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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씨의 '일제식민지 축복 발언'에 이어 일본 우익잡지인 <문예춘추> 3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 하나가 한국인들을 분노케 한 바 있다. 얼마전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우파지식인 몇몇은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등이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문제삼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가 이 인터뷰 기사의 내용을 비판하는 글을 보내와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문예춘추> 3월호에 실린 문제의 글. 사진 아래가 사쿠라이 요시코.
ⓒ 오마이뉴스

한승조의 '일제식민지화 축복' 발언은 결국 한국 친일파의 '막가파식'의 전술이고 그를 지원하는 발언도 그 아류인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내 친일파와 일본의 극우 재무장 군국주의 추진파는 어느덧 본색을 드러내 노골적으로 유착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수구 우익 월간지인 <문예춘추> 2005년 3월호에 실린 사쿠라이 요시코의 한국인 인터뷰 기사가 그것이다. 이 해설기사의 부제목은 '한국 신(新)실력자에게 듣다'로 돼있다. 사쿠라이와 인터뷰한 사람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을 비롯해 자유기업센터 임원과 같은 재벌권익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하는 수구 이론가들과 보수적 기득권을 옹호하는 교수들이다.

1. 노무현 정부를 친북 좌경 정권으로 모는 논조

사쿠라이 요시코는 누구?

문제의 기사를 <문예춘추> 3월호에 실은 사쿠라이 요시코는 베트남 출생의 저널리스트로서 하와이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를 거쳐 1980년대부터 16년간 <일본 TV>의 뉴스 캐스터를 했다. 지금은 자립해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익을 대변하는 명사다.

그녀의 저서는 필자가 가진 것만도 3권이 넘는다. 특히 지적해둘 것은 그녀가 발벗고 나선 보수 우익으로서 일본 국가의 본격적인 군사대국화를 향한 재무장 개헌론자라는 것이다.

사쿠라이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개헌과 전쟁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닦는 논리에 한국 우익인사들의 입을 빌려 자기 주장의 논리구조에 짜맞추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수 혹은 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부류는 김대중 개인이나 김대중 정부 자체를 좌익, 친북, 용공 성향으로 낙인찍고 논의를 전개한다.

만일 김대중씨가 빨갱이라면 이미 박정권 하에서 구태여 납치·수장해서 죽이려 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해방 이래 60년을 반공이란 이유를 들어서 온갖 일을 다한 나라 아닌가.

만일 진짜 좌경 용공이라면 구태여 빨갱이라고 소리치고 야단법석할 것도 없을 것이다. 법대로 하면 그만이다. 빨갱이는 고문해도 좋고 그 이상의 정치도 해왔다. 지금 한승조를 비호하느라고 땀을 흘리는 지만원은 공무원 소양 교육 강사로 강의하면서 당시 현직 대통령인 김대중씨가 빨갱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서도 멍청히 앉아 있는 공무원은 어느 나라 공무원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더욱 이상한 것은 김대중씨가 공직에 둥지를 틀고 앉은 빨갱이라면 지만원은 그렇게 떠들기 전에 그를 고발조치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고 빨갱이가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는데도 묵인하고 있었다면 국가보안법상의 불고지죄를 범하고 있는 현행범이란 말이 되지 않겠는가? 사쿠라이의 글은 노무현이 친일파를 문제삼은 과거청산을 하는 것은 친북 사회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논지를 펴고 있다. 그의 글에서 인용해 보자.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은 한마디로 말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기초로 하는 한국사회를 중앙통제색이 강한 사회주의 사회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친북조선·친중국 정책이고 반미·반일 정책이라고 하겠다. 개혁은 언론개혁법, 사립학교 개혁법, 과거청산법, 국가보안법 폐지의 4개 기둥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예춘추> 2005년 3월호, 321쪽)

위에 든 입법에 대한 헐뜯기는 한국의 친일파나 수구 기득권 부류의 주장과 거의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러니 친일파가 더욱 일본 극우의 그늘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그 배경을 믿고 날뛰는 것인지 모르겠다.여기서 개혁지향파는 곧 친북좌경이라는 논리의 근거는 사쿠라이에 의하면 야당인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의 사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김(문수) 의원은 1951년 출생으로 당선 3회의 관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재학중에 공산주의 운동에 관련돼 제적 처분을 당하고 노동현장에 뛰어든다. 개헌투쟁으로 체포돼 1년6개월을 복역했다. 1986년에는 공산주의 세력의 민중당 노동위원장을 역임하지만 좌익 사상에 실망해 전향, 1996년에 국회의원이 되고 2002년 야당인 한나라당의 정책입안의 핵심인 기획위원장에 취임…(중략)…김 의원의 경력을 상세하게 소개한 것은 그를 비롯한 좌익으로부터 '전향파'가 지금까지의 한국을 움직이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같은 글, 322쪽)

한편 노무현은 사쿠라이에 의하면 반대로 비전향파인 친북세력이라는 것이다. 사쿠라이의 말을 인용해 본다.

