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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서울 수송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고이즈미 총리 신사 참배 규탄집회에서 황금주 할머니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피해자인 우리를 우롱하는 처사다. 그들도 밉지만 일본 총리의 행태를 보고도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는 한국정부도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조선 사람은 사람도 아니란 말이냐."

일본 군국주의가 획책한 태평양전쟁의 피해자인 구 일본군 성노리개(위안부) 출신 황금주(84) 할머니의 목소리가 유독 아프게 들렸다.

2004년 새해 첫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일본의 우경화 경향에 대한 한국과 중국민의 우려와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와 관련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이하 전쟁보상추진위)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2일 오후 3시 서울 수송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군국주의 조장하는 일본총리 고이즈미 각성하라' '한일정부는 피해자들이 죽기만을 바라는 건가' 등의 피켓을 들고, "신사참배 자행하는 고이즈미 자폭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 대사관 앞에 모였다.

모두발언에 나선 전쟁보상추진위 이희자 이사는 "침략전쟁의 A급 전범 위패를 모아놓은 곳이 야스쿠니 신사다. 전범을 추모하는 것이 일본총리의 역할인가"라고 반문하며,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는 "피해자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며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군국주의 부활을 노리는 일본의 본질을 보여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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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 나선 정대협 회원들 역시 이번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일본의 우경화 경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판하며 이에 덧붙여 "교과서 왜곡과 신사참배 등을 좌시하는 한국정부도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태평양 전쟁시 강제징용자 등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앞장서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본인들이 아닌 한국의 외교통상부"라며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고, "외교문제와 경제협력 등도 중요하지만 과거사 청산도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집회 참가자들이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집회 참석자들은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기습참배를 강력 규탄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성명서를 통해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를 참배할 때마다 '평화'를 들먹이면서 일본국 헌법을 짓밟고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공식화했으며, 일본인 납치 문제를 가지고 반북한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질타했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와 반성이라는 형식적인 말 한 마디로 끝내면서 뒤로는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일본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대협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 역시 "신사 참배 등 일본 총리의 과거 역사에 대한 왜곡은 과거사가 올바르게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기에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과거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비인도적이고 반인권적인 범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죄,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2일 집회를 주최한 시민단체들은 향후 과거사 관련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 촉구운동을 전개하고, 오는 6일 다시 한번 이와 관련된 집회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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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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