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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 카드 체험기
 토스 카드를 받았을 때의 모습. 은색 카드 한 장과 스티커 한 장이 봉투에 담겨 있었다.
ⓒ 류승연
   
'캐시백 10%는 다음 기회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기대감으로 설렜던 마음이 금세 '그러면 그렇지' 하는 체념으로 바뀌었다. 토스 카드를 긁을 때마다 들었던 기분이다. 

지난 4일,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TOSS)가 카드를 내놨다. 토스 카드는 은행 계좌가 연결된 토스 머니 안에 돈을 넣어두고 사용하는 체크카드다. 만 17세 이상이라면 발급할 수 있고 별도의 연회비는 없다. 일반 카드처럼 전국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토스 카드는 사용자들을 위한 주요 혜택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내걸었다.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결제 금액의 10%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결제 건마다 3분의1 확률로 캐시백 당첨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확률은 세 번의 결제가 꼭 한 번의 당첨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 혹했다. 캐시백 이벤트에 당첨됐을 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10%의 환급률은 꽤 크게 느껴졌다. 요즘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10% 캐시백이 어디랴. 게다가 포인트가 아닌 현금이 지급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당첨금은 토스 머니를 통해 들어온다는 조건이었지만, 토스 머니는 통장과 연결돼 쉽게 넣고 뺄 수 있어 사실상 현금과 다름없었다.

카드 쓰면 10% 돌려준다고? 신청 11일만에 날아온 카드

단 최대 결제 금액이 건당 200만원으로 정해져 있기는 했다. 5만원 이상 캐시백이 당첨되면 22%의 소득세를 떼고 준다고도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캐시백 금액이 5만원 이상이라고 한다면 결제 금액은 50만원보다 커야할 텐데, 사회초년생 입장에서 그렇게 큰 돈을 쓸 일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난 7일 카드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틀 후인 9일 토스로부터 카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토스 카드 신청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10%의 캐시백 당첨을 알리는 후기들이 포털사이트에 쏟아지고 있었던 탓일까. 실제로 이 카드는 온라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듯했다. 결국 신청한 지 사흘 뒤인 11일에야 카드를 받아볼 수 있었다. 
 토스 카드 체험기
 토스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토스쪽으로부터 받은 문자
ⓒ 류승연
카드가 담긴 봉투를 열어보니 카드 한 장과 스티커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그 흔한 카드 약관이나 사용 설명서도 없었다. 직관적으로 카드 디자인은 심플했다. 탁한 은색이라는 것 이외에 디자인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대신 다양한 모양의 스티커가 있어, 스스로 카드를 꾸밀 수 있게 했다. 카드 DIY(Do it yourself,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가 가능한 셈이다. 토스 어플리케이션(아래 어플)으로 들어가 토스 머니에 2만원을 충전했다. 토스 머니가 통장과 연결돼 있는 덕에 쉽게 돈을 넣을 수 있었지만, 토스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토스 머니에 미리 돈을 넣어두어야 한다는 시스템 자체가 번거롭기는 했다. 이후 1만 3000원과 4600원, 두 번 결제를 마쳤다. 그때마다 토스로부터 문자 메시지도 왔다. '결제는 완료되었지만 캐시백은 다음 기회에'라는 내용이었다.

2만원 넣고, 다시 5만원 넣고... 난 이렇게 토스카드의 호구가 됐다

3분의 1 확률로 이벤트에 당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왠지 카드를 쓸수록 당첨 확률도 높아질 것만 같았다. 당첨 실패가 이어질수록, 최소 몇 만원 단위의 돈을 결제할 때만 토스카드를 이용하게 됐다. 이왕이면 큰 금액을 쓸 때 이벤트에 당첨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스 머니에 5만원을 더 넣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적은 금액을 결제하지 않게 되면서 토스 카드로 손을 뻗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후 3번의 결제를 더 했지만 이벤트에 당첨되지는 못했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17일 25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결제했을 때, '하필이면' 당첨이 됐다. 6번째 토스 카드를 썼을 때였다. 250원이 적립되었다는 축하 문자 메시지가 왔다.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미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당첨금을 받아볼 생각에 토스 어플로 들어갔다. 
 
 토스 카드 체험기
 250원의 당첨금을 받기 위해선 다음달 10일까지 기다려야 했다. 단, SNS를 통해 친구에게 당첨 사실을 공유하면 즉시 당첨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
ⓒ 류승연
 
그제야 알게 됐다. 당첨금은 즉시 받을 수도 없었다. 토스 어플 윗면에는 '4월 캐시백의 지급일은 5월 10일'이라는 알림창이 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즉시 받기'라고 표시된 파란 버튼도 있었다. 버튼을 클릭해보니 친구들에게 해당 이벤트를 공유하는 조건으로 캐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지인에게 '250원 당첨' 사실을 공유했다. 지인으로부터 시덥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이후 토스카드를 몇 번 더 사용해 횟수 10번을 채웠으나 당첨의 행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토스카드는 10% 캐시백 중!'. 토스는 이렇게 카드를 선전하고 있었지만 체감상 당첨은 쉽지 않았다. 물론 운이 매우 좋지 않은 탓이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캐시백을 기대하고 카드를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캐시백 이벤트에는 아쉬움이 남았으나 토스 카드는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토스 카드의 '서브' 혜택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돈을 인출할 때, 이 카드를 사용하면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은행 영업시간이 아닐 때 ATM기를 이용하기 위해 건당 1200원-13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것만으로 꽤 쏠쏠한 혜택처럼 느껴졌다. 결국 토스 카드는 '편의점 인출용'으로 지갑 속에 살아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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