"확실히 노 정권의 친북, 친중국 성향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같은 글, 322쪽)

나아가서 사쿠라이는 노무현 정부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전향파인 김문수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울러 김(문수) 의원이 강조한 것은 노무현 정권 뿐만이 아니라 한국 전체가 북에게 홀려 있다(사쿠라이는 일본식 표현으로 '주박(呪縛)')돼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같은 글, 323쪽)

결국 사쿠라이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나 한국에서의 친일 반민족 매국 행위에 대한 비판을 친북, 좌경, 용공 분자로 싸잡아 몰아치는 것이다. 그것은 특히 박정희에 대한 반대자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수구 극우의 박정희 찬양론자와 맥을 함께 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현실적인 단순 논리의 논법에 바탕한 빨갱이몰이로 매카시즘의 칼춤을 추어온 수구 극우들이다. 그러한 음울했던 60여년의 피바람의 공포 속에 살아온 한국인의 기를 죽이고 겁을 주며 반대파를 제압해가려는 한국과 일본 극우의 작태다. 우리로선 더이상 그런 매카시즘의 모략 중상의 탄압 시대는 끝장을 내야만 민주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과거청산이 더욱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2. 사쿠라이가 면담한 보수 수구본류의 '한국 신실력자(?)'들의 역할

사쿠라이가 만난 사람은 사쿠라이의 말에 의하면 '한국 신실력자'들이라고 한다. 여기서 그녀의 글에 나온 한국의 신실력자란 이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적어본다.

김문수(한나라당 국회의원), 신지호(자유주의연대 소속), 홍진표(자유주의연대 소속), 이춘근(자유기업원 부원장), 황우여(한나라당 국회의원), 어윤대(고려대학교 총장), 황장엽(전 북한 노동당 간부 및 전 김일성대학 총장, 현 반공이론가), 한승조(전 고려대 명예교수).(* 참고로 말하면 사쿠라이는 20여 명을 면담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그녀의 글에 나온 인명만을 제시했다.)

사쿠라이는 한국의 국회의원이란 명사를 비롯해 학자, 교수, 총장, 연구원 간부, 시민단체 엘리트 등 한국의 인재라고 하는 사람들을 동원해 모양새를 갖췄다. 그런데 그 명사들의 의견과 경륜이 일부는 초라하고 독단적이며 민족적 자존심도 없이 일본 수구를 편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나 한 사람만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황장엽은 사쿠라이에게 "야스쿠니(참배) 문제는 누구를 꺼려합니까? 일본 일은 일본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하면서 "일본은 왜 이렇게 겁쟁이가 됐습니까?"라고 말했다.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본 정부가 침략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침략을 당한 나라의 공직자나 국민이 문제삼는 것 아닌가?

한 때 북한에서 최고의 공산주의 이론가 역할을 했다가 지금은 대한민국 편에서 반공을 한다는 사람이 그 정도 수준으로 겨레나 나라 문제를 말할 수밖에 없는가? 혹시 황장엽이 일본으로 귀화할 예정이라고 해도 일본 국민으로서도 일본이 전쟁국가가 되는 것에 대해선 나름대로의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3. 박정희나 친일파의 공적(?)을 인정하지 않는 비판론과 민주 세력에 대한 적대감

▲ <문예춘추> 3월호 표지
ⓒ 오마이뉴스
현재 개혁의 추진자나 그 지지자는 친북, 용공, 좌경 분자라고 하는 것이 사쿠라이의 일관된 논리다. 이렇게 좌경으로 몰아가는 논법은 이미 해방 이래 우리 한국의 친일파가 써먹어왔던 수법이다. 여기서 그 수법이 한국 친일파의 전매특허가 아닌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독재권력에 기생해 이득을 본 수구기득권 부류가 아무리 박정희나 군정의 치적을 미화하려고 해도 근본적으로 안되는 이유가 있다. 박정희는 일제하에서 개인의 입신 출세를 위해 민족을 배반하고 일본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신경군관학교에 혈서 지원해 일제군인이 된 친일파다.

