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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은 언감생심, 국내 여행조차도 꺼려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아까운 계절을 '집콕'으로만 보낼 순 없죠. 가벼운 가방 하나 둘러메고, 그동안 몰랐던 우리 동네의 숨겨진 명소와 '핫플레이스'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전국 방방곡곡 살고 있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큰마음 먹지 않고도 당장 가볼 수 있는, 우리 동네의 보석 같은 장소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천년고도 경주는 문화재가 시 전역에 산재되어 있어 문화재보호법과 고도보존법에 의한 규제가 심한 지역이었다. 특히 경주 황남동과 사정동 일대는 인근에 대릉원과 고분군이 많아 건물 증축은 물론 개보수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연유로 경주에서 가장 거주 환경이 나쁘고 발전이 없는 낙후된 동네였다.

경주 황리단길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나이 든 노인들만 동네를 지키던 곳이었다. 이런 텅 비었던 동네에 젊은이들이 들어오면서 이제는 경주에 가면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동네로 탈바꿈했다.
  
 대릉원 돌담길 바로 옆에 나무로 담을 쌓아놓은 이색적인 모습
 대릉원 돌담길 바로 옆에 나무로 담을 쌓아놓은 이색적인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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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이라는 이름은 경주 황남동과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합친 단어로 황남동의 경리단길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경주 포석로 일대의 '황남 큰길'이라 불리던 골목길이다. 황리단길은 일부 상인들이 들어와 자기들끼리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을 연상하며 '황리단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1874년 조선 후기에 지은 도솔마을 한옥 모습
 1874년 조선 후기에 지은 도솔마을 한옥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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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곳곳에는 1874년에 지은 도솔마을과 1894년에 지은 조선 후기 한옥 사랑채 건물들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 대부분 1960~1970년대의 낡은 한옥 건물들이 많아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인근에는 대릉원, 동부사적지대, 첨성대 등 관광지가 있어 황리단길은 명실공히 경주의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통 한옥 스타일의 카페나 식당, 사진관 등이 밀집해 있어 젊음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이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개성 있는 건물들

황리단길은 경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이제는 관광객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는 명품마을이 되었다. 황리단길의 시작점인 내남사거리에서 오릉으로 향하는 길 양쪽으로 각종 특색 있는 상점들이 생겨나 하나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내부는 고풍스러운 멋과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 현대적 모습이다.
 
 경주 황리단길 도로변 모습
 경주 황리단길 도로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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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옥을 개조한 아담한 카페에서부터 조선후기 지은 건물 안에서 전통 한식을 판매하는 음식점까지 개성 있는 카페와 식당이 속속 들어서 영업 중이다.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구석구석 특색 있는 카페 음식점 빵집들이 즐비하다. 특히 빵집은 젊은 제빵사가 직접 운영하는 수제 빵집이 인기다. 대릉원 돌담길 주변으로는 최근에 새롭게 신축한 크고 화려한 카페도 많이 보인다.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출연한 핑클이 다녀간 카페 모습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출연한 핑클이 다녀간 카페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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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출연한 핑클이 다녀간 카페도 인기이다. 경주 화랑의 언덕에서 캠핑을 즐기다 잠시 짬을 내어 경주 황리단길을 다녀갔다. 핑클은 옛 추억을 되살려 교련복을 입고 추억의 사진도 찍었다.

조용하고 아담한 카페에서 수제 맥주와 피자를 먹으며 황남동 일대의 한옥 풍경에 젖어든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캠핑클럽에서 핑클이 입고 나온 교련복을 입고, 한옥의 고풍스러운 멋과 함께 인생 사진을 촬영하는 커플들도 보인다.

포석로 주변으로는 유독 인기 유명인들이 다녀간 곳이 많다.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도 등장한 카페이다. 건물 외관은 2층처럼 보이지만 3층 옥상에 올라가면 루프탑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경치가 아주 좋다.
  
 인기 유명인들이 많이 다녀간 포석로 오하이 3층 루프탑 모습
 인기 유명인들이 많이 다녀간 포석로 오하이 3층 루프탑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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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루프탑에 오르면 멀리 형산강의 모습도 보인다. 대릉원의 고분과 미로처럼 보이는 골목길에 촘촘히 들어선 한옥까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경주만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아이들 에이티즈, 배우 공유, 나영석 PD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인들이 다녀간 곳이다.

