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이성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뜨거운 구들방이나 찜질방에서 허리를 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부이며 기둥이다. 건물로 치자면 대들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척추이고 모든 힘의 원천도 바로 이곳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가끔씩 무리한 힘을 가해서 허리를 삐끗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꼼짝도 못하고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이런 순간은 어느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다.

그 상황은 숨조차 쉬는 것도 힘들고 식은 땀만 흘리는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한참 시간이 지나야 겨우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 필자는 몇년전에 씨름을 하다가 허리를 삐긋한 적이 있었다. 넘어지고 난 후 꼼짝도 하지 못하여 결국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었다. 그 후 며칠동안은 20대 나이에 지팡이를 짚고 생활하였으며 침과 물리치료를 장기간 받았다. 그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눕기까지 약 20분 정도 걸렸으며 다시 누울 때에도 그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팔이나 다리 등 다른 부분이 아프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몸 전체가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허리가 아프면 사지는 물론이고 온 몸 전체에 그 고통이 스며든다. 때로는 숨쉬기조차도 힘들때도 있다. 허리가 아팠을 당시 필자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기침'과 '재채기'였다. 이 두 불청객들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것들이다.

특히 순간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재채기는 마음대로 멈출수도 없는 것이어서 코에서 '싸~'하고 재채기의 조짐이 나오기 시작할때 쯤이면 잔뜩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재채기를 하는 그 순간 허리에 다가오는 충격은 식은 땀을 줄줄 흐르게 만든다. 재채기의 특성상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세 번 연거푸 하고 나면 이미 등언저리는 땀에 젖고 얼굴은 붉게 상기돼 버린다.

사실 허리통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심할 때는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꼼짝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 평상시 요통증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같은 자세를 장시간 유지시킨다는 것은 커다란 고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과연 어떻게 하면 튼튼하고 건강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서울 N 병원의 척추건강센터 실장인 문훈기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훈기 실장은 "척추와 관련된 질환을 앓는 사람이 감기환자 다음으로 흔할 정도"라며 "남녀노소와 관계없이 사회 전반적으로 척추질환이 흔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건강한 허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50분 일하고 반드시 5분에서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서 허리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훈기 실장과의 일문 일답.

▲ 문훈기 척추건강센타 실장
ⓒ 이성훈
- 대부분 허리가 아프면 물리치료를 많이 받는데, 운동 치료요법은 없나.
"운동치료요법은 우리나라에 약 8년전 쯤에 도입되었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이 요법은 약한 척추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을 강하게 해주는 척추 및 관절 전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운동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특성에 맞게 데이터가 장착된 운동 기기 및 도구로써 적절한 운동을 시키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뽑아내어 운동치료를 하고 있다.

전문가가 반드시 환자 옆에서 지켜보면서 환자의 운동량 및 현재상태를 점검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 정확히 자료를 뽑아내어 운동량을 조절한다. 단순히 현재 앓고 있는 요통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계를 넘어 환자들이 스포츠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을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운동 요법이다. 이 운동 요법은 수술후에도 할 수있고 약물과 병행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등 병원처방에 따라 적절히 실시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30군데 이상 있으며 갈수록 운동치료요법이 확산되고 있다."

- 우리 나라에 척추질환자들이 어느 정도인가.
"척추 질환자는 데이터를 뽑아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감기 환자 다음으로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척추질환자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청소년과 젊은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방학 때는 이곳에서도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찾아오는 중고생 대부분은 척추측만증(척추휨 증세)을 앓고 있다."

- 척추환자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커다란 원인은 자세와 운동 부족에 있다. 생활이 편리한 만큼 사람들의 운동량이 부족해지고 이것은 결국 척추 근육을 약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또한 운동 부족은 비만과 연결되어 있다. 살이 찐다는 것은 그만큼 허리에 무리가 가해진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허리에 무리가 많이 따른다.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허리가 약한 사람들도 있고 교통사고나 재해로 인한 척추 환자들도 많이 있다. 또한 스트레스도 척추질환에 영향을 미치며 운동선수들의 경우에는 과도한 운동으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 걸음걸이도 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교정이 가능한가.
"우선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서 허리 통증이 오는 경우가 있고 허리통증후(척추관 협착증 환자) 후유증으로 인해서 걸음걸이가 변하는 경우도 있다. 걸음걸이 교정은 청소년 시기까지는 어느 정도 고칠 수 있으나 성장판이 멈추고 나면 교정시키는 것이 매우 힘들다. 따라서 부모들이 아이들의 걷는 자세를 유심히 관찰하고 교정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르게 걷는 습관만 유지해도 허리근육을 튼튼히 해주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

