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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A 2003 결과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비회원 4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문제 해결력 1등, 읽기 2등, 수학 3등, 과학 4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가 지난해 6월 우리나라 151개 학교 5612명(당시 고1 학생)을 비롯, 세계 28만여명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 결과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우리나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성취 수준은 국제 수준과 비교할 때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OECD는 4개 부문의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담은 '학업 성취도 국제비교 보고서'(이하 PISA 2003)를 이날 오전 전 세계에 동시 발표했다. PISA는 OECD에서 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다.

PISA 2003 보고 내용에 따르면, 상위 5% 안에 드는 최상위권 학생의 등수도 2000년 실시한 OECD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00. 31개국 참여) 결과보다 좋았다. 읽기는 20등에서 7등, 수학은 5등에서 3등, 과학은 5등에서 2등으로 전체적으로는 1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이번에 처음 실시한 문제 해결력은 최상위권 학생이 3등을 기록했다.

상위 5%와 하위 5% 수준 학생 사이의 점수 차이도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나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세계 수준에 견줘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 하향평준화론은 자학적인 엉터리 진단"

학업성취도를 바탕으로 국제비교를 진행한 결과 우리 나라 전체 학생들은 물론 최상위권 학생들도 세계 상위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결과는 보수언론 등 일각에서 주장한 '학력저하론', '평준화의 하향 평준화 주범론'을 뒤집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PISA 2003 자료를 분석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제 해결력의 순위가 1등을 나타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수한 국제비교 결과 순위가 암기식 교육의 결과이며 학생들의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비판에 대한 인식 재고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4년 전 실시한 PISA 2000 결과에서 읽기 6등, 수학 2등, 과학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PISA 2003과 견줘보면 읽기는 4단계나 오른 반면, 수학과 과학은 각각 1단계, 3단계씩 떨어졌다. 하지만 PISA 2003은 4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해 PISA 2000보다 9개 나라가 더 많은 조사 결과다. 게다가 수학의 경우 조사대상국으로 새롭게 들어온 홍콩이 1위를 차지해 사실상 과학 부문만 이전 결과보다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또 "상위 5%에 속한 학생 비율이 2000년 결과에 비해 큰 폭으로 상향된 추세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수학과 관련해 중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학습 흥미와 동기를 최하 수준으로 응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교육학)는 "이번 PISA 2003 결과는 그동안 일부 세력의 학력 저하, 학력 하향 평준화와 같은 공교육 진단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평준화 공교육 체제에 대한 자학적인 엉터리 진단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수월성이란 말로 학교 형태를 다양화하려는 일부 언론과 교육계 일각의 시도는 밖으로 내세우는 학력저하라는 명분과 달리 학력 향상을 위한 의도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특혜를 받는 일부 세력이 평준화에 따른 학력 저하론을 내세워 교육에서도 특혜를 누려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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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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