 통솔했다. 전경들도 '작전' 성공에 만족했는지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거나 앞줄에서 뒷줄까지 연달아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기도 했다.

국방부의 농수로 폐쇄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돼 오후 3시 30분께부터는 내리 함정리 도두리 등 수용예정터 농지의 많은 부분을 갈아엎었다. 이미 논갈이를 마치고 볍씨를 뿌린 논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 도두리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강력한 저항에도 도두리 방면의 농수로에 접근한 포클레인과 대기 중이던 레미콘 차량들이 레미콘을 쏟아 부어 수로를 메우기 시작했다. 5시 현재는 모두 네 군데 수로 가운데 이곳 한 군데만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 7일 오후 불도저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논둑을 허물어트리고 있다.
ⓒ 문만식
대추리 주민 방효태(71)씨는 중장비와 전경들이 활보하는 논을 망연히 바라보며 "참 기가 맥히네. 힘의 논리로 되는겨 이게?" 하고 한탄했다. 중장비를 호위하며 곳곳에서 전경 수백명의 군홧발이 논을 가로지르는 모습에 한 취재기자는 "마치 로마 시대의 전쟁을 보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편 국방부와 경찰의 농지파괴를 지켜보던 주민들 가운데 두 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5시 현재 국방부와 경찰의 '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시간에도 경찰 현장 지휘부의 무전기에서는 "연행해!" 하는 지시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연행자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의 영농폐쇄 작업은 며칠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신: 7일 오후 1시 40분]

들판 곳곳에서 충돌... 불붙은 짚더미 던져 중장비 막아


7일 오후 1시 40분 현재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와 가까운 평택 대추리 도두리 들판에서는 끝내 땅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눈물겨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포클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 6대와 경찰 50개 중대 5천 명, 철거용역 700여 명을 동원한 국방부는 미군기지 수용예정터 중앙 농수로를 파괴하려고 오전 9시부터 대추리 도두리 들판 가장자리에서 중장비 반입을 시도했다.

오전 내내 국방부는 조를 짜 크게 두 곳에서 작업을 추진했다. 한 조는 대추리로 들어가는 입구인 원정리에서 대추분교 뒤편 논으로, 다른 한 조는 도두리로 들어가는 입구인 본정리에서 신대리 입구 도두리 양수장으로 들어가 주민들과 대치했다.

대추분교 뒷편에서는 국방부가 동원한 불도저 2대, 포클레인 1대와 용역, 호위경찰이 주민 30여 명과 대치했다. 경찰 1000여 명은 용역과 불도저가 원활히 작업하도록 호위했다. 용역 200여 명은 중장비가 주민들의 저항을 제압하고 폐수로에 놓인 다리를 건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 7일 오전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작업에 착수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팽성읍 도두리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농지 진입에 맞서 흙을 뿌리며 저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7일 오전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작업에 착수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농지 진입을 막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용역들은 경찰이 길을 내면 직접 나서 주민과 몸싸움을 했다. 이들은 각자 가져온 듯한 검은 색 윗옷을 입었다. 한 용역의 옷에는 영문으로 새겨진 모 대학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용역들은 스스로 '방패조'라고 부르는 조와, 방패를 들지 않은 조로 나뉘어 움직였다. 방패조는 경찰이 쓰는 것과 같은 규격과 형태의 방패를 지니고 있었다. 일부 용역들은 마치 경찰인 양 사람들을 방패로 에워싸 고립시키기도 했다.

주민들은 폐수로에 놓인 작은 시멘트 다리 세 곳 입구에 주저앉거나 드러누워 경찰 및 용역과 대치했다. 또 마른 짚을 다리 입구에 모아 불을 붙여 중장비의 진입을 막았다. 바람은 경찰과 용역 쪽으로 불었고, 짚이 타면서 생긴 먼지와 연기로 용역과 중장비의 움직임이 순탄치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달걀을 던지기도 했고 불붙은 짚을 맨손으로 집어 중장비를 향해 던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중장비 운전자에게 소리치며 작업을 포기하고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 팽성읍 신대리 입구의 도두리 양수장 논에서는 "이런 일인 줄 몰랐다"며 돌아가겠다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국방부와 경찰은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

▲ 7일 오전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작업에 착수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농지 진입을 막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7일 오전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수로 폐쇄작업에 착수해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농지 진입에 맞서 볏집에 불을 질러 저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일부 용역들도 발길을 돌렸다. 그들은 도두리 마을회관을 찾아 "우리는 경호일이라고 듣고 왔다. 이런 일에 불려오는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들은 "하루 일당 6만 5천 원을 받는데, 더 하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 돌아가고 싶다. 마을에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경찰은 팽성주민대책위 임원 등 세 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강제 연행했다. 부상자도 많이 발생했다. 부상자들은 대추분교 내 촛불행사장에서 다른 주민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 용역들 가운데도 주민과 충돌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왔다.

