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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월 13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월 13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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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와 한반도가 철 지난 줄 알았던 미사일 군비경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 미사일 개발 시도로 동북아 미사일 구도에 파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시도해왔다. 물론 북한은 초기에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내세워서 위성을 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미사일 강국이라 선포할 형국이다.

2017년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동북아에서 미사일 군비경쟁의 시동을 걸었다. 1월 1일 신년사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마감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한마디에 세계는 긴장했다. 첫 반응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했다. 그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It won't happen)고 일축했다.

북한은 트럼프의 반응을 자신들이 던진 미끼를 문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이후 작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최고지도부가 결심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발사할 수 있다"는 발언을 쏟아내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를 발사대에 실었다는 정보를 흘리기도 했다. 트럼프 취임을 전후로 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난무했다.

북한이 시동을 걸고, 중국과 미국이 뛰어들고

하지만 정작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중국과 미국이 발사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즈음해서 지난달 20일에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MIRV)인 둥펑(東風)-5C를 시험 발사했다. 산시(山西)성 위성 발사기지에서 서부사막 쪽으로 발사했다. 둥펑-5C는 핵탄두를 10개 장착할 수 있으므로 사드 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체계다. 중국이 둥펑-5C를 발사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경전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응수해서 미국은 지난 8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약 6800km를 비행해서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린 환초 목표지점을 타격했다. 사정거리가 1만2000㎞이므로 발사 후 약 30분 뒤 중국과 북한에 도달할 수 있다. 미 공군은 미니트맨 발사는 ▲ 미사일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측정 ▲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 억제를 위한 정보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오래 전부터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꼽힌 이란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29일 이란은 중거리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란의 중거리탄도 미사일이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과 동일한 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도 동북아 미사일 경쟁의 부산물이라는 주장이다.

둥펑-5C와 미니트맨3 발사는 미중의 미사일 경쟁이 핵탄두의 정밀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미중의 미사일 경쟁은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망(MD)을 가지고 상대국의 반격능력을 억제하는 시도와 이를 무력화하려는 상대국의 경쟁이다.

은밀성과 기습능력을 강화한 '북극성–2형'

이와 같이 미국과 중국이 미사일의 전략적 경쟁을 시작하고 있는 판에 북한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든지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북한의 엄포(bluffing)였다. 이런 엄포가 먹혀 들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은 난데없는 '북극성 –2형'이라는 신형 미사일 발사실험을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감행했다.

북한의 '북극성-2형' 시험발사 성공 기사와 화면을 보면 '북극성-2형'은 발사장치에서 ▲ 고체연료 ▲ 콜드 론칭 ▲ 이동식 발사차량 ▲ ICBM 엔진 이용 등의 특징을 보였다. 비행과정에서는 ▲ 요격 회피 비행이 두드러졌다.

북한은 이번에 지상발사 미사일에서 처음으로 고체연료 사용실험을 성공했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효율성은 낮지만 신속하게 연료를 장착할 수 있다. 고체형은 발사준비 시간이 필요 없는 것이다.

'북극성-2형'은 콜드 론칭(Cold launching) 방식의 발사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은밀성과 기습성을 높이게 됐다. 북한이 냉 발사체계라고 말하는 콜드 론칭은 발사대에서 발사 후 10m 위에서 점화하여 비행하는 방식이다. 발사대에서 바로 점화되면서 발사하는 핫 론칭에 비해서 발사대 기술이 단순하다. 소련이 주로 개발한 방식이다. 화염이 발사대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은폐하기도 쉽고 발사대가 차지하는 공간도 적다. 또 발사대에도 피해를 주지 않으므로 발사대를 재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콜드 론칭은 북한이 지난해 8월에 성공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그래서 북극성 2형은 '지상판 SLBM'이라고 할 수 있다. 론칭 방식뿐만 아니라 은밀성과 기습능력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동식 발사차량을 이용한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고정식 발사대를 세우면 미국의 정보위성에 사전에 노출된다.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발사하면 노출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또한, 이동식 발사대가 트럭과 같은 바퀴형에서 탱크와 같은 무한궤도형으로 바뀌었다. 바퀴보다 무한궤도가 계곡이나 산악지대 이용이 손쉽다.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어디서든지 발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동식 발사대는 발사 준비 시간도 짧다. 이번에 북한 <중앙통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미사일 발사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은 3~4분 정도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신형 ICBM 대출력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극성-2형이 ICBM 개발을 가속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 엔진을 성능 개선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극성-2형은 2단 중거리 로켓인데 3단으로 만들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북극성 2형 미사일은 비행과정에서 90도로 수차례 진행 방향을 꺾었다. 사드 미사일에 의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처럼 태평양 지역 미군에 대한 정밀공격능력과 사드 회피 능력을 가지고 미사일 경쟁 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골방에 내던져진 2.13 합의

북한은 1998년에 광명성 1호라는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미국도 실패한 인공위성이라고 파악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대포동 1호라는 미사일로 통용되었다. 그 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했다. 2012년 4월에는 김일성 100주기를 맞이해서 해외언론을 초청했다. 인공위성 발사 성공 장면을 보여주어 강성대국을 과시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2012년 12월에 북한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UN 결의는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체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규탄했다.

얼마 전까지 북한 미사일을 둘러싼 대립구도는 불분명했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했고, 국제사회는 미사일 기술로 단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6년 이후 북한은 드러내놓고 미사일 발사를 실험했다. 미사일 엔진 기술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공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시위해온 것이다. 2016년 6월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8월에는 잠수함발사미사일 실험발사를 성공했다. 그리고 2017년 2월에 새로운 형태의 북극성 2형을 발사했다. 2.13 합의 10주년을 할 앞둔 2월 12일 아침이었다.

2.13 합의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원칙적인 합의인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세부합의다. 2.13 합의에서 북한 핵은 동결-불능화-폐기의 3단계에 걸쳐서 폐기하도록 되어 있다.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핵해결의 원칙이 지금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2.13 합의는 지금 당장 북핵해결을 위해서 동결부터 해야 한다는 미국 조야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실성 있는 합의이다. 다시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면 2.13 합의부터 검토해야 할 정도로 지금도 유효하다.

북한의 신형미사일 북극성-2형 발사는 2.13 합의라는 북핵폐기 프로세스를 골방으로 다시 던져버렸다. 그뿐만 아니다. 북극성-2 발사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가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미사일 경쟁 사이에서 북한도 한 명의 선수로서 미사일 경쟁판에 뛰어들었다. 북핵 폐기와 북한 미사일 위협 감소는 그만큼 복잡해지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더욱더 긴장이 고조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 양국은 오는 3월에 시작하는 키 리졸브 독수리(KR/FE)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사상 최대규모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4월에는 대규모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실시하여 북한에 대한 응징보복 의지를 과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면 조기 대선은 냉전적인 대결 분위기에서 치러지게 되는 셈이다.

어느새 냉전 시대처럼 군사적 긴장이 끝이 안 보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북한의 군사 능력과 위협은 더욱 강화되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미중의 전략적 미사일 대결과 맞물려서 진행되고 있다. 주변국은 트럼프, 시진핑, 푸틴, 김정은, 아베 등 이른바 스트롱맨(strong man)들의 전성시대다. 안전보장과 평화를 위한 쉽고 빠른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스트롱맨들을 상대할 한국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희망이다. 역대급 군사대결 속에서 치러질 대선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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