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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2018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우리나라가 읽기, 수학, 과학 등 세 평가 영역에서 모두 10위 안팎으로 밀려났다."
- 4일 오전 <조선일보> "고개 숙인 한국 학생, 10년 넘게 학력 하락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2018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는 읽기, 수학,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10위 안팎으로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 4일 오후 자유한국당 "'좌파교육' 넘어 '좌하(左下)교육'하는 대한민국, 이래놓고도 평가 없애자는 소릴 할 텐가?" 논평 

 
지난 4일 <조선일보>와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발표한 기사와 논평이다. 양쪽의 내용이 앞 부분은 판박이고, 나머지 부분도 비슷하다.

 
 PISA 2015 결과표.
 PISA 2015 결과표.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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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A 2018 결과표.
 PISA 2018 결과표.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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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당과 <조선일보>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OECD가 공개한 PISA 2018결과는 직전 평가인 PISA 2015보다 오히려 성적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 주요 관계자들도 한국당-조선일보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PISA 2015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2015년 35개국, 2018년 37개국) 중 읽기 3~8등(517점), 수학 1~4등(524점), 과학 5~8등(516점)이었다. 그러던 것이 PISA 2018에서는 읽기 2~7등(514점), 수학 1~4등(526점), 과학 3~5등(519점)으로 올라섰다. 읽기 평균 점수 3점이 떨어진 것 말고는 모든 과목의 평균 점수와 등수(수학은 같은 순위)가 올라갔다.

이런 상승 결과는 전체 참여국가로 범위를 넓혀도 변하지 않는다. 70개국이 시험을 치른 PISA 2015의 경우 읽기 4~9등, 수학 6~9등, 과학 9~14등이었다. 그러던 것이 79개국이 시험을 치른 PISA 2018에서는 읽기 6~11등, 수학 5~9등, 과학 6~10등으로 바뀌었다. 읽기 등수는 떨어졌지만, 수학과 과학 등수는 올라간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PISA 2015 대비 2018은 OECD 회원국의 평균 점수가 전 영역에서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수학과 과학의 평균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점수가 읽기, 수학, 과학에서 각각 –6점, -1점, -4점이지만 우리나라는 읽기에서 –3점일 뿐, 수학과 과학은 오히려 각각 2점과 3점이 올랐다는 것이다. 
 
 PISA 2015 순위표.
 PISA 2015 순위표.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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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A 2018 순위표.
 PISA 2018 순위표.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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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다음처럼 적기도 했다.

"PISA에서 2006년만 해도 우리나라는 읽기 1위, 수학 1~4위로 최상위 그룹이었다. 2009년부터 순위가 하락하더니 2015년에는 10위권 언저리로 추락했다."

이 논평 내용은 같은 날 나온 <조선> 보도의 다음 내용과 비슷하다.

"우리나라는 2006년에는 읽기 1위, 수학 1~4위 등으로 최우등 그룹에 속했는데 2009년부터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해 2015년에는 읽기 4~9위, 수학 6~9위로 추락했다."

그런데 둘은 모두 PISA 2006 결과에서 '과학'을 넣지 않았다. 당시 과학 결과는 최상위에서 뒤처진 '7~13등'이었다. PISA 2006 성적이 '우수했다'는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과학 결과를 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전 대변인은 논평에서 "(2006~2015년은) 교육감 임명이 직선제로 바뀌면서 좌파 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고 그들이 교육행정을 장악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면서 "학교에서는 시험을 없애고 수월성 교육은 봉쇄하며 평준화 교육정책을 강화한 좌파교육감 10년이 학력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10년"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과 차이가 있다. 2006~2015년은 진보교육감이 아닌 보수교육감이 줄곧 다수를 차지했던 때인 데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과 겹친다. 오히려 이번에 좋은 결과를 낸 PISA 2018은 문재인 정부 집권 때와 겹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교육위 관계자는 "PISA 성적이 하락했다는 2009년엔 진보교육감이 단 1명이었고, 2012년엔 6명밖에 안됐는데, 진보교육감 탓을 하다니 황당할 따름"이라면서 "(당시 집권 여당인 한국당은) 2007 교육과정 개편에 이어 초중등학교 일제고사로 교육과정을 파행시키고, 자사고(자율형사립고)를 대거 만들어 일반고 교육을 황폐화 시켰다. 바로 한국당이 '학력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그 10년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대였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의 여영국 원내대변인도 "노벨상을 독식하는 미국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PISA 결과가 월등히 좋을 뿐 아니라 전체 국가로 따져봐도 상위권인데 (한국당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OECD 연구 취지 벗어난 '등수 경쟁' 시비

한편, PISA 결과를 놓고 '등수 경쟁' 시비를 벌이는 것은 PISA 2015년부터 역량과 협력중심평가로 지표를 바꾼 OECD의 연구 취지에서 벗어난 잘못된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과)는 "PISA 평가 자체는 단순 암기식이 아니라 역량중심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2015개정교육과정이나 혁신교육 역시 이러한 역량을 기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런 흐름의 전환을 읽지 못한 채 과거의 경쟁교육 관점에서 PISA 결과를 해석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도 "PISA 2015는 평가지표에 비판적 사고력, 협동적 문제해결능력 등이 새로운 평가지표가 된 첫 평가였다"면서 "따라서 현 시점에서 2015년 이전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국제적인 교육흐름에 무지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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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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