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지난 1일 오전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그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표적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월 말경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인 안희정씨가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 검사장) 소환조사를 받고 있을 무렵. 대검 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안씨에 대해 "사람은 당당하고 한데 아직 너무 어리다, 세상을 한참 더 배워야 한다"는 말을 했다.

"롯데껌, 해태껌 위에 특껌" 정국

▲ 지난 4월 30일 밤 서울지검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안희정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당시 검찰은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특검제 실시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수사팀내에서는 '롯데껌, 해태껌 위에 특껌'이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였다.

정치적으로도 검찰로서도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말이 많았다. 비리의 사실여부를 떠나 안희정씨가 책임지고 구속되는 것이 노무현 정권에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는 것. 노 정권이 이 문제로 계속 발목을 잡혀 질척거리기보다는, 안씨 구속을 통해 측근비리에 대한 단죄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한나라당도 무마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판의 논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씨가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 부분을 완강히 부인하자 '정치가 뭔지 모르는 안씨가 자신만 살려고 한다'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또 청와대가 "이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검찰은 안씨가 최초에 생수회사 (주)오아시스 워터의 투자금으로 김 회장에게 돈을 받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안씨가 생수회사를 정리하면서 자신이 실제 운영 책임을 졌던 자치경영연구원의 활동자금으로 쓰겠다며 공여자들의 허락을 받아 돈을 돌려주지 않은 시점부터는 정치자금으로 그 성격이 변했다며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안씨가 김호준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어 검찰은 안씨가 모 창투사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은 것을 포함해 총 3억9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며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역시 기각당했다. 검찰이 무리한 영장청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안씨가 자신이 받은 돈의 대가성을 인정했다면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확실하게 구속시킬 수 있었겠으나, 그가 이를 부인하자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가 나라종금을 위해 어떤 활동을 벌였는지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안희정 영장 두번 기각의 의미...그리고 강금원과 안희정

이번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사건은 안희정씨 사건과 여러가지 면에서 유사하다. 두사람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라는 점과 검찰이 특검의 목전에 서 있다는 점이 그렇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 의혹 특검안을 거부하자 재의결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다른 공통점 하나는 두 사건 모두 안대희 중수부장이 수사를 총지휘했다는 것. 살아있는 권력과 정치권 전체를 대상으로, 그것도 성역으로 취급돼온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안 부장의 수사욕심은 정평이 나 있다. 대검의 한 고위간부가 전한 안 부장과의 일화.

"안 부장이 일선지검에 있을 때 대형유흥업소의 조세포탈 수사를 벌인 일이 있다. 수사가 잘 안 되자 술집 아가씨들을 소환조사해 윤락혐의로 처벌하려 했다. 그래서 '조세포탈로 해서 안 되면 그만해야 한다, 윤락문제가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이걸 갖고 하면 정도에도 맞지 않고 표적수사 시비가 일게 된다'고 만류한 적이 있다."

대통령 측근비리? 대통령 측근의 개인비리?

▲ 출근하고 있는 안대희 중수부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찰이 강금원 회장에 대해 회사돈 50억원을 회계장부상 비용과다 계상 등 방법으로 횡령하고, 법인세 13억원을 포탈했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특검을 의식한 표적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의 측근비리'가 아니라 '대통령 측근의 개인비리'에 대해 수사하고 있느냐는 비아냥도 있다.

강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단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에 개입해 금품이나 이권을 챙긴다는 측근비리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 또 지난 대선 때의 정치자금 부분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으나, 강 회장이 지난 대선 직전 민주당에 빌려줬다 돌려받은 20억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리해보면 현재까지 강 회장이 받고 있는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부분은 개인비리에 해당한다. 한국적인 현실이긴 하겠으나, 배임과 조세포탈은 모든 기업체의 공통적인 문제라는데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특검을 의식한 검찰이 최대한의 수사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튀는 언행으로 세간의 평이 좋지 않은 강 회장에게 무리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검찰 "영장에 기재된 것이 전부 아니다"

검찰도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으나, 추가수사를 위해서는 강씨의 신병확보가 불가피하다"며 "강금원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회장이 선씨에게 빌려줬다는 9억5000만원에 대한 강씨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다, 일부 자료는 조작한 흔적이 있어 계속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선씨가 지난해 유세과정에서 사용한 경비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강씨에게 빌린 돈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더불어 강 회장이 그동안 횡령했다는 50억원 중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의 용인땅 매입에 사용된 돈을 제외한 나머지의 용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이 썬앤문 그룹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청주지검의 양길승 전 부속실장에 대한 수사와 함께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의 모든 의혹사항이 검찰수사 영역안에 포함됐다.

검찰은 최근 측근비리 의혹과 관련해 매우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검찰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특검의 김을 빼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검이 실시되더라도 검찰에 쏟아질 비판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항상 특검에 따라붙는 '청와대를 의식한 정치검찰의 미진한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을 피하려던 검찰로서는 또하나의 압박을 받게 됐다. 현재 갖고 있는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서 그야말로 '대통령 측근비리'와 '불법대선자금에 대통령 측근들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밝혀내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특검에 대한 검찰의 압박감과 '안대희식 수사방식'이 강 회장에게 유탄을 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