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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소리
'반토막' 김광석. 작은 키 때문에 불렸던 별명이다. 그가 불현듯 이 땅을 떠난 지 햇수로 9년째. 그를 추억하는 팬들의 가슴에는 변함 없이 서른 즈음의 가수 김광석으로 남아있다.

1996년 1월 칼바람이 깃 속을 파고드는 어느날 밤 김광석은 팬들과 작별을 고하지도 않고 싸늘하게 자신을 죽였다. 그의 자살은 그를 유난히 좋아했던 386세대뿐만 아니라 수많은 팬들을 충격과 아쉬움으로 몰고 갔다. 죽음의 이유는 유학문제로 인한 가족 불화와 그에 따른 우울증으로 결론 났다.

그러한 결론에 오히려 팬들은 분노했고 더욱 더 안타까워했다. 가식 없는 너털웃음과 광대역의 폭넓은 음역에서 불을 뿜듯 내뿜는 목소리. 한편으론 여인의 귓불을 간질이 듯 속삭이는 밀어 같은 서정성을 듬뿍 담은 신선한 노랫말. 그의 노래는 팬들의 가슴을 뚫어주는 청량제와 같았고 감동을 자아내는 엔돌핀 이기도 했다.

그가 떠난 지 9년 동안 세상은 치열하게 변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가슴의 체기처럼 온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그라도 있었으면, 그가 열창하는 '일어나'를 한번쯤 들을 수만 있다면 곱은 어깨라도 쫙 펴질 것만 같은데….

변하는 세상 가운데 그를 추억하는 몇 가지는 변하지 않고 있다. 남은 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이 그를 '영원한 청춘 김광석'으로 세인들의 입에 회자되게 하고 있다. 추모장학회가 그것이고 또 그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 제작계획이 그러하다.

ⓒ 둥근소리
그의 음악세계와 악보를 담은 악보집이 발간됐는가 하면 최근에는 개그맨 김제동이 추모가요제를 만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그의 진지하고 치열한 음악세계 때문일 것이다.

움직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그가 살아생전부터 끔찍이 아꼈던 팬모임 '둥근소리'(95년 6월 결성)의 <작은 음악회>일 것이다. 그가 불귀의 객이 된 해부터 매년 이어 온 음악회는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져와 벌써 아홉 번째를 맞고 있다.

<작은 음악회>는 고인이 죽기 전에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11월 당시 나우누리 통신의 둥근소리 시삽 이었던 변수진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 가수의 죽음과 결합하면서 추모 음악제 형식으로 발전했다.

둥근소리는 <작은 음악회>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작은 음악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둥근소리 <작은 음악회> 준비팀은 최근 휴일도 잊은 채 맹연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3월 6일 서울 논현동 국제콘서트홀에서 오후 4시, 7시 두차례 공연을 갖는다. 출연은 둥근소리 회원 13명과 게스트가 나온다. 입장료는 1만원. 예매는 둥근소리 홈페이지(www.oneum.net)에서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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