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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대한통운 물류센터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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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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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 사이 감전 등으로 3명의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씨제이(CJ)대한통운에서 수년에 걸쳐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불법적으로 심야 택배 분류 업무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최근까지 이곳에서 일한 청소년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들 청소년이 했던 업무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다. 이는 보통 '극한알바' 혹은 '헬(Hell) 알바'로 불리는데, 탑차에서 내린 택배 물건을 컨베이어벨트에서 분류한 뒤 다시 탑차에 싣는 업무를 말한다.

상하차 업무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며, 수십kg에 달하는 택배 물건도 끊임없이 들고 날라야 한다. 업무를 진행하다 자칫 컨베이어벨트에 손이나 다리, 몸이 끼어 끌려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전물류센터에서 17살에 상하차 알바 시작"

<오마이뉴스>가 지난 7일 대전광역시에서 만난 고등학생 김대훈(가명, 2년 재학중)군은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2017년 심야 알바를 처음 시작했다. 김군뿐 아니라 같은 나이 친구들도 중학생이었던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수년 동안 비정기적으로 CJ대한통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 등에서 불법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또 일부 학생의 경우 지난 여름방학 때 CJ대한통운 청원물류센터에서 일하기도 했다.

김군은 "고1 때부터 택배회사 아르바이트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로 오후 6시에 모여서, 이미 그곳에서 일해왔던 형들의 차를 타고 물류센터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대개 오후 7시쯤에 회사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에 본인 인증 검사를 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인력업체를 통해서 형식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등학생인 그는 이후 아무런 제지없이 상하차 아르바이트 노동현장에 투입됐다.

김군은 또 "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만 최소 수십 명이 넘는다"면서 "기념일 등 학생들이 용돈이 필요할 때 한번이라도 택배 알바를 해본 것까지 합하면 이런 아르바이트를 한 학생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법상 심야에 청소년들이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돼 일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특히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청소년의 야간노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물론 본인의 동의와 고용노동부의 인허가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청소년 노동을 인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학교 최소 수십 명 이상"... 청소년 심야 노동은 명백한 불법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CJ대한통운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청소년 고용과 관련해 어떤 인허가도 받지도 않았다. 이곳 물류센터에서 일한 청소년들 역시 회사나 고용노동부쪽에 어떤 동의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청소년 심야 노동과 관련해) 물류업체로부터 고용 동의서 등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고용된 청소년들이 무수한 불법과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해왔다는 사실이다. 김군도 마찬가지였다. 용돈이 필요할 때마다 밤샘 알바를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손에 쥐는 금액은 6만5000원에서 8만 원에 불과했다. 성인들이 밤샘 노동을 할 경우 보통 12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받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금액이다.

김군은 "정확하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면서 "인력업체 사장이 주는 대로 받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인력이 펑크가 나서 급하게 택시라도 타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택시비를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같이 일하던 친구는 나르던 물건이 파손됐다면서 (업체쪽에서) 3만 원을 받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청소년 고용은 처음 듣는 말... 인력은 협력업체로부터"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사진 출처: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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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청소년 심야 노동 자체를 부인했다. 회사쪽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대전과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에 일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 인력 운용에 대해 "협력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받고 있다"면서 "(대전물류센터는) 2015년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7년 10월경 모바일 인증 시스템으로 바꿔 적용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회사쪽에선 전산 시스템상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해가면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만난 학생들은 회사쪽의 본인 인증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군 역시 "처음에 오면 검사를 하긴 하는데 (업체에 의해) 전부 그냥 넘어간다"면서 "일할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안면인식용 사진을 앞뒤로 찍었지만 그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영연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청소년은 노동법을 잘 몰라서 본인들이 불법을 자행했다 생각하지만, 청소년 심야 노동은 사업자의 잘못이 분명하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사업주를 강력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는 지난 8월 20대 청년이 감전사로 사망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도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3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에는 CJ대한통운 옥천물류센터에서 심야 노동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작업중지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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