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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키르는 유목 생활을 했던만큼 고기와 유제품이 들어간 전통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 이한기
바시키르의 식사에는 대개 빵과 잼, 꿀이 등장한다. 그리고 과즙 음료와 전통 발효주 쿠미스 등을 곁들인다. ⓒ 이한기
바시키르의 국민 과자인 '착착(ЧАК ЧАК)'. 겉이 벌꿀로 감싸져있어 쌓아두고 하나씩 떼어먹기 편하다. ⓒ 이한기
러시아 중서부에 위치한 자치공화국 바시키르의 음식은 '러시아'와 '유목민'의 특징이 함께 녹아있다. 또한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영향도 받았다. 유목 생활을 했던 만큼 고기와 유제품이 들어간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밀가루 반죽을 기본으로 하는 빵과 과자류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고기의 주재료는 대개 말고기와 양고기다. 여기에 국물이 있는 다양한 수프를 곁들이며, 과즙과 꿀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

바시키르의 전통 축제인 '사반투이(Sabantuy)' 현장에 갔을 때 이 곳 사람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전통 음식을 대접했다. 이동식 전통가옥인 유르타 안에 차려진 다양한 음식들은 조금 낯설었다. 그러나 비위가 아주 약한 편이 아니라면 적응하기 힘든 음식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음식은 친숙한 듯 낯선, 낯설면서 친숙한 묘한 맛의 경계선에 걸쳐 있었다. 축제·행사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는 반드시 양고기를 대접한다며 권해서 먹어봤더니 국물이 있는 갈비찜인데 재료가 양고기인 그런 식이다.

바시키르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맛 본 이곳 음식은 '쿠미스(Кумыс)'였다. 쿠미스는 말젖이나 양젖으로 빚은 전통 발효주다. 빈 통에 갓 짠 말젖과 발효종을 넣고 1시간 동안 저어준다. 긴 막대로 피스톤 운동을 하면 아래 달린 원형 판자가 액체를 뒤섞어준다. 그 뒤로는 한두 시간 단위로 하루종일 저은 뒤 그대로 놔둔다.

담근 지 이틀째 되면 알코올 도수 4~6도 술로 변하는데, 이때가 가장 맛있단다. 3일째 되면 쿠미스는 완성되는데, 이때 도수는 10도 가량으로 전날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색깔은 콩물과 비슷하고, 맛은 요쿠르트에 술을 탄 듯하다. 시중에서도 쿠미스를 사서 마실 수 있다. 옅은 빛깔의 '메다보까'라는 또다른 술은 맑은 동동주 느낌인데, 꿀을 섞어서 단맛이 난다.

바시키르 전통 음식인 '박딜라시'는 버터를 섞은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를 다져 넣고 구운 음식이다. 겉은 바삭한 과자 같고, 그 속에는 고기만두 소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취향에 따라 꿀을 발라먹는다. ⓒ 이한기
바시키르 전통 음식인 '박딜라시'는 버터를 섞은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를 다져 넣고 구운 음식이다. 겉은 바삭한 과자 같고, 그 속에는 고기만두 소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취향에 따라 꿀을 발라먹는다. ⓒ 이한기
말고기로 만든 소시지 '카지(Казы)'와 순대 '말례'도 즐겨 먹는다. ⓒ 이한기
러시아 전통 꼬치구이 '샤슬릭'. ⓒ 이한기
'쿠미스(Кумыс)'는 말젖이나 양젖으로 빚은 전통 발효주다. 발효한 지 이틀쯤 지나면 마실 수 있다. 도수는 4~6도 가량. ⓒ 이한기
바시키르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은 '비시바르마크(Бишбармак)'다. 투르쿠어로 '다섯 손가락'이라는 뜻이다. 유목 생활을 하면서 포크 등 식사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삶은 양고기나 말고기를 먹기 좋게 자른 뒤 면과 함께 섞어서 내놓는 음식이다. 이때 고기는 뼈에 붙어 있는 채 내놓는다. 고명으로 파와 양파를 그 위에 뿌리고, 요거트 같은 발효유인 '쿠루트(Курут)'를 곁들여 먹는다. 쿠루트는 수프에도 섞어 먹는데 지방을 분해해주기 때문에 고기 음식와 찰떡궁합이다.

