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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6시 40분]

방송인 김미화씨(자료사진).
 방송인 김미화씨(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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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였던 김미화씨에게 직접 하차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하지만 MBC측은 이같은 주장을 적극 부인했다.

4일 MBC 노동조합 특보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달 8일 오후 4시경 회사 7층 엘리베이터에서 김씨를 우연히 만났을 때 "라디오가 시끄럽던데, 김미화씨, 다른 프로로 옮겨보세요. MBC에 좋은 프로 많다"고 직접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김씨가 즉답을 피하자 김 사장은 7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복도까지 쫓아가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김씨는 "(라디오가) 시끄러우면 본부장을 말려야지, 어떻게 나를 다른 프로로 가라고 하나. 내가 잘못 들었나"라고 이 순간을 회고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씨를 향한 회사 측의 압력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고 한다.

4월 5일 김도인 라디오본부 편성기획부장의 타 프로그램 이동 권유
4월 8일 김재철 사장의 이동 권유
4월 12일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의 'KBS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된 신뢰도 문제 발언
4월 셋째 주 "김미화씨 아웃시킨다고 한다. 본부장 뜻이 확고하다"는 담당 부장의 발언
4월 25일 김미화씨의 자진사퇴

김씨는 당시 자신의 사퇴 결정에 대해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한 달 동안 일련의 과정이 많이 괴로웠다. 정말로... PD들이 지켜줄려고 노력 많이 하시고 고맙긴 한데, 자칫 잘못하면 내가 바보처럼 쫓겨나게 된다. 그럴 여지가 너무 많았다. 이우용 본부장이 조금이라도 말이 통하거나 뭔가 사람이 이성적이면 그런 기대감이라도 갖고 있겠다. 그런데 매일 한 달 동안 하는 일이 그거지 않냐. 그 사람(이 본부장) 오자마자 나랑 악수하면서, '본부장은 한 번 하고 가지만 연예인은 영원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데 속마음은, '넌 나한테 잘린다, 난 본부장이다' 이랬던 거 아니냐? 그런 음흉한 사람한테 휘둘리면서 매일 울면서 방송을 할 수가 없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은 어떤 경위로 김씨에게 프로그램 이동을 권유했는가?"면서 김재철 사장의 해명과 함께 이 본부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MBC 이진숙 홍보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사장이 김씨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 국장은 "김 사장은 김씨에게 그런 말(하차 요구)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김 사장은 라디오를 잘듣고 있다. 앞으로도 잘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후임 진행자 최명길 앵커도 미리 확정했나?

MBC 노조는 이와 함께 김씨 후임 진행자에 최명길 앵커가 선정된 경위에 대해서도 "회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확인 결과 최 앵커에게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 제안이 들어온 것은 지난달 11일 또는 12일 경이라는 것. 최 앵커는 "공식라인을 통해" 제안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하차가 결정되기도 전에 후임 인사가 논의 됐던 셈이다.

이우용 본부장은 지난달 26일 라디오본부 총회자리에서 "최 앵커가 선정된 것은 어제(25일) 오후"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는 "(부장들과) 한 이야기가 최 앵커의 귀에 들어간 건 어쩔 수 없지만"이라며 일부 논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MBC 노조는 "김씨 자진 하차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최명길 앵커는 MBC 임원회의에서 3배수 후보자를 놓고 논의를 한 결과 최종 낙점됐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라며 "하지만 그날 임원들은 출타 중이었고 이우용 본부장은 후임 결정을 라디오 부장단이 했다고 밝혔다. 홍보국이 거짓말을 한 것인가 아니면 이 본부장이 거짓말은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 후임 진행자가 결정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MBC가 김씨 해임을 기정사실화 하고 후임을 이미 정해놨다는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미화씨의 하차 후 광고 수주 상황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MBC 노조는 이날 오전 "김씨가 하차하고 나자 모 광고주가 바로 수천만원 어치의 광고를 빼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최 앵커는 오후 트위터를 통해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는 광고가 꽉찬 완판으로 방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MBC 노조는 "김씨의 하차 후 프로그램의 한 광고주가 8500만 원 어치의 광고물량을 빼고 다른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옮겼다. 그 후에 펑크난 광고는 다시 메꾸어졌지만 공시가격으로 메꾸느라 평소보다 싸게 팔린 게 팩트"라고 재반박했다


태그:#김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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