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기호가 바뀌면서 못쓰게 된 민주노동당 후보측 선거 홍보물
ⓒ 유지웅


2일부터 본격적인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후보 기호'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특정 후보측이 큰 피해를 보게 돼 말썽이 일고 있다.

대구시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이연재 후보와 당원들은, 2일 오후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확정한 기호를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각종 선거 홍보물을 못쓰게 돼 선거운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측은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못쓰게 된 선거홍보물 제작비를 선관위가 부담하라고 촉구했다.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측은 이에 대해 "한국기독당측이 투표용지에 쓸 정당이름을 '기독당'으로 줄여 신고하는 바람에, 가나다순에 따라 기독당이 기호 5번, 민주노동당이 기호 6번으로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선거관리 허점...기호 확정 통보 뒤 바꿔 후보자만 '골탕'

그러나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어제 오후에 각 후보들의 기호를 알려준 것으로 확인돼, 선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초, 후보 등록이 끝난 1일 오후 5시 반에 선관위 사무실에서 '후보자 및 선거사무관계자 연석회의'를 갖고,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하는 각 후보들의 기호를 알려줬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의 이연재 후보는 '기호 5번'을 배정받고 각종 선거홍보물을 바로 제작했다.

그러나,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아침에갑자기 이연재 후보측을 찾아가 "이 후보의 기호가 5번에서 6번으로 바뀌었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측은 밤새 제작한 선거 현수막과 홍보물 수만장의 기호를 모두 고치거나 다시 만들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이 후보측은, "바뀐 기호 때문에 당장 명함이나 홍보물을 쓰지 못해 선거운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선거에서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 기호 변경 문제를 따지고 있는 민주노동당 당원들. 사진 맨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이 선관위 이주방 사무국장.
ⓒ 유지웅

선거관리위원회 이주방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당초 민주노동당이 기호 5번이었지만, 한국기독당이 투표용지의 정당 명칭을 '기독당'으로 써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가나다 순서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6번으로 바뀐 것"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을 어제 밤늦게 중앙선관위로부터 연락 받아 이연재 후보측에 미리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국장은 또, "어쨌거나,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미리 확인해 조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이연재 후보와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행 선거법에는, 국회 교섭단체가 아니거나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정당 후보자의 기호는 '가나다'순에 따라 매기도록 돼 있는데, '한국기독당'이나 '자유민주연합'처럼, 투표용지에 정당 명칭을 줄여 '기독당'이나 '자민련'으로 쓰게 되면, 이 줄임말의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쓰게 된다.

한편, '한국기독당' 후보가 출마한 서울 구로갑과 구로을, 강남갑 선거구도 대구 수성갑 선거구처럼 민주노동당 후보의 기호가 바뀌었는데, 이들 선거구에서는 선관위가 어제 밤에 재빨리 이 사실을 민주노동당 후보측에 알려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동영상]"하룻밤 사이 뒤바뀐 후보 기호"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