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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빈 검찰총장이 13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12일) 천정배 법무장관의 강정구 교수에 대한 수사 지휘에 대해 "오늘 중으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 지휘를 내린 것과 관련, 13일 김종빈 검찰총장은 "오늘 중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아직 (입장을 발표할) 때가 이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법무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검찰간부 대책회의를 했으냐는 질문에도 "회의는 항상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특히 "천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를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닫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 기자가 "수사 지휘를 거부하고 사퇴까지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김 총장은 웃으면서 "내가 나가는 것을 그렇게 원하시느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천정배, 13일 오전 라디오 방송 잇따라 출연 "총장도 제 뜻 이해할 것"

이에 앞서 천정배 장관은 이날 "검찰청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돼 있으니까, (검찰총장은) 그것을 따라야 된다"며, 전날 수사 지휘서에서 밝힌 강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천 장관은 이날 오전 KBSㆍMBC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 '검찰총장은 법적으로 지휘를 무조건 수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일각에서는 이 문제를 장관과 총장의 대립으로 보는데 전혀 그런 것은 아니다"며 "굳이 보자면 '견해차'라고 말할 수 있다, 법에 따른 정상적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천 장관은 이어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은 검찰이 인권옹호 기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정신을 최대한 구현하도록 하기 위해 발동한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로 중립성을 훼손한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검찰이 어떤 수사에 있어서도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해 인권과 헌법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천 장관은 '검찰총장이 항명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검찰총장도 제 뜻을 잘 이해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 강정구 교수에 대한 검찰의 구속의견을 반려하고 지휘권을 발동, 불구속수사토록 지휘한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 참석을 위해 등원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여권과의 사전협의 없었다... 구속수사가 더 정치적"

천 장관은 또 전날 강 교수에 대한 수사 지휘가 여당이나 청와대 등 여권과 사전에 협의한 것이 아닌, 독자적 판단이었다는 점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강 교수 사건과 관련해 특정 정당과 논의할 이유는 전혀 없고 청와대는 상부지휘 기관이기 때문에 결정에 대한 사후 보고를 관계 비서관에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휘권 발동 전에 검찰 수뇌부 및 법무부 참모 등과 직ㆍ간접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쳤으나 의견 조정이 안 됐다"며 "이 때문에 제 책임 아래 검찰청법에 따라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장관은 강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결정과 관련 "과거 형사사건 처리 관행을 보면 요건이 됐기 때문에 구속한다기보다도 여론에 의해 굉장한 비난을 받고 있으니 이 사람은 구속해서 고통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등 이유로 구속을 남발하기도 했다"며 "특히 여론의 영향을 받는 국가보안법 사건의 경우 불구속 수사라는 인권옹호의 원칙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 내부 일각에서 '정치인 장관이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사상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구속해라 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인 것"이라며 "여론이나 감정 등을 이유로 이번 결정을 비난한다면 정치적인 것이 되고 준사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 될 것"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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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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