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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란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것
혁명은 새로운 삶의 변화로
새로운 삶은 보듬어 안는 정성으로 - 무위당 장일순

 흰국화와 정비 도구로 장식했다.
▲ 분향소 앞 흰국화와 정비 도구로 장식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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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영등포산업선교회 주관으로 쌍용차 사망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16번 째 추모기도회가 열렸다.

손은정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는 "'정리해고'라는 이름으로 실직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며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손을 잡아주지 않은 것은 죄악이다, 이제 해고노동자들의 '자살'을 사회적 죽음으로 인식해야 한다, 움켜쥔 손을 펴고 함께 손을 마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상주가 되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1일 상주들 청년들이 상주가 되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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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을 앞두고 있는 해고노동자라고 밝힌 신영창씨는 "대한문 분향소로 조문을 오기 전날 다른 곳으로 조문을 다녀왔다, 상가에 가면 슬픔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침묵을 하게 된다"며 "그러나 어떻게 슬픔을 나누고 '죽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할 것인가는 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신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맺을 권리를 돈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해고노동자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권리를 주장 할 수 없게 권리를 박탈당한다는 의미"라며 "권리를 박탈당하면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학살인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국가가 함께 책임을 지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돈으로 권리를 사는 세상을 바꿔내야  문제가 해결 된다, 일터로 돌아가더라도 돈으로 권리를 사는 세상을 바꿔내기 위해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1일 상주를 담당한 전장훈(사노위)씨는 "우리는 22번째 죽음을 맞은 고 이아무개씨를 숫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기억해야 한다"며 "이씨는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한 성실한 노동자였다, 정리해고라는 사회적 살인에 맞서 열심히 싸웠던 노동자였으며 경찰의 불의에 맞서 싸운 용기 있는 노동자고 우리 사회가 지켜주지 못한 노동자였다"고 말했다.

춤사위가 절절하다
▲ 영혼을 위로하는 춤 춤사위가 절절하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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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이제 살아남은 우리가 저항하고 연대해 세상을 바꿔내고 남은 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복직이 노동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쌍용자동차가 매각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기술을 빼먹으면 또 다시 매각되고 인수조건으로 구조조정을 통한 정리해고가 도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씨는 "노동자들이 공동 투자를 통해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4차 쌍용차 포위의 날에 기억해야 할 노동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살아있는 노동자의 연대로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분향소가 차려진 16일 동안 경찰은 기자회견을 위한 플래카드 부착,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22명의 죽음과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는 표지물만 보면 침탈과 연행을 일삼았다.

경찰의 침탈과 감시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시민들의 연대는 강고해졌다. 학생들이 문화제와 기도회를 주관하기도 하고 1일 상주가 되어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기도 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시민들은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기 시작했고 다함께 비를 맞지 않는 세상을 만들 씨앗을 심고 있다.

평택에서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인 4월 21일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강풍이 분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이 두려우랴.  함께 비를 맞을 동지들이 있으니.

"우리 함께 봄비 맞을까요?"

덧붙이는 글 | 4월 21일은 평택에서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립니다.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는 조문만 받고 문화제는 없습니다. 대한문 분향소는 5월 18일까지 이어집니다.



태그:#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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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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