ⓒ 이성훈
- 요즘 가을철을 맞이하여 마라톤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척추환자의 경우 마라톤은 불가능한 것인지.
"일단 척추 환자의 경우에는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조깅하기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과 워밍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척추 환자들에게 마라톤은 일반적으로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라톤이 환자들에 따라서 좋은 운동이 될 수도 있다.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허리기능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마라톤이나 조깅이)악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다. 척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운동은 수백 가지가 있다. 환자마다 처방해야 할 운동과 운동량이 다르다. 연령도 다르고 병명도 다르는 등 여러 색채가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를 하고 나서 서서히 운동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노인들의 경우에는 젊은 사람들처럼 운동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 어떤 운동이 적절한가.
"일단 노인들은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자세가 불안정하다. 따라서 기계를 이용해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실내에서 걷기 운동 일환으로 러닝머신을 하는 것은 아무리 속도를 천천히 해도 위험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는 50분에서 한시간 정도 주변 공원이나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이 좋은 운동이 된다. 약간 경사진 곳도 괜찮다. 무엇보다 노인들에게는 발에 맞고 가벼운 조깅화나 운동화가 가장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조금 투자해서 아주 고급운동화를 권하고 싶다. 자식들이 산책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고급운동화를 사주는 것도 커다란 효도가 될 것이다."

-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가.
"음식이 허리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방식으로 칼슘제를 비롯하여 우유와 마늘을 섭취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허리뿐만 아니라 온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만 앞에서 말했듯이 비만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과체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허리통증도 함께 가지고 있다. 살을 빼면 그만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리고 금연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제 수능이 얼마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으로 인해 몸이 굳어 있을 텐데 알맞는 스트레칭은 어떤 것이 있는지.
"우선 의자에 50분 이상 앉아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잠시 쉬는 시간이라도 조금씩 걷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있을 때에도 상체비틀기나 허리숙이기, 그리고 어깨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주면 허리의 피로도 풀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긴장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수험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좋은 운동이 바로 '국민체조'이다. 이 체조를 기본으로 하여 대부분 스트레칭과 기초운동이 나온다. 우리는 국민체조를 코미디처럼 여기며 아주 우습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체조만 제대로 실시해도 건강한 허리를 유지시킬 수 있다."

건강한 허리를 위한 바른 자세와 습관

▲ 허리근력을 길러주는 운동

서 있을 때 : 일반적으로 군인의 차렷자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로 좋지 못한 자세이다. 차렷자세는 허리의 굴곡을 심하게 만들며 목에 긴장을 준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서서 일할 때는 한발을 낮은 발판에 번갈아 가며 올려 놓거나 무릎을 조금 구부리는 것이 좋다.

누워 있을 때 : 누워 있는 것이 허리를 가장 편하게 하는 자세이다. 이때 바닥은 두툼하고 약간 편편하면서 딱딱한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딱딱한 바닥은 요통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바닥이 따뜻하면 더욱 좋다. 천장을 보고 눕거나, 옆으로 눕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 그러나 엎드려 누워 있는 자세는 좋지 않다. 무릎 밑에 베개나 담요를 고여서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리면 훨씬 편안해 진다.

앉아 있을 때 : 등받이가 똑바르고 바닥이 단단한 의자에 앉거나 등받이가 비스듬한 의자에 등 전체를 대고 앉는 것이 좋은 자세이다. 무릎을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하면 허리에 더욱 좋다.

물건을 들 때 : 대부분의 허리손상은 물건을 들다가 생긴다. 물건을 들 때는 먼저 무릎을 굽혀서 물건에 접근하고 몸 가까이서 물건을 잡는다. 이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물건을 옮겨야지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에서 물건을 옮기게 되면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가게 된다. 물건을 들 때는 몸에 붙여서 드는 생활습관이 허리 보호자세 중 가장 중요하다. / N병원 제공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