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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부산대학교 성학관에서 열린 '부산국제민중포럼'에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이하 에이펙)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에이펙에 반대하는 전세계 시민운동가들이 모이는 부산국제 민중포럼도 개막돼 본격적인 반 신자유주의 투쟁의 기치를 높이 걸었다.

이날 장전동 부산대학교 성학관 101호에서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아펙반대 부시반대 부산시민행동'(이하 부산시민행동) 공동주최로 열린 부산국제민중포럼 개막식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운동가들을 포함한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공중파 방송사를 비롯한 외신도 취재를 와 이번 행사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정광훈 '국민행동' 공동대표(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는 환영사에서 "어제도 정치 일번지라고 하는 여의도에서 농민들의 반란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앞서 농민들이 음독자살을 하는 등 세계화는 세계 민중들에게 재앙이다"라며 "민중들을 빈곤하게 만들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만드는 것이 '그들만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아펙 회의"라고 단언했다.

정 대표는 이어 "'그들'은 자본의 벽이 없는 세계화를 추진해 상품·전기 철도 등 기간산업·교육 의료 등 공공부문 등을 상품화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그들만의 세계화'에 반대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많은 민중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용국 '부산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정부는 아펙회의가 부산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만을 선전하고, WTO가 비정규직을 어떻게 양산하고 FTA가 농민들을 어떻게 죽이고 누구를 위한 전쟁 확대를 의논하는 지는 말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그것을 말하기 위한 자리"라고 이번 포럼에 의의를 부여했다.

최 대표는 또 "우리는 곧 수만명의 생생한 목소리로 아펙의 실체를 밝힐 것"이라며 "돈의 힘보다는 사람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 100여명의 운동가들 포럼 참가

개막식에서는 이번 포럼에 참가하는 미국 반전 운동단체 앤서(ANSWER)의 대변인 겸 LA지역 책임자 존 비첨 교수, 일본의 반세계화운동단체 '아탁 재팬'(ATTAC JAPAN)의 아키모토 요코 집행위원장, 홍콩 민중동맹의 메이블 아우 간사, 홍콩노총의 엘리자베스 탕씨 등이 소개됐다.

이번 포럼에는 이들 외에도 인도네시아에 사무국을 둔 세계농민단체인 '비아 캄페시나'의 알리파흐미, 뉴질랜드 교원노조 러셀 노먼, 전 일본교직원조합 부위원장 야마구치씨, 엘바스 치살리 국제노점상연합 사무총장, 일본의 일용직 노동자·노숙자 지원단체인 상야쟁의단 아라키씨, 아시아지역 사회운동단체 '남반구 포커스'(Focus on Global South)의 자크차이 촘통티씨 등이 각종 토론과 워크샵에 발제를 맡을 예정이고, 이들을 포함한 100여명의 외국 운동가들이 포럼에 참석하게 된다.

개막식에 이어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그리고 민중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전체토론이 진행됐다.

▲ 16일 '국제민중포럼'이 열리고 있는 부산대 성학관 입구에 일본측 참가자들이 설치해 놓은 부시·고이즈미 풍자 조형물.
ⓒ 오마이뉴스 안홍기
지난 9월 미국 워싱턴에서 10만명 규모의 반전시위를 이끌었던 앤서의 존 비첨 교수는 '아펙과 미국의 패권주의'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많은 미국 시민들이 부시가 재취임 이후에 북한을 악마화하고 악의 축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신의 제국주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부시가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부시는 아주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첨 교수는 또 "미국 내에서도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교육예산과 복지예산이 국방예산으로 돌려지고 있는 형편"이라며 "우리는 동지들의 주권과 자치결정권을 지지하며, 사회정의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성취될 수 있도록 부시에 반대하고 에이펙에 반대하는 투쟁에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일본의 '아탁 재팬'의 아키모토 요코 집행위원장은 "선진국들은 WTO가 출범한 뒤 지난 10년 동안 당근과 채찍을 함께 휘두르는 전략으로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선진국 위주의 세계화에 맞서서 우리는 민중의 국제연대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아키모토 위원장은 또 "현재 일본에서는 자위대의 성격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는 등 군사주의가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 '아탁 재팬'은 이것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반대 국제연대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통한 전쟁확산에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17일까지 이틀동안 반전·여성·농민·빈곤 등 다양한 주제로 워크숍

국제민중포럼은 내일(17일)까지 부산대 곳곳에서 토론과 워크숍 등을 이어가며 포럼을 진행한다.

16일 오후 1시 30분 성학관 101호에서는 '전쟁과 신자유쥬의에 반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회운동의 과제'라는 주제로 김광일 '국민행동' 조직팀원('다함께' 운영위원), '비아 캄페시나'의 알리파흐미씨, 홍콩 민중동맹의 엘리자베스 탕씨가 발제자로 나선다.

이외에도 16일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시대의 이주노동자 인권현황', '아펙에 반대하는 여성', '반세계화 투쟁과 미디어 문화행동', '교육시장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 17일에는 '아펙과 빈곤, 한국정부의 빈민탄압', '아시아 공공노동자의 현황과 과제', '대안세계화운동과 지역사회운동',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현황과 전망' 등 주제별 워크샵이 열린다.

또 16일 오후 7시 성학관에서는 '안티아펙영화제'가 열려 국내 독립영화인들이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신자유주의반대 독립영화제작 프로젝트'와 신자유주의의 허망한 실체를 풍자한 미국 다큐멘터리 '예스맨'를 상영, 신자유주의가 문화적 다양성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고발한다.

이번 포럼은 17일 오후 참가자들이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의 주요 의제와 공동행동계획을 천명하는 '부산 민중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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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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