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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신대 총학생회가 내건 '장애가 있어도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현수막
ⓒ 김형수
감신대 입학당국이 입학 정원이 미달했는데도 휠체어 이용 뇌병변 언어 장애인 학생에게 면접점수 F를 줘 불합격 처리한 것과 관련해 감신대 총학생회와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등 총 60여 개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감신대 "장애인학생면접점수 F, 신학대의 특수한 상황"

감신대 교무처장은 14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장애인 학생에게 F 점수를 준 것은 신학대의 특수한 상황에 따른 것이라며 입학 요강에 따라 면접 접수 F를 받으면 무조건 불합격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무처장은 정작 문제가 된 어떤 근거로 F를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 보도자료에 이 뇌병변 장애인 학생이 다른 장애인 학생보다 현저히 종합사정점수가 낮았다고 말했는데 이는 불합격 원인에 관한 회신에 포함하지 않은 내용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장애인학생과 성적이 비슷한 비장애인학생들이 모두 합격했다. 더구나 정원이 미달한 경우에 면접 점수 F를 받아 떨어진 사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단순 성적으로 불합격된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고 주장하며 교무처장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뇌병변 언어 장애인은 목회활동이 곤란하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특별전형을 책임지고 있는 한 보직 교수가 "뇌병변 언어 장애인은 목회활동이 곤란하며 언어장애가 있으면 신학 공부에 꼭 필요한 히브리어 등의 학습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번에 대학원에서도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편의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에 불합격시켰다"고 말해 장애인계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입시요강에도 밝혔듯이 우리 학교는 영세하기 때문에 휠체어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아직 김씨와 같은 중증 장애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 전체 교수들의 의견"이라고 밝혀 사실상 장애인학생의 불합격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짐작하게 했다.

한편 감리교단 최초의 뇌병변 장애인 목회자인 한국뇌성마비장애인연합 회장 류흥주씨(뇌병변1급, 휠체어이용)는 "신학교 나왔다고 다 목회하는 건 아닐뿐더러 언어학습능력의 문제는 입학 이후의 학업성적평가의 방법문제이지 입학 사정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에서 서명 운동을 한 지 두 시간 만에 감신대 학생 610명이 서명했다. 한 감신대 학생은 이번 사건에 대해 "70~80년에도 휠체어 장애인학생을 앞서서 받던 감신의 전통이 몇몇 후진적인 편견과 차별의식에 후퇴하고 있다"며 학교 관계자들이 장애인을 '장애물'로만 여기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60여 학생-시민단체 공동 성명서 발표, 입학전형 장애인 독소조항 법적 대응 검토

▲ 13~14일 이틀간 감신대 총학생회는 종합관 앞에서 두시간 여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 김형수
총학생회와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는 감신대 입학요강에 나타난 장애인 독소조항 철회를 요청하는 한편 그 조항에 대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감신대는 입학요강에 '본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 및 설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으므로 학업이 가능한지를 확인한 후에 신중히 지원하기 바람'이라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이 조항은 장애를 이유로 입학에 불리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장애인 복지법 12조 4항과 특수교육진흥법 제13조 1항을 위반한 명백한 장애인 차별 행위"라면서 "2007학년도 입학 요강에도 여전히 있으면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공식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또 "장애인편의시설이 영세하다고 밝힌 감신대가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가 실시한 전국 대학 장애학생교육복지 평가에서 '보통'을 받았다"면서 "장애인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2년마다 하는 이런 평가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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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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