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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4일, 박근혜 정부 고용노동부는 팩스 한 장으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습니다. 오는 24일 전교조는 법외노조 6년째를 맞이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법외노조 통보가 취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된 교사의 원직복직은 요원한 상황입니다. 법외노조 통보 6년을 맞아 해직교사들이 <오마이뉴스>에 릴레이 기고를 합니다. 첫 번째 글은 김용섭 선생님이 썼습니다. 김용섭 선생님은 전교조 전임자(부위원장)로 있던 중 '휴직사유 소멸'이라는 이유로 재직 중인 사립고등학교로부터 '직권면직'을 당했습니다.[편집자말]
 
전교조 탄압 박근혜 정권 규탄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전교조 조합원과 시민들이 전교조 탄압 박근혜 정권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전교조 탄압 박근혜 정권 규탄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전교조 조합원과 시민들이 전교조 탄압 박근혜 정권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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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전교조 노조아님 통보에 대한 위법·부당성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아 있지만, 고법 판결 직후에 해고가 됐으니 교단에서 해고된 지 3년 8개월쯤 되었다.

전교조에 위법·부당한 명령을 내린 박근혜는 탄핵되어 감옥에 갔다. 그런데 조기 대선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문재인 정부도 895일째 전교조를 부정하고 있다. 노동자와 전교조를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하던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전교조와 참교육'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해고를 감수했지만, 촛불혁명의 기운으로 당선된 정부에서 이렇게 해고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해고자는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다. (관련 기사: "발로 뛰며 전교조의 건재함 알리겠다")

첫 교직 발령의 기억

첫 교직 발령의 기억은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한다. 교사가 된다는 건 단순히 경제적으로 독립된 삶을 위한 직업을 가졌다는 것 이상이었다. 초중고를 거치는 과정에서 나에게 많은 기와 에너지를 심어준 은사님들처럼 내가 맡은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가르치며 배우는 길을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교직 첫해 어느 날, 수업 중에 복도에 서성거리는 학부모가 있어 나가보니 어머니였다. 자식이 번듯한 선생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사전에  연락도 없이 찾아온 것이었다. 순간 코끝이 시큰했다.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교사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다시 했다. 

전교조에 가입하다
 
 1989년 전교조 창립을 전후한 집회를 담은 사진. 아이들도 머리띠를 매고 부모를 응원했다.
 1989년 전교조 창립을 전후한 집회를 담은 사진. 아이들도 머리띠를 매고 부모를 응원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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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가입한 건 교직을 시작하던 첫 해였다. 당시는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해직된 1527명의 교사들이 여전히 거리의 교사로 있을 때였고,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던 시기였다. 용기를 내어 감히 전교조에 가입한 건, 대한민국의 교육이 내가 학교를 다닐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입시와 과도한 경쟁만이 학생들에게 강요되고 있었기에 교육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역사적 책무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

참교육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동지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고 윤영규 위원장께서 직접 참교육 배지를 달아준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으레 전교조 사무실로 다시 출근하여 해직된 선배교사들과 교육 얘기, 학교 얘기, 세상 얘기들을 나눴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밤늦도록 토론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교조 교사로 살아가기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너와 나의 눈물 뜻 모아 진실을 외친다.'

전교조 행사에서 항상 부르는 '참교육의 함성으로'라는 노래 가사 일부이다. 이 노래는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게 한다.

과연 나는 굴종의 삶을 떨쳐 버렸는지, 진실을 외치고 있는지, 아이들과 교육동지들에게 부끄러움 없는 교사로 살고 있는지... 부당한 지시와 환경, 협박 아닌 협박을 수없이 받으며 학교 생활이 지쳐가고 있을 때, 전교조 사무실에서 만난 선배교사들은 그들 또한 내 삶과 다르지 않게 살아왔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비합법시절 전교조가 없었더라면 교직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1999년 합법화 이후 전교조는 교육개혁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며 학교와 교육을 혁신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런 전교조 조합원으로, 교사로 살아올 수 있어 참 행복했다. 

아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

교직생활을 하며 무엇보다 가장 큰 기쁨은 아이들과의 만남이다. 학급 담임으로 첫 조회를 들어갈 때의 긴장, 교과 수업 첫 시간의 설렘은 매년 겪는 일이면서 늘 새롭다. 긴장과 설렘이 하루 이틀 지날수록 느슨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이들과의 교감은 새로운 활력소다.

처음엔 낯설고 긴장된 표정이기만 했던 아이들이 수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기도 하고, 때론 예상치 않은 일로 함께 눈물나도록 웃음꽃을 피우기도 한다. 하지만  삶의 여러 가지 이유로 지치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그저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전부일 때에는 교사로서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들이 늘상 반복되는 학교 생활에 때론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 하듯이 교사라고 늘 좋기만 하진 않다. 그래도 아이들로부터 힘을 얻어 다시 아이들과 힘을 나누며, 학교 생활에서 더불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 수 있었다. 아이들은 분명 희망이고 꽃이고 주인이다. 

노조할 권리 회복과 복직의 꿈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 2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에 법외노조 즉가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 2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에 법외노조 즉가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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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제노총, ILO(국제노동기구), EI(국제교원노조연맹) 등에서 전교조 노조아님 통보는 위법·부당하니, 정부에서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는 권고를 수차례 한 바 있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가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고도 3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함은 물론,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고공에서 지내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모든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고, 해고자들 모두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로 돌아가 아이들과 만나는 꿈을 꾸곤 한다. 이젠 꿈이 아니고 하루 속히 현실이 될 날을 고대해 본다. 
   
 김용섭 선생님
 김용섭 선생님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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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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