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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제금융 사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그리스 구제금융 사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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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고 새 구제 금융을 제안했으나 거부 당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성명을 통해 "유럽안정화기구(ESM)에 앞으로 2년간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성명을 예룬 데이셀블룸 ESM 대표 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에 보내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고위 임원들과 막판 협상을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날 자정 종료되는 2차 구제 금융 프로그램을 단기간 연장해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새로운 조건이 담겨 사실상 3차 구제 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30일 만기되는 국제통화기금 채무 16억 유로를 갚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IMF가 그리스의 3차 구제 금융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로그룹 긴급 전화 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유로그룹은 일단 그리스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뜻을 모았고, 하루 뒤 다시 추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구제 금융 프로그램 연장이나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7월 5일 그리스 국민투표가 시행되기 전까지 새 구제 금융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뜻을 보였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도 성명을 내고 지난 2012년 2월부터 시작된 그리스의 2차 구제 금융이 이날 자정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그리스는 EFSF의 분할 지원금 18억 유로와 은행의 자본 확충 지원금 109억 유로를 받지 못하게 됐다.

IMF는 민간 채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스는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된다. 다만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기술적 디폴트로 불리게 된다.

그리스, 왜 '기술적 디폴트'인가

이로써 그리스는 서방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IMF에 체납한 불명예를 남겼다. IMF 출범 이후 IMF 채무를 갚지 못한 국가는 수단, 짐바브웨 등 대부분 아프리카 최빈국들이다.

지난 27일 그리스는 IMF가 구제 금융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연금 축소, 공무원 임금 삭감 등 강력한 긴축 정책을 거부하며 국가 부도의 위기에 몰렸다. 시민이 예금을 빼가는 뱅크런 사태까지 우려되자 은행 영업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IMF의 신자유주의식 요구가 그리스의 존엄성을 모욕한다고 비난하며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 불리는 국제 채권단의 요구를 오는 7월 5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스의 국가 부도가 현실화되자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CCC-로 낮췄고, 피치도 그리스 주요 은행들의 신용 등급을 내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사태는 유럽의 경제 성장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세계 경제의 팽창을 꺾을 것"이라며 "미국에도 무역 감소 같은 파급 효과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태그:#그리스, #구제금융, #알렉시스 치프라스,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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