평택범대위 한 관계자는 "정오 현재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모두 여섯 대의 중장비 가운데 한 대만이 농수로 폐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추리 마을 안쪽인 황새울 들판에는 레미콘 차량 두 대가 대기하고 있다. 외곽에서 주민들의 저항을 뚫고 중장비가 들어오면 함께 농수로 폐쇄 작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주민들이 적은 숫자로 훈련받은 경찰과 용역, 그리고 중장비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후 1시 40분 현재, 다시 이어질 충돌을 코앞에 둔 잠깐의 소강상태는 전혀 평화롭지 않다.


[1신: 7일 오전 9시 40분]

국방부 강제집행 시작...철거용역-주민 충돌


▲ 주민이 불붙은 짚을 맨손으로 집어 포클레인을 향해 던지고 있다. "이런 일인줄 몰랐다"며 돌아가겠다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국방부와 경찰은 이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
ⓒ 문만식
평택 대추리 도두리 285만 평 농지에 대한 국방부의 강제집행이 시작됐다. 특히 국방부의 이번 강제집행은 지난달 15일 영농차단 작업보다 크고 강력하게 시도되고 있다.

7일 오전 9시 40분 현재 국방부가 동원한 용역들과 주민 간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여섯 대의 포클레인은 경찰의 철저한 호위를 받아 주민들을 따돌려가며 도두리 대추리 농지로 향하고 있다.

7일 오전 평택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 안성 톨게이트에는 새벽 5시부터 전투경찰 50개 중대 5000여 명과 700여 명의 철거용역들이 목격됐다. 오전 8시께부터는 팽성읍 본정리를 통해 들어온 전경과 용역들이 빠르게 도두리 들판 쪽으로 배치됐다. 또 대추리로 들어오는 팽성읍 원정삼거리와 대추리 입구 등에 교통통제를 위한 교통경찰들이 배치됐다.

오전 9시 현재 도두리 들판으로 통하는 본정리에서 주민들이 포클레인을 동원한 용역 120여명과 대치중이다. 논을 갈아엎기 위해 들어오려는 포클레인 두 대를 주민들이 막고 있고 주민들은 포클레인 바퀴 아래 드러누운 상태다. 또 대추리 들판으로 통하는 내리에서도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중이며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안에도 경찰이 배치됐다.

▲ 도두리 농민들이 지난 3일 마른 논에 볍씨를 뿌리고 있다. 이 농민들은 7일 현재 그들이 씨 뿌린 논을 갈아엎으러 온 포클레인 바퀴 아래 드러누웠다.
ⓒ 문만식
새벽부터 차갑고 무거운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상임대표 문정현 신부, 아래 평택 범대위)와 팽성주민대책위는 노동자들을 비롯한 평택 지킴이들과 함께 오전 7시 20분부터 7시 30분까지 옛 대추분교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지킴이들은 아침 일찍 대추리에 들어오거나 전날인 6일 저녁 평택 범대위의 급전을 받고 도착했다.

국방부의 강제집행 움직임이 확실해지자 범대위 관계자들과 대책위 소속 농민들은 국방부의 침탈을 막기 위해 이날 새벽 2시께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국방부가 표적으로 삼은 농수로 네 개에, 용역과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트랙터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팽성주민대책위는 오전 8시 38분에 마을방송을 통해 비상 사이렌을 울렸다. 오전 6시부터 농사일을 시작한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 창 넓은 모자와 몸빼바지 등 작업복 차림으로 급히 옛 대추분교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주민들 표정에는 슬픔과 긴장이 가득 묻어났다.

국방부의 이날 강제집행에는 대추리 도두리 수용예정터로 통하는 농수로 네 개를 폐쇄하고 물 넘침을 막기 위해 포클레인 여섯 대로 임시 우회 배수로를 파내는 작업이 포함된다. 또 영농 파괴를 위해 이미 볍씨를 뿌린 논을 갈아엎고 논두렁을 허문다는 계획이다.

▲ 용역이나 포클레인과 직접 싸우기 힘든 연로한 대추리 주민들과 통일광장 회원들이 평택 대추리 입구 옛 대추분교 앞에 어두운 표정으로 모여앉아 있다.
ⓒ 문만식
평택 범대위는 국방부의 강제집행이 확실시되기 시작한 6일 저녁 6시께 '4월 6일 상황과 4월 7일 대응에 대한 범대위 입장과 지침'이라는 이름으로 호소문을 내 소속 단체 회원들이 긴급히 팽성으로 모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글에서 범대위는 "국방부가 4월 중으로 논에 대한 강제집행과 대추분교 접수, 철조망 작업 등 기지 확장을 위한 일체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6월까지 기지이전 종합계획(MP) 작성,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9월까지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한 후 10월부터 성토를 비롯한 기반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범대위는 또 "국방부가 강제집행에 조급증을 내는 데는 MP 작성 상대자인 미국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중 강제집행 완료를 위해 최근 국방부 책임자인 모 준장이 헬기 시찰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작되는 강제집행은 양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음 주 10일(월)과 11일(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