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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5일 전 재산을 기부할 뜻을 비쳤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내가 금년에 83세가 되었고 영원히 살지는 못한다"며 "(자식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이 없다. 거제에 땅이 좀 있는데, 그것도 전부 환원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거제도 생가와 그 부속으로 있는 기록관 부지는 거제시에, 거제도에 있는 신명교회는 장로회 교단에, 서울 상도동 센터와 선영 묘소 임야는 김영삼민주센터로 넘길 것"이라며 "이미 유언증여 형식으로 공증을 다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환원 재산 규모는 50억 정도 된다"며 "상도동집 시가가 15억 정도 됐다"고 전했다.

 

김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땅 한 평 소유하지 않겠다고 말씀해오셨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토지 측량 등 재산환원을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가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셨느냐"고 묻자 김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거나 자식들한테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대표가 "정치인의 훌륭한 귀감이 될 일을 하셨다, 건강이 하도 좋아서 백수 이상 사실 것"이라고 칭송하자, 김 전 대통령은 "우리 명순이(부인)는 백수가 아니라 120세까지 살자고 한다, 내가 그렇게 사는 사람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우리 기자들도 이렇게 인사를 드리려 많이 왔는데 한나라당과 시국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청하자,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잘 해야 된다, 여당일 뿐만 아니라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유당 국회의원이었던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해 이 대통령에게 "박사님, 국부로 남으셔야 된다. 절대 개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일화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기붕 국회의장이 '왜 김 의원은 인사하러 와서 노인을 화나게 만드냐'고 했지만 나는 옳은 말을 했는데, 3선 개헌을 안 했더라면 4.19를 안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이에 "그래도 건국에 대해 새로운 재평가가 요즘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건국을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그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안 대표가 "과거에 각하께서 국회의원 하실 때는 심한 몸싸움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도 심하게 몸싸움 했는가"라고 묻자, 김 전 대통령은 "그때도 심하게 몸싸움을 했지만,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를 때이다"면서 "지금은 정치를 아는데 국회가 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요즘 정치 금도를 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저희들도 안타깝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참 책임이 크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말을 함부로 한다. 너무 창피할 정도"라고 거듭 말했다.


태그:#김영삼,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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