또한 해방 후에는 다시 자기 형 박상희처럼 좌익에 가담해 공산당(남로당)에 들어가 군대 안에서 프락치 공작을 하다가 들통나자,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와 다시 출세길을 위해 합헌정부를 전복하는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영구집권이라는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을 시도하다 피살된 사람이다.

일본 우익은 그가 일본의 제국군인으로 일제하에서 군국주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지도자로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도자로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한국인에 대한 가해자로서 책임이 있다. 그의 개발독재의 실체가 어떠한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일본 수구나 한국 친일파가 함께 박정희를 미화하면서 궁색한 처지로 몰리면 반대파를 빨갱이로 몰아가는 것이 한일 양국 극우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여기서 한일 두 나라 극우간의 차이로 한 가지를 들 수 있다. 일본 극우는 자기 나라가 '신의 나라'라고 하면서 민족 지상의 절대주의를 내세운다. 그런데 한국의 수구 극우는 대개 친일파로서 나라와 겨레를 배신하고 일제에 투항·편승한 반민족 매국노 집단이기 때문에 민족주의의 발판도 없이 당초부터 알맹이 없는 쭉정이의 수구 극우라는 점에서 일본 극우와 다르다. 그들에게는 외세인 일제 시절의 상전이나 강대한 우방에 대한 충성은 있으나 민족과 조국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없다. 친일파가 한국에서는 결코 애국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완용, 송병준을 비롯한 유력 친일파의 후손까지도 그들 선조가 매국한 대가로 받은 재산을 외국으로 빼돌리고 있다. 친일파가 참회해 진정으로 조국을 위하고 국민복지를 위한 사업에 성의를 보인 적이 있는가? 대개 자기의 입신출세나 자기 행위를 위장하기 위해 인심을 써온 것은 볼 수 있지만 말이다.

4. 극우가 개혁을 친북·친중국으로 낙인찍어 몰아가는 본심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지향하는 수구 극우는 대북강경책으로 밀고나가지 않는 한국의 햇볕정책을 비롯한 남북교류 등 모든 것이 친북, 좌경, 친중국의 잘못된 노선이라고 몰아부친다. 일본의 수구 우익이나 장사꾼들은 한국 전쟁을 하늘이 도운 일(天佑神助)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전쟁경기로 떼부자가 됐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어떤 계기가 생기지 않는가 하며 기적(?)을 만들려고까지 안달하고 있다. 일본은 1945년 패전 뒤 군사국가를 당분간 포기하고 전쟁에 기생하는 국가로서 한국전쟁에 이어서 1960년대 베트남전쟁으로 특수 경기를 누려왔다. 지금 북한과 중국 동북 지방은 일제가 왕년에 식민지로서 공업기지를 건설하던 곳으로 풍요롭고 광활한 노른자위란 것을 그들은 잊지 않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한국의 친일파 수구 우익이다. 그들은 현직 대통령까지도 친북, 용공, 좌경, 나아가 빨갱이로 낙인을 찍으며 대북강경 무력 도발까지도 서슴지 말라고 한다. 이미 1994년에 미국이 북한을 무력으로 제압하려고 했다가 포기했다. 미국과 일본은 1996년에는 대북 전쟁을 가상하고 북측이 붕괴할 경우 및 남측도 함께 붕괴·해체될 경우에 대비해 가상 도상작전을 시행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참여했는지는 모르겠다. 이에 관한 정보는 이미 1998년에 나와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어떤 세계?>(Allen L. Hammond, Which World? )란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예측한 사실은 21세기에 이미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 예로 세계 인구가 2000년에 60억이 된다고 한 것을 비롯해 21세기에는 중국과 인도가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지금 일본의 수구 극우는 사쿠라이의 말을 빌리면 "북조선은 중국이라고 하는 호랑이의 앞발에 지나지 않는다"(같은 글, 328쪽)라고 하는 한국 우익 전략문제 전문가라는 간판을 가지고 행세하는 사람의 말을 빌려 말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인이 일본이 헌법을 개정해 군사력을 강화하라고 열화와 같은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같은 글, 328쪽)

한국의 일부 극우 보수는 책임있는 지도자가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긴장상태를 완화해가면서 적대관계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무기를 더욱 많이 사들이고 군비증강과 전시체제로 나아가면서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처지에선 군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무력통일이 남북 모두에게 비현실적인 모험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1953년 정전협정에서 입증된 바다. 그런데 이를 다시 이승만식 북진, 멸공 통일정책으로 하자는 것이 한국의 일부 극우의 주장이고 일본의 사쿠라이의 주문인 것 같다.

