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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4월 29일)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이 분당 저희집으로 놀러오셨습니다. 근처 율동공원 산책도 하고 맛있는 삼겹살 파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내일은 금요일이고 하니 영화를 보기로 하고, 요즘 예매율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선택했습니다. 마침 'yes24'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도 있어서 얼마간의 현금을 보태기로 하고 예매를 했습니다.

하루 전 영화표 예매했는데... 앞에서 3번째 벽자리?

yes24에서의 '구르믈버서난달처럼'을 예매하면 출력되는 확인서
▲ 구르믈버서난달처럼 예매확인서 yes24에서의 '구르믈버서난달처럼'을 예매하면 출력되는 확인서
ⓒ 김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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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매확인서 내역을 보면 '관/좌석'란이 빈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Yes 24'에서 결제 과정을 마치니 '좌석 배정은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좌석으로 배정된다'는 메시지가 나오더군요. 가장 좋은 좌석이라면 당연히 뒤에서 2, 3번째 라인이 되겠지요. 그래도 예매순위를 고려하면 가장 좋은 좌석은 아니더라도 그 주변이 될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했지요.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라 이런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CGV가 아닌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 예매도 꽤 해봤으니까요.

다음날인 금요일 저녁, 우리 부부는 부모님을 모시고 인근 CGV로 가서 표를 출력하고 입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웬 걸... 저희의 좌석은 앞에서 '3번째 줄 벽쪽'이었습니다.

자리가 꽉 차서 그런 건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뒤에서 3, 4번째 줄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은 비어 있었습니다. 부리나케 티켓박스로 다시 나가 "어제 예매를 했는데도 자리가 너무 안 좋다"며 좌석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그 자리에서 봐도 눈 조금 피로하고 힘들 뿐이겠지만 연로한 부모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좌석이 이렇게 텅텅 비어 있으니 무난하게 좌석 변경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저 혼자만의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담당 매니저는 일언지하에 좌석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1. yes24를 비롯한 다른 예매 사이트들과의 계약은 앞에서 3~4번째 자리로만 배정이 되도록 되어 있다.
2. 다른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를 하고 오시는 고객들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오신다.

1번의 이유는 기업과 기업의 계약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리 납득되는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2번의 이유는 정말 납득이 안 되어 다시 물었습니다. 정말도 다 알고 예매를 하냐고요. 그랬더니 말을 조금 바꾸어, 두세 번째 오시는 고객은 모두 그 사실을 감안해 예매한다고 하더군요.

그럼 표를 예매한 시점에서 출력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좌석에 배정된다'는 안내 메시지는 뭐냐고 묻자 매니저는 그것은 예매한 'yes24'에 문의하라고 하더군요. CGV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불편에 따른 항의도 그쪽에 하라더군요.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사이 영화 시작 3분 전이 되었습니다. 조급해진 저는 다시 한번 안 되느냐고 매니저는 예약을 취소하고 여기서 다시 결제를 하면 된다더군요. 취소 수수료, 예매시 사용한 상품권, 영화 시작까지 남은 시간... 너무 번거로워서 그냥 좌석 변경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타 사이트 예매자는 CGV 고객이 아닌가요?

영화 시작 3분전 남은 좌석 107석을 표시하는 안내 TV
▲ 영화 시작 3분전 좌석 상황 영화 시작 3분전 남은 좌석 107석을 표시하는 안내 TV
ⓒ 김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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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TV에 우리가 볼 영화 상황이 떴습니다.

영화 시작 3분 전, 남은 좌석은 107석. 그런데 우리가 앉을 좌석은 앞에서 3번째 줄... 우리가 표를 예매한 시간은 하루 전 밤...

사전에 예매한 게 전혀 의미 없어진 불편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좋은 좌석에서 즐겁게 영화를 보려고 예매를 했는데 말입니다. 영화 상영 전 광고가 나오는 동안 사람들이 꽤 많이 들어와 극장이 꽤 찼습니다. 하루 전 예매한 우리보다 늦게 티켓을 끊었을 사람들이 우리보다 좋은 자리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하도 이해가 가지 않아 사실 확인을 위해 CGV 고객센터 본사에 문의했습니다. 그랬더니 CGV 고객센터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CGV와 온라인 예매시의 좌석배정에 따른 Q&A 내용
▲ CGV 고객센터 답변 내용 CGV와 온라인 예매시의 좌석배정에 따른 Q&A 내용
ⓒ 김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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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티켓링크, 맥스무비, 인터파크 같은 외부업체에 배정된 좌석은 앞에서 3, 4번째 열로 많이 배정되고 있다는 답변이었습니다. yes24가 띄웠던 메시지처럼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좌석'이 아니었지요. 이렇게 되면 CGV가 아닌 타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를 하면 좋은 좌석을 얻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한 거죠. 그렇다면 왜 CGV와 온라인 예매 사이트들은 위 사실을 알려 영화관 선택에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일까요. 결국 'yes24'에 문의해 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1. 좌석 배정은 영화관들의 권한이라서 지속적인 좋은 좌석 배정 요청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2. 예매시 출력되는 가장 좋은 좌석으로 배정된다는 메시지는, 문구 수정하겠다.

였습니다.

CGV 좌석, 빨간색 네모 박스안의 회식처리된 부분이 다른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를 했을 때 배정되는 좌석임.
▲ CGV 좌석 CGV 좌석, 빨간색 네모 박스안의 회식처리된 부분이 다른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를 했을 때 배정되는 좌석임.
ⓒ 김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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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를 예매한 CGV 모 지점 1관의 좌석표입니다. 저 수많은 좌석 중 yes24에서 온라인 예매로 배정이 가능한 좌석은 빨간색의 네모난 표시 안의 회색으로 처리된 부분입니다.

CGV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2천원의 수수료를 내고 일찍 예매를 했는데 앞에서 3, 4번째 좌석만 배정된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무언가 좌석 배정 정책에 있어 변화가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까? 타 사이트의 온라인 예매 고객도 CGV의 고객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태그:#CGV,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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