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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전날(13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에 대해 입장 발표를 유보한 김종빈 총장은 14일 오전 출근길에서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총장은 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자 "이러면 내가 꼭 피의자 같잖아, 모양 나쁘게 하지 맙시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총장은 천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수용 여부 등에 대해 이르면 14일 중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의 관계자는 "일선 검사들에게 오전까지 의견수렴을 하라고 했다"며 "오늘을 넘기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결정이 늦어질 경우 불필요한 파문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아예 강 교수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자체 수사를 벌여 강 교수의 신병처리에 대한 입장을 다시 결정해 법무부에 보고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번에 문제가 된 "한국 전쟁은 북한의 통일전쟁"이라는 주장 외에 추가로 구속시킬 수 있을만한 다른 국가보안법 위반 사례를 찾는다는 것이다.
검찰이 천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룬 채 자체 조사를 벌일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뿐 아니라 자칫 법무부와 검찰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대검 간부급 인사들은 "천 장관의 지휘가 적법한데다 명백히 불합리하지 않은 만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한 반면, 평검사들은 "천 장관의 수사지휘는 검찰의 최대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켜 부당하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김 총장에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도 "총장이 물러날만한 사안이 아니다"는 의견이 다소 높은 가운데, 일부 강경파들은 "거취 문제는 총장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위에 눈치도 봐야 하지만, 아래 눈치를 더 많이 본다"며 "명예를 먹고 사는 조직이기 때문에 김 총장이 천 장관의 지휘를 수용하고 싶어도 평검사들로부터 위신이 떨어질까봐 쉽게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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