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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원 80여명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기사 보강 : 11일 오후 7시 50분]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광주에 머물렀던 정동영 전 의장은 두 가지 메시지를 보냈다.

11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회관 민주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일부국포럼' 창립식에서 초청강연에서다.

"통탄스럽다"고 표현한 호남 민심에 대한 '호소'와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 속도에 대한 불만을 담은 '비판'이 그것. 자신의 지지율 정체, 통합신당 추진의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대권주자에 대한 지지율 상승 등 답답한 정치상황에 대한 답답함과 호소를 담은 것이다.

"광주가 수구세력 손 잡으면 안 된다"

정동영 전 의장은 먼저 호남민심과 관련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가 "통탄스럽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호소했다. 특히 정 전 의장은 "이명박 전 시장은 장관도 하지못할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정 전 의장은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자기들끼리의 검증 논방이라는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며 "언뜻 언론에서 드러나는 일들만 보더라도 한 나라의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의 삶의 족적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가 비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장은 "이명박 전 시장은 이미 나온 이야기만으로도 국회청문회도 통과하지 못할, 그래서 장관도 하지 못할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오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왔다, 묵념을 하며 자괴감으로 머리를 들 수 없었다"면서 "광주는 민주화세력이 잘못할 때 채찍질을 해주지 못할망정 부패하고 타락한 수구세력들의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것은 역사가 광주에 부여한 책무이며 역사의 과제"라며 "채찍질을 달라, 그러나 포기하지 말라, 역사에 있어 실패보다 더 큰 죄는 포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은 "철조망 바로 앞까지 도랑을 파서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냉전의 비전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고, "철조망을 피해 열차를 배에 싣고 돌아가겠다는 우회의 비전도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와 박근혜 전 대표의 '페리열차' 구상을 싸잡아 비난한 것. 정 전 의장은 "그들의 광주 미래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현혹되지 말자"고 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다시 범여권에 보내달라는 호소다.

"통합신당 추진, 심각하게 우려... 당적정리에 무게둔 것 아니다"

정 전 의장은 이례적으로 통합신당 논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통합신당 추진의 속도와 기득권 포기를 다시 강조하며, 경고하는 듯한 어조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 지난달 초 "정세균 당 의장 체제를 지켜보겠다"고 한 이후 처음으로 한 공개적인 발언이다.

정 전 장관은 강연에서 대통합을 강조하며 "한 달이 지난 지금, 당 지도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통합 신당 추진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 답답한 상황에 빠진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체제에 대한 당내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추가 탈당' 분위기 등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강연을 마친 정 전 의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통합신당을 위해서 지난달 14일 전당대회 결의안 정신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그것은 기득권 포기"라며 "이미 전대에서 '정치적 해체'를 결의했는데 속도감있게 추진해 달라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재경 나라비전연구소 연구기획실장도 "말만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전혀 없어서, 이런 상태로 고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표현"이라며 "전대에서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는데, 기득권을 버리지않고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실장은 "무슨 역할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당적을 정리하겠다는 것이 무게중심이 아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치진로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호남민심에 대한 '호소'와 통합신당 추진에 대한 묘한 분위기의 '불만'. 향후 호남 민심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이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다.

한편 강연에 앞서 이날 오전 정 전 의장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정통들 회원 100여명과 함께 참배하고 오후에는 광주전남 통일부국포럼 창립식에 참석했다. 지난 9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중소기업 공장에서 근로체험을 했으며, 10일 저녁에는 자신의 팬클럽인 '광주전남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원 200여명과 함께 담양에서 비공개모임을 열기도 했다.

'광주전남 통일부국포럼' 창립식에는 공동대표를 맡은 이만영 전 청와대 비서관은 물론, 열린우리당의 강기정·김현미·양형일 의원, 강정채 전남대 총장, 고재유 전 광주시장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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