헝가리의 전통 요리로 고기와 야채로 만든 스튜 '굴라시(goulash)'처럼, 러시아에도 야채 육수 베이스의 다양한 수프를 즐겨 먹는다. 대표적인 음식이 '보르쉬(borscht)'인데, 비트(beet) 뿌리를 넣고 끓여 붉은색을 띠는 우크라이나식 수프다. 주로 비트와 고기, 다양한 야채의 조합으로 이뤄지지만, 온도나 묽기 등은 각양각색이다. 우크라이나식 보르쉬의 종류는 요리사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정된 요리법은 없다. 19세기 중후반 러시아 지역의 음식들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때 보르쉬도 한몫 거들었다. 지금은 러시아 전역에서 즐겨 먹는데, 주로 식사 초반에 에피타이저로 등장한다.

러시아에서 즐겨먹 '보르쉬(borscht)'는 비트(beet) 뿌리를 넣고 끓여 붉은색을 띠는 우크라이나식 수프다. ⓒ 이한기
수프나 샐러드에는 자주 '회향(Fennel) 풀'은 생선의 비린내나 고기의 느끼함과 누린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단다. 서구인들도 즐기는 대표젹인 허브인 회향은 고수같은 역할을 한다. ⓒ 이한기
수프나 샐러드에는 자주 '회향(Fennel) 풀'은 생선의 비린내나 고기의 느끼함과 누린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단다. 서구인들도 즐기는 대표젹인 허브인 회향은 고수같은 역할을 한다. ⓒ 이한기
수프나 샐러드에는 자주 '회향(Fennel) 풀'은 생선의 비린내나 고기의 느끼함과 누린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단다. 서구인들도 즐기는 대표젹인 허브인 회향은 고수같은 역할을 한다. ⓒ 이한기
바시키르의 전통 축제인 '사반투이(Sabantuy)' 현장에 갔을 때 이 곳 사람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전통 음식을 대접했다. ⓒ 이한기
수프나 샐러드에는 자주 '회향(Fennel) 풀'이 등장한다. 서구인들도 즐기는 대표젹인 허브인 회향은 고수같은 역할을 한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데, 그리스 신화에 프로메테우스가 신에게 불을 훔칠 때 속이 빈 회향의 줄기에 숨겨서 인간에게 가져다주었다는 내용이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숙면에 좋을 뿐만 아니라 식욕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되게 하는 의학적 효능이 있다. '다이어트 허브'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생선의 비린내나 고기의 느끼함과 누린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단다.

지난 6월초, 머물던 호텔에서 맛봤던 또다른 바시키르 전통 음식은 '박딜라시'다. 버터를 섞은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를 다져 넣고 구운 음식이다. 겉은 바삭한 과자 같고, 그 속에는 고기만두 소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조리법으로 안에 시금치를 넣어 구은 음식은 '샤벌'이다. 대부분의 식사 때는 빵과 잼, 꿀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꿀이 특산품이자 즐겨먹는 소스인 셈이다. 박딜라시에도 꿀을 발라먹는다. 이밖에도 말고기로 만든 소시지 '카지(Казы)'와 순대 '말례', 러시아 전통 꼬치구이 '샤슬릭', 밀가루·버터·소금이 주재료인 국민 과자 '착착(ЧАК ЧАК)'도 언제든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음식이다.

※ 취재 지원|바시코르토스탄 관광청
※ 참고 자료|<러시아의 민족 - 북서부 & 볼가 우랄 편>

바시키르는 유목 생활을 했던만큼 고기와 유제품이 들어간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 이한기
태그:#바시키르, #사시키리야, #바시코르토스탄, #비시바르마크, #보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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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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