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7년 1월 20일(현지시각)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취임했다. 하지만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라고 보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미국 국민들의 '트럼프 반대' 목소리는 크다. 한국에서도 흥행을 거둔 영화 <헐크>나 <어벤저스>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마크 버팔로는 트럼프 당선 전날 동료 연예인들, 시민들과 워싱턴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를 펼쳤고, 이러한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왜 트럼프에 대한 반대여론은 이렇게까지 심한 것일까? 이를 잘 설명해주는 한 행진이 대한민국 서울에서도 진행되었다. 지난 토요일 오후 2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열린 '세계 여성 공동행진'이다. 이곳은 작년 5월 17일 새벽 근처 한 빌딩 화장실에서 '여성 혐오'로 인해 희생된 한 여성을 추모하고, 생존자들의 아픔을 공유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이곳에 지난 토요일에는 '여성 혐오'를 넘어 '인종 차별'과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미국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하고, 여성의 인권을 지켜주자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국 워싱턴을 주축으로 세계 각지에서 최대 100만명이 참여하는 공동행동으로, 주최측에선 여성 인권을 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고 알리고 있다.
▲ 세계 여성 공동행진 미국 워싱턴을 주축으로 세계 각지에서 최대 100만명이 참여하는 공동행동으로, 주최측에선 여성 인권을 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고 알리고 있다.
ⓒ Women's March on Seoul

관련사진보기


'세계 여성 공동행진' 주최로 열린 이번 행진은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는 포스터를 손에 든 400여명의 사람들이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를 가득 메우자 주최 측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와 행진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세계여성 공동행진 지침 첫 번째>

1.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비판하기 위해 행진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2.누구에게든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3.재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습니다.
4.존중, 정직, 투명성, 책임의 가치를 수호합니다.
5.무기, 알코올, 약물로 간주될 것은 소지하지 않습니다.
6.우리는 서로를 위해 이 규약들을 반드시 준수합니다.


주최 측에서 행진 참가자들이 행진간 꼭 지켜야 할 수칙들을 낭독하자 참가자들은 그 일대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행진을 진행해 나갔다.

지난 21일 오후 2시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진행된 '세계여성 공동행진' 에서 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최측에서 참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여성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임을 믿습니다. 자유와 평등, 존중이라는 인간의 권리가 결코 모두에게는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서 체험합니다. 작년에 우리는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로서의 '강남역 살인사건'을 대하는 우리 정부, 사회의 둔감함을 목격했고, 분노했고, 얘기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인권과 정의를 위한 투쟁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폭력은 증오와 공포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며 우리가 원하고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위해 오늘 우리는 집단적인 비폭력 행동으로 함께 걸으며 외칠 것입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진행된 '세계여성 공동행진' 에서 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최측에서 참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여성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임을 믿습니다. 자유와 평등, 존중이라는 인간의 권리가 결코 모두에게는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서 체험합니다. 작년에 우리는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로서의 '강남역 살인사건'을 대하는 우리 정부, 사회의 둔감함을 목격했고, 분노했고, 얘기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인권과 정의를 위한 투쟁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폭력은 증오와 공포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며 우리가 원하고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위해 오늘 우리는 집단적인 비폭력 행동으로 함께 걸으며 외칠 것입니다."
ⓒ 정대망

관련사진보기


실제로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전에 '스타는 여성의 성기를 잡아챌 수 있다(Grab them bythe pussy)'는 발언을 했고, 이번 행진은 이런 트럼프의 폭력적인 발언과 대비되듯 여성인권을 알리는 것은 물론, 완벽한 비폭력 운동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를 처음 주최한 ' Women's March'에 따르면 이번 '여성 공동행진'은 전세계 57개국에서 50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한다.

<세계여성 공동행진 지침 두 번째>

"인종, 민족, 종교, 이민자 신분, 성정체성, 젠더 표현, 경제적 지위, 나이 혹은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여성의 권리는 인권입니다.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동안의 차별적이고 무례한 언사에 저항하며 계획된 워싱턴의 여성 행진은 새 정부의 출범 첫날 이와 같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낼 것입니다.

이 행진 소식에 미 전역, 나아가 세계 각지에서 연대 의사를 밝혔고 이는 곧 37개에 달하는 자매 행진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작년 5월 17일 우리를 분노로 소리치게 했던 강남역에서 세계여성 공동행진에 참여합니다.

우리는 여성의 권리가 곧 인권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폭력에 저항하고 다양성을 수고하는 워싱턴의 원칙에 동의하며, 바로 이곳에서 인권과 정의를 위한 투쟁을 다시 한번 선언합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진행된 '세계여성 공동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목소리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는 순간은 언제가 될 것인가. 영하의 날씨에도 거리에 나와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따뜻한 희망이 있는 것일까.
 지난 21일 오후 2시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진행된 '세계여성 공동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목소리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는 순간은 언제가 될 것인가. 영하의 날씨에도 거리에 나와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따뜻한 희망이 있는 것일까.
ⓒ 정대망

관련사진보기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번 세계여성 공동행진의 지침을 아침 저녁으로 귀에다 대고 읽어주고 싶다. 미국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말이다.(읽어줘도 어쩔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면 미국 제43, 44대 오바마 대통령의 "YES, WE CAN" 메세지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태그:#여성, #여성혐오, #트럼프, #미국대통령, #트럼프반대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미래학을 기반으로 한 미래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읽고 씁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