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05 18:02최종 업데이트 23.07.0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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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홈페이지 ⓒ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양금덕(95·광주광역시) 할머니와 이춘식(103·〃) 할아버지 등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4명을 위한 시민 성금 모금 '인터넷 홈페이지'가 5일 개설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정부의 제3자 변제금 수용을 거부하는 피해자와 유족 투쟁을 응원하기 위한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홈페이지(http://justicekeeper.kr)가 이날 문을 열었다.


홈페이지에는 시민모금 돌입 배경과 취지, 기부 안내, 기부금 영수증신청 방법 등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시민모금 주관단체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모금 홈페이지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인권과 역사정의를 지키는 시민모금에 함께 해 달라"며 "모금된 정성은 8월 15일에 즈음하여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를 반대하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개설 첫 날부터 기부에 동참한 시민들의 응원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기부자들은 홈페이지 '동참 한마디' 코너에서 "폭력에 놓였던 피해자의 삶에 공감하며, 시민의 연대로 이뤄냅시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투쟁을 응원합니다. 역사정의 실현을 위해 '동참'합니다", "폭염입니다만 역사정의를 세우는 이런 열기는 희망을 주는군요. 고맙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비롯한 전국 6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달 29일 "굴욕적인 정부의 제3자 변제방안을 거부하며 용기 있는 투쟁을 벌이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을 응원하자"며 시민모금 운동에 돌입했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광주·전남지역 81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NGO지원센터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용기있는 투쟁과 함께하는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 안현주


시민단체가 추진하는 모금 운동은 최근 정부가 제3자 변제금 수용을 거부한 양금덕 할머니 등 4명을 피공탁자(공탁금 수령자)로 법원에 공탁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참여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부 참여 시민 규모와 모금액도 늘고 있다.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그리고 강제동원 피해자 2명의 유족은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한 일본 전범기업을 채무자로 한 위자료(손해배상)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 측은 "(한국 대법원 확정 판결과 관계없이)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우리 기업 등이 조성한 돈으로 '판결금(엄밀히는 위자료)'을 대신 갚겠다"며 피해자 반대 의사에도 최근 공탁 절차를 진행했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관계자는 "2018년 대법원 판결 승소 원고 15명 중 제3자 변제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계신 분들은 이제 겨우 4명(피해자 기준) 뿐"이라며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투쟁을 바라만 보며, 개인적 소신으로 버텨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다. 시민들께서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22년 9월 1일 광주광역시 자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합니까?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준다면 절대로 받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 부탁한다고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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