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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YTN은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김선종 연구원과 인터뷰를 해 PD수첩팀이 황우석 교수의 구속을 거론하며 사실상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YTN 기자는 당시 미국으로 안규리·윤현수 교수와 동행하면서 1만 달러를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 YTN 화면캡처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피츠버그대 한인 연구원들에게 전달한 자금의 액수가 당초 알려진 3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또한 안규리·윤현수 교수와 함께 미국에 간 YTN 기자는 자금의 일부를 나눠서 운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규리·윤현수·YTN 기자, 각각 1만 달러씩 나눠 들고 출국

KBS와 MBC, SBS는 26일 밤 뉴스에서 "안규리 교수, 윤현수 교수, YTN 취재기자가 각각 1만 달러씩 나눠 소지한 채 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윤 교수는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YTN 기자가 출국신고를 하기 전 대합실에서 안 교수가 가져온 3만 달러를 나와 함께 1만 달러씩 나눠 가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화 1만 달러 이상의 해외여행경비는 세관에 신고하도록 되어있는 외환거래법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썼다. 안 교수는 미국에 도착한 뒤 경유지인 시카고 공항에서 김 기자로부터 1만 달러를 돌려받았다고 한다.

당시 미국에 함께 간 김진두 YTN 기자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인천 공항에서 안규리, 윤현수 교수를 만났을 때 이들이 줄기세포허브 자금 3만 달러를 가지고 가는데 한 사람이 1만 달러씩 나눠가지고 가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이같은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워 돈을 봉투째 받아 가방에 넣은 뒤 시카고 공항에서 곧바로 윤현수, 안규리 교수에게 되돌려 줬다. 당시에는 돈의 성격이나 출처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그 돈이 김선종 연구원의 부친에게 전달되는 장면도 목격하지 못했다."

YTN 기자 "당시에는 돈의 성격·출처를 전혀 알지 못했다"

▲ 지난 4일 YTN의 김선종·박종혁 연구원 인터뷰 보도 화면. 맨 아래 사진이 지난 1일 안규리·윤현수 교수와 함께 미국으로 가면서 1만 달러를 운반한 김진두 기자다. ⓒ YTN 화면캡처
한편 안규리·윤현수 교수 일행이 1일 미국으로 출국할 때 3만 달러를 가지고 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우석 교수가 피츠버그대 한인 연구원들에게 전달한 자금의 액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윤 교수는 지난달 14일 황 교수로부터 2만 달러를 받아 김선종 연구원의 아버지에게 전달했다고 이미 밝힌 상태. 따라서 11월 2만 달러, 12월에 3만 달러 등 전체 금액은 5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김 연구원이 받았다가 서울대 조사위에 반납한 금액은 3만 달러다. 그러면 나머지 2만 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SBS는 "(12월 1일 가지고간 3만 달러 중) 김 연구원에게 1만 달러, 박종혁 연구원에게 1만 달러, 일부는 출장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박 연구원은 당시 YTN과의 인터뷰에서 "(한학수 MBC PD가)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를 죽이러 여기 왔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이번엔 YTN의 '부적절한 취재' 논란

자금 액수 및 출처와 별개로 김 기자의 미국행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MBC의 취재윤리를 비난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내보낸 YTN의 기자가, 결과적으로 황 교수의 '회유성 자금'을 전달하는 데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MBC는 "황 교수가 신용카드로 김 기자의 미국행 대한항공 비즈니스 좌석을 예약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비행기 예약은 황 교수팀에게 부탁했고,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기 전에 항공료를 현찰로 계산했다"고 해명했다.

윤 교수는 "YTN 기자의 미국 현지 교통비와 숙박비는 안 교수가 모두 지불했다"고 밝혔다. SBS의 보도대로 1만 달러가 이들의 출장비로 사용됐다면, 황 교수가 YTN 기자의 미국 체재비를 대신 내준 셈이다. 김 기자는 보도자료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YTN 고위관계자 "현재로서는 관련자 징계나 회사 입장 표명 고려 안해"

YTN은 지난 4일 MBC < PD수첩 >의 취재윤리를 부각시키는 인터뷰를 집중 보도해 '진실규명'의 목소리를 호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이 인터뷰에서 < PD수첩 >에 중대증언을 했음을 암시하는 말을 했지만, YTN은 이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바 있다.

YTN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김 연구원에게 돌렸다. 김 연구원이 인터뷰에서 "2번과 3번 (줄기세포) 사진을 많이 만들어 황 교수에게 보내드렸다"는 말을 했지만, 이것에 대해 '관례상 있는 일'이라고 얼버무리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속아넘어갔다는 게 YTN의 설명이다.

김진두 기자는 보도자료에서 "YTN 홈페이지를 통해 두 연구원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며 "KBS와 SBS에 22분 분량의 편집된 영상을 제공했고, 원하는 방송사에 전체 영상물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YTN이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YTN의 고위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YTN이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을 흐렸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지 않겠다"면서도 "매시간 뉴스가 나오는 대로 반복적으로 전달하다보니 YTN이 황 교수에 호의적인 보도를 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좀더 논의를 해보겠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관련자 징계나 회사 차원의 입장 표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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