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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혁신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2014오마이포럼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혁신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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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 2014오마이포럼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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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서너 명이 모여 혁신학교를 준비하는데, 주변에서 '그건 말도 안 돼, 그런 학교는 불가능해'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계속 공부하면서 서로를 위로하는데, 아이가 1학년을 다니더니 '엄마 나 학교가 너무 좋아 너무 행복해!' 비명을 지르더라고요. 그러더니 학년말 겨울방학 때 제게 그랬어요. '엄마, 나 이런 훌륭한 학교 다니게 해줘서 고마워'라고."

이야기를 듣던 청중들에게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포럼-교실이 행복해야 사회도 행복하다'에는 8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머리가 희끗한 60대 후반 남성부터 갓 100일이 지난 젖먹이를 품에 안은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대 시민들은 토론자들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공감을 표했다.

올해 10회를 맞은 오마이포럼에서는 최근 '혁신학교'로 나타나는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와 남한산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안순억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1부를 맡고, 혁신학교의 교사·학생·학부모 등 직접 변화를 체험해본 학교 주체들의 '솔직토크'가 2부를 구성했다.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학생의 54% 가량이 수업시간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이 처한 현실이다(2011년 미디어리서치). 세계 최고의 학업스트레스와 중·고교생 5명 중 1명이 자살을 고려하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즐거워서 비명을 지르는, 부모와 교사 모두가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꿈같은 학교'는 과연 가능할까?

토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혁신학교를 직접 일궈본 안순억 장학사와 현재 혁신학교를 다니고 있는 고등학생 두 명, 자녀를 보낸 학부모 등은 오마이포럼을 통해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교사가 학생을 신뢰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물론 학생들에게 열정을 가진 '교사들의 자발성'이 필수적이었다.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성진 교사(강원도 고성 이야진초), 김현주 교사(의정부시 의정부여중), 김현주 교육과정 부장교사(용인 흥덕고)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혁신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성진 교사(강원도 고성 이야진초), 김현주 교사(의정부시 의정부여중), 김현주 교육과정 부장교사(용인 흥덕고)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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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남의 텃밭 토마토 따버린 아이들...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먼저"

이날 포럼 2부에서는 특히 3~5년 차 혁신학교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세 명이 차례로 돌아가며 실제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도록" 하되, "교사와 학생이 함께 즐거운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강원도 고성 아야진 초등학교에서는 올해 학생들이 직접 누에와 닭을 기르고, '도시문화체험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스스로 체험학습 장소를 선정했다. 아야진초의 박성진 교사는 "매주 회의를 할 때마다 아이 한 명과 한 시간씩 이야기를 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아이가 변하는 게 눈에 보인다"라며 "다른 교사들도 이런 변화를 함께 느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 여자중학교에서는 혁신학교 첫해 '생태교육'을 목표로 토마토를 심어 길렀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평가를 의식한 아이들이 자기 조 텃밭에만 물을 주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남의 토마토가 익을 때가 되자 밤새 몰래 따버린 것. 김현주 교사는 "이걸 왜 배우는지에 대한 '철학'이 없이, 그저 체험으로만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어 교사들끼리 반성했다"라면서 "가치와 철학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혁신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2014오마이포럼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혁신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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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발제가 끝난 후에는 자녀를 혁신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와,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간의 '솔직토크'가 진행됐다. 여기에는 엄마들이 직접 혁신학교를 이뤄낸 경우도 소개됐다. "혁신학교가 뭔지도 몰랐지만 내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했다"라는 박미경씨는 부천에서 직접 동네 주민 3~4명과 함께 혁신학교에 대해 2년여간 공부했고, 결국은 폐교 직전의 학교를 혁신학교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씨는 "현재 혁신학교에 3년째 아이를 보내고 있는데, 보통 혁신학교 첫 학기 열성적인 어머니들의 요구로 인해 교사들이 굉장히 힘들어한다"라면서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으니 믿고 기다려주자, 그러다 보면 아이마다 색깔을 찾을 수 있는 공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혁신학교가 완벽하고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청중들은 생태교육과 인성교육이 어우러지는 혁신학교의 기본 원칙에 공감하면서도, 혹시 단점이나 부작용은 없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경기 광주시 남한산초등학교를 졸업한 이정(23)씨는 "교사와 학생이 좀 더 벽을 허물고 만날 수 있었으면, 또 학년 별로 섞여서 수업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 흥덕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최재임 학생(18)은 "제 친구가 주변의 혁신학교에 다니면서 저와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받는데, 학교 분위기는 다른 것 같다"라며 "뭐가 다른지 봤더니 우리 학교는 선생님들께서 자원을 해서 오는데 그 학교는 아닌 것 같더라, 열정이 없는 선생님들이 많아 보였다"라고 전했다. '자발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었다.

"학생들이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라고요? 이미 피어있는 꽃입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이에 앞서 UN 행복지수 1위로 뽑힌 덴마크 방문기를 소개했다. 오 대표는 "덴마크에서는 교장과 교사, 학부모와 학생 등 그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더라"며 "교육비와 의료비·기본소득 등을 국가가 안정적으로 보장해주니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함께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순억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우리나라의 공교육 혁신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안순억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우리나라의 공교육 혁신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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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억 장학사도 "우리가 행복을 얘기하는 건 결국 지독하게 불행한 교육 현실의 반증"이라면서, "이번에 13명의 진보교육감이 선출된 것도 '더 이상 이렇게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겠지만 일단 교사들을 신뢰하고 맡겨 달라, 조급함을 견디고 긴 호흡으로 서로를 믿으며 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마이포럼은 네 시간 가량의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토론 말미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고 하지만, 사회가 행복해야 교실도 행복한 것 아닌가"라는 한 혁신학교 졸업생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남한산초등학교 졸업생 이정(23)씨는 "(아이들을) '흔들리며 피는 꽃'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라 이미 학생들은 모두 '피어있는 꽃'이라는 것, 결국 학생 자신이 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 2014오마이포럼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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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혁신학교, #오마이포럼, #오연호 대표, #공교육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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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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