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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유은혜 후보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인사하는 유은혜 후보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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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야당과 보수언론이 합세하여 총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에 그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리 전제해둬야 할 게 있다. 유 후보자와 일면식도 없으려니와 그를 두둔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외려 그보다 더 훌륭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분들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저 현직 교사로서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면면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많을 뿐이다.

그들이 지목하는 결격 사유 중엔 그다지 눈에 띄는 게 없다. 비리 복마전인 장관들을 하도 많이 봐서 둔감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과거 보수정권 시절이라면 국민청원은커녕 언론에 거론조차 되지 않았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다. 다분히 주관적인 '인상비평'이거나 청문회를 통해 해명되어야 할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과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은 이현령비현령식의 '몽니'에 가깝다. 재선의 국회의원으로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과 간사로 줄곧 일했는데,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꼬집는 건 난센스다. 그런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 전문가'는, 단언컨대 없다.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사유에는 별도의 성찰과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번역'이 필요할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편이 아니라는 뜻이다. 남과 북이 단일팀을 꾸리고 북미 정상이 만나는 시대에, 이념이라는 낡은 잣대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꼴이라 그저 보기 딱할 뿐이다.

전교조와 한통속이라 '교실의 정치화'를 부추길 거라는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교육감을 대거 당선시킨 국민의 뜻을 대놓고 무시하는 행태다. 엄혹했던 80년대 학생운동과 위장 취업 경력을 문제 삼으며, 차라리 고용노동부 장관이 더 어울릴 거라는 조롱 앞에서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해명이 필요한 의혹 3가지
 
유은혜 사진 캡쳐해 들고나온 곽상도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2016년 교문위 문체부 산하기관 국정감사 당시 사진을 캡쳐해 들어보이며 부적격 장관 발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유은혜 사진 캡쳐해 들고나온 곽상도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2016년 교문위 문체부 산하기관 국정감사 당시 사진을 캡쳐해 들어보이며 부적격 장관 발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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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건, 해명이 필요한 의혹 세 가지다. 후보자의 아들이 십자인대 파열을 이유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된 사실과, 국회 피감기관 소유의 건물 내에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는 이른바 '갑질' 의혹이 그것이다. 아울러 딸의 초등학교 입학 당시의 위장전입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세 가지 모두 후보자의 분명한 해명이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자면 청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몽니'에 가까운 사유와 검증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는 건 가혹할뿐더러 성급한 요구다. 또한, 우리 국민들에겐 여야 청문위원들의 송곳 질문과 후보자의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다.

백 보 양보해도, 유 후보자를 향한 여론의 질타는 지금까지의 여느 사례와 비교하면 지나친 구석이 있다. 역대 최초의 여성 부총리이자 최연소 후보자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기는커녕 의혹이 야당과 보수언론을 통해 자꾸만 부풀려지는 느낌이다. 흡사 최근 우리 교육의 난맥상으로 인해 '덤터기'를 쓰고 있는 형국이다.

보수언론에서는 연일 '싸늘한 여론' 운운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의 생각은 결이 달랐다. 삼삼오오 모여 그의 의정활동과 과거 경력 등을 따져보면서 교육개혁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재보는 듯하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다들 '싸늘한 여론'은 야당과 보수언론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의 자질과 역량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당장 지지부진한 교육개혁이 못마땅한 나머지 그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개혁에 대한 실망감이 후보자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얼마 전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후유증이 무엇보다 컸다. 교육개혁의 첫 단추로 기대를 모았지만, 되레 대통령 교육 공약의 파기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내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고, 결국 교육부 장관의 경질로 귀결되었다. 애초 신임 장관 후보자가 환영받을 수 없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주지하다시피, '국가교육회의'와 '공론화'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내걸고도, 찬반 여론에 따라 고작 정시와 수시의 비율을 '밀당'하는 정도로 봉합됐다. 허무한 결론으로 마무리되자 일부에선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선언까지 터져 나왔다. 특단의 대책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교육개혁의 방향마저 길을 잃어버린 모양새가 됐다.

애초 대학입시를 교육적 관점이 아닌, '흥정'의 대상으로 본 게 패착이었다. 온존한 학벌구조 속에 대학입시는 우리 사회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쟁터다. 해마다 수험생 당사자는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 친인척이 총동원되어 입시설명회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학입시를 여론에 맡겨버렸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고, 대학입시 방식도 예외일 순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수능이냐 학종이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정성과 교육적 가치 논쟁을 잠재우기는커녕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다양한 의견을 묻는 것까지는 좋은데,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공교육, 온존한 학벌구조 때문에 퇴행하지 않기를

김상곤 현 교육부 장관에 대한 '애증'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김상곤이 누구인가. 전국에서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교육을 오랫동안 책임졌던 교육감으로서, 모든 국민들에게 '혁신교육'의 아이콘으로 뚜렷이 각인되어 있다.

그의 이력은 눈부시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주도했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등을 이끌며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빛나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열정과 역량을 남김없이 쏟아 부은 곳이 교육 분야였고, 촛불 혁명으로 등장한 현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그보다 적임자는 있을 수 없었다.

그랬던 김상곤이 채 2년도 못 채우고 쫓겨났다. 그의 경질은 우리 사회에서 교육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곧, 아무리 유능한 이가 장관이 된다 해도 참담한 우리 교육 현실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김상곤이라는 이름 석 자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는 이야기다. 몇몇 동료교사들은 이젠 교육개혁이라는 '치기어린 욕심'을 내려놓을 때라는 절망감을 공공연하게 입에 담고 있다. 시험지 유출에다 학생부 조작, 제자 성폭행 파문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학교 내 비리를 엄단하는 것조차 힘에 부쳐하는 상황에서 언감생심이라며, 이렇게 반문했다.

"천하의 김상곤도 현실 앞에서 무릎 꿇었는데, 한낱 유은혜 정도가 해낼 수 있겠어요?"

요컨대, 유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한다 해도 온통 지뢰밭인 현실과 마주해야만 한다. 부디 전임자가 걸었던 길을 반면교사 삼아 교육개혁에 밑돌을 놓은 젊고 유능한 장관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조금 솔직해지자면, 공교육이 온존한 학벌구조에 휘둘려 퇴행하지 않도록 막아내기만 해도 충분히 몫을 다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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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