▲ 사쿠라이 요시코가 펴낸 <헌법이란 무엇인가> 표지
ⓒ 오마이뉴스
사쿠라이 요시코가 2000년에 펴낸 <헌법이란 무엇인가?>(소학관)란 책에서 재무장 군사국가로의 지향을 주장하고 있다. 잇달아 2001년 다케나가와의 공저인 <일어나라! 일본>(PHP)에서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우익분자로서 별의별 사람을 다 모아온다. 특히 한국 침략에 따른 온갖 죄악의 범죄에 대해 그들의 왕을 비롯해 전범들이나 일본 정부가 충심으로 사죄한 적이 없다.

한국의 친일파는 '한번 사과했으면 되지 않는가'하고 우리를 나무란다. 한국의 친일파에게 물어보자. 말로 미안해하면 그만이고 그것으로 끝나는가? 1980년대 전두환이 대통령 자격으로 일본에 갔을 때 그들의 왕이 사과한다며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수 없습니다"고 알쏭달쏭한 말장난으로 얼버무려버렸다.

잘못한 것은 솔직하고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 그러한 한자글짓기식 말잔치로 끝나면 되는가? 그에 따른 성의와 행동이 국정에서 실천을 통해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한일조약에서 사과와 사죄를 성문화해 배상 근거를 확정하고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배상하며 성의를 표하는 각종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독일이 프랑스와 폴란드 및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해 한 예를 못 봤는가?

물론 우리는 일본의 극우나 일본 당국에게만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친일파들에게 따로 할 말이 더 많이 있다. 일본의 극우와 일본 정부는 우리의 개혁이나 국책 수행에 딴죽을 걸고 혼란 속의 소모전으로 시간을 끌고 김빼기 작전으로 계획된 망언·망발을 해 도발한다.

일본 공직자의 미리 계획되고 계산된 독도 문제 발언이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의도적 도발 등 각종 전술을 구사한다. 이 점을 한국의 친일파만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근대국가로서 일본의 외교나 대외문제 해결방식은 기습과 선제공격, 딴죽걸기와 시간끌기, 강대국과의 연맹과 치고빠지기 등 각종 수법을 써왔고 지금도 그렇게 반복하고 있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한국정부를 당사자에서 배제해 초청하지 않고 한국문제를 일방적으로 미국과 합의처리한 일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당시에 우리가 전쟁 상태로 일일이 챙길 경황은 없었다고 하지만, 이승만 정부 내 친일파 부류의 태만과 무능은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특히 당시에 일본의 외무성 조약국장이나 그 이하 실무자선에서 한국정부를 원천적으로 배제해버리는 수법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 뿐인가? 일본 정부는 패전 후 한국인이 일본 국민이 아니라고 일본 제국 신민으로 노예처럼 부리던 그들의 책임을 벗어던진 채 피해자인 고인이나 유족을 알거지로 내쳐버렸다. 일본 제국의 강권에 전장에 끌려가 죽고 전쟁터에서 다쳐서 병신 되고 알거지로 전쟁에서 돌아왔다.

▲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
그런 피해자들에게 배상과 보상 및 연금 지급 등 일체에서 권리를 박탈해버린 것은 참으로 세계 어느 나라 정부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잔인무도하고 파렴치한 일이다. 그런데 친일파들은 그런 일은 하나도 따지지 못하면서 일본 극우의 대변자 노릇을 하고 있으니 그들은 어느 편에 서있는 누구란 말인가?

일제하 암울한 시기에 친일, 매국, 반민족 행위를 한 것을 변명하는 것도 파렴치한데 지금까지도 사회에서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함부로 친일 반민족을 주장하고 행동하면서 자기 이득이나 출세를 꿈꾼다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 사쿠라이 요시코가 왜 그토록 한국의 친일파를 애지중지하면서 설치고 다니는지를 한국의 친일파만이 모른다고 할 수 있는가? 거듭해서 그들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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