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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극구 인터뷰를 사양했다. 기자에게 거듭 양해를 구했다. 오늘 '승리의 영예'는 자신이 아니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희망버스'에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노동자, 시민들이 함께 나눠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송경동 시인. 그는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사태를 국민적 관심사로 끌어올린 '희망버스'를 기획했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희망버스를 통해, '사회적 연대의 장(場)'을 마련했다. 물론 그 혼자만이 아니다. 한진중 사태가 마무리됐던 10일 오후 송 시인을 비롯한 희망버스 활동가들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한진중 사태가 해결된 것에 대해 간단한 소감을 물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송 시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고생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오늘 만큼은 조금 기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시대적인 아픔과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크레인에서 300일 넘게 고생하신 김(진숙) 위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희망버스를 통해서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희망버스와 같은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면서 "수많은 노동자와 도시빈민들, 그리고 900만에 달하는 비정규 노동자와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송경동 시인은 현재 야간집회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경찰 출두 여부에 대해서, 그는 "그동안 경찰을 피해 다닌 적도 없었다"면서 "희망버스분들과 충분히 상의를 하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당당하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아씨 "정리해고가 없어질 때까지 희망버스는 달릴 것"

 

향후 희망버스의 계획에 대해, 송 시인은 "한진중 사태와 관련해 예정됐던 6차 희망버스 진행 여부는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며 "아직 어떤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희망버스에서 일하고 있는 문화연대 활동가 신유아(41)씨는 "희망버스의 형식이나 방식이 과거와 약간 달라질 수는 있지만, 정리해고가 없어질 때까지 (희망버스는) 달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씨는 이어 "뭔지 모르겠지만, 좀 우울한 느낌이 든다"면서 "김진숙 지도위원께서 살아서 내려오신 것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만의 운동만은 아니다"면서 "(희망버스 운동의) 취지는 정리해고 없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씨는 "한진중공업도 이번에 해결됐지만, 정규직, 비정규직, 정리해고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최근 또 다시 조합원의 목숨을 앗아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태그:#희망버스,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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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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