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신뢰의 공간이어야 한다.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넷 경제의 미래’에 관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참석해, 인터넷 시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개인과 국가차원의 대응 체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바이러스나 해킹, 사이버 테러,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익명성을 악용한 스팸메일, 거짓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은 합리적 이성과 신뢰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문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인터넷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쇠고기사태로 인해 인터넷 공간이 참여와 직접민주주의의 장이 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보의 신뢰성'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을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거짓과 부정확 정보가 신뢰 위협"

이 대통령은 이어 "인터넷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필수적인 ‘거래의 신뢰’가 위협받고 있고, 이는 인터넷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인터넷은 신뢰의 공간이어야 하며,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인터넷 선도국가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이러한 인터넷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인류에게 얼마나 유익하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넷 경제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접근격차로, 세계 인구의 80%는 아직도 인터넷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접근성의 차이가 개인과 나라의 사회, 경제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터넷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개별국가의 체계적인 대응체제 구축은 물론 국가간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OECD 차원의 인터넷 보안과 정보 보호를 위한 국제적 공조체계 마련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지난 10년간 인터넷은 사회 전 부분에서 창조와 변화를 가속화 해왔고 앞으로는 세계가 당면한 에너지 효율, 기후변화, 고령화 등의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우수한 정보 인프라와 인력, 최고의 IT(정보기술)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기술 협력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최시중 위원장 "신뢰는 인터넷 경제의 미래 떠받치는 대들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개막 연설에서 "인터네은 우리 생활의 핵심 기반"이라며 "본격적인 인터넷 경제 시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변화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의 산업간 경쟁과 투자 유발, 소비자의 이익을 증대시킬수 있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세계 66억명 인구 가운데 인터넷 접근 가능 인구는 20% 수준"이라며 "국가간 지역간 디지털 기회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또 "신뢰는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떠받치는 대들보"라며 "인터넷의 신뢰를 쌓기 위해 국내외 주요 네트워크에 대한 보호와 개인 프라이버시 확보 방안들을 깊이 있게 토론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