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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늘은 제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물을 한 모금 마시기도 했다. 18일 오후 5시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차 정상회의가 열린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내 미디어센터.

반 장관은 이날 30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에게 에이펙 1차 정상회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의응답. 미국쪽 외신기자는 "어제(17일) 한국 국방부에서 이라크 파병중인 자이툰 부대 규모를 1000명 줄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말했는지 알려달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참고로 어제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3000명의 군대를 파병한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했고, 오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이야기가 나왔는지 말해 달라"고 물었다. 한마디로, 한국정부가 이라크 파병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해놓고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왜 언급을 하지 않았는지,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1차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였던 경제와 통상 관련 내용이 아닌 뜻밖의 안보관련 질문을 받은 반 장관은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3300명을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31일까지 파병 연장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라크의 정치적 상황 진전과 사회 안보, 한국군의 이라크에서 기여문제 등을 감안해 파병 연장 및 규모에 대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반 장관은 이어 "정부는 지금 현재 파병 연장 방침은 서 있지만, 정확한 병력규모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에서 병력감축 내지는 철군 요구도 많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 문제는 한국내에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서 정부는 여러가지 사안을 감안해 가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에이펙 1차 정상회의 종료... 부산로드맵 채택 환영

▲ APEC 정상 21개국 정상들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1차 정사회의에서 각국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APEC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여 동안 '무역자유화의 진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에이펙 1차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2006년 타결을 촉구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또 '보고르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방안이 담긴 '부산 로드맵'을 환영했다고 반 장관은 설명했다.

주로 경제와 통상 분야에 집중된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다음달 홍콩에서 열리는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2006년까지 협상을 끝내기 위한 로드맵 마련을 촉구했다. 이 같은 내용은 19일 2차 정상회의 후에 발표될 정상선언문과 함께 특별성명에 포함될 예정이다.

반 장관은 "대다수 지도자들은 홍콩 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에이펙 정상들이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과 의지를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또 농업 분야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태도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은 수출 및 농업 보조금 철폐에 대한 미 정부의 정책을 발표했고, 많은 지지의사를 나타냈다고 반 장관은 밝혔다. 그는 "의장인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21개국 정상과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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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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