옛 목욕탕 건물을 개조하여 카페로 오픈한 곳도 있다. 건물 옆에는 목욕탕 상호도 그대로 두었다. 목욕탕 카페라고 이름을 지었으면 더 좋을 뻔했다. 건물 밖 목욕탕 간판은 이제 황리단길의 유명 포토존이 되었다.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출연한 핑클이 입은 교련복 모습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 출연한 핑클이 입은 교련복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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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만드는 그때 그 사진관도 있다. 옛날 학창 시절 입었던 교복을 대여하여 기념 촬영하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 모습도 보인다. 이제 교복 촬영은 어느 관광지에나 있는 것이지만 황리단길 교복 촬영은 조금 색다르다. 핑클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교련복을 입고 방송에 나오자, 교련복을 대여하여 입고 카페에 출입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주말만 되면 차량과 관광객들로 북적이자 경주시에서 포석로를 일방통행로로 만들었다. 차량을 한 방향으로 운행하게 한 뒤 도로 양쪽에 인도를 만들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황리단길 상권이 활력을 띠자 메인 도로인 포석로는 물론 골목마다 건물 구조변경 공사를 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대도시처럼 빌딩 같은 건물은 없다. 대부분 1, 2층 건물이다. 조금 우중충한 골목길에는 예쁜 벽화도 그려 놓아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황리단길은 전통 한옥과 현대적 젊은 감각이 결합된 마을이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멋 때문에 황리단길은 지금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며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명품마을 만든 덕분에 부동산 값 폭등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경주 황남동 일대는 문화재보호법과 고도보존법에 묶여 호가만 있었을 뿐 매매는 없었다. 3.3㎡당 얼마라는 것이 무의미했다. 팔려는 사람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헐값에 매물을 내놓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건물 월세도 마찬가지였다.
  
 1924년 건축한 전통 한옥 대청마루에서 식사하는  모습
 1924년 건축한 전통 한옥 대청마루에서 식사하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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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낙후된 지역 상권이 한집 두집 특색 있는 영업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주인이 직접 구운 빵을 편한 소파가 아닌 블록을 쌓아놓은 곳에 걸터앉아 먹는다. 음식도 식탁이 아닌 대청 마루나 평상에 앉아 먹는다. 이런 특별한 모습들이 하나둘씩 소셜미디어를 타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온 데는 정부나 시청 공무원들의 노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황리단길은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스스로 만들었다. 최신식 건물을 지어 젊은이들을 유혹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날로그성 옛것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구미에 맞게 개조하고, 손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개성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한 덕분이다.
  
 경주  황리단길 골목길 예븐 벽화 모습
 경주 황리단길 골목길 예븐 벽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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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을 만든 지역 상인들 덕분에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경주 포석로에서 부동산업을 7년째하고 있는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3.3㎡당 2만~3만 원 하던 월세가 지금은 15만 원 이상이다"라고 말하고 "매매는 최근에 매물이 없어 가격 예측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황리단길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니 섣불리 팔려는 사람은 없다. 계속 보유를 고집한다. 한때는 주민들이 줄어들어 인적 없던 동네였다. 건물 개보수도 멋대로 못했던 곳이다.

지금의 황리단길은 관광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한옥 건물 신증축 시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변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훌륭한 인물이 나오면 '개천에서 용났다'라고 하듯이, 황리단길은 '개천에서 용이 난 동네'로 한순간에 가장 '핫'한 명물 거리로 변모해 버렸다.

* 찾아가는 길(주차 정보)

- 노동 공영주차장(경주시 태종로 767), 주차요금(30분에 500원)
- 황리단길 공영주차장(경주시 황남동 157-4), 주차요금 : 한시적 무료
- 구)황남초등학교 임시주차장(경주시 포석정길 7-1, 황남동 171), 
  주말 공휴일만 개방, 무료
- 대릉원 옆 한복과 교복 가게 골목길로 들어가면 넓은 공터에 무료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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