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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제9조는 다음과 같다.

일본국 헌법 9조
【일본국 헌법9조】① 항 :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이것을 포기한다. ② 항 : 전항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육해공군 및 그 외의 어떤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헌법에 전쟁 포기를 명시한 일본은 오래 전부터 평화 헌법을 폐기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이미 국민 투표법 등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일본이 평화 헌법을 버리고 다시 군사 대국화의 길을 합법적으로 내딛는다면, 아시아의 군비 경쟁체제는 가속화할 것이고, 그만큼 평화는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전쟁의 가능성은 커지는 것이다.

인수동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진행 중인 평화헌법9조 아시아종교인 회의에는 약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 제2회 평화헌법 9조 아시아종교인 회의 인수동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진행 중인 평화헌법9조 아시아종교인 회의에는 약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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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깊게 하는 것은 미국이 세계 전략에 따라 일본의 재무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경제대국이 된 일본 내 극우세력이 끈질기게 일본의 합법적인 군사대국화를 추진한다면 그 실현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일본의 개헌 움직임에 가장 민감해야 할 대한민국은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 평화주의자들이 9조 지키기에 나섰다.

일본의 개헌 움직임에 가장 예의주시해야 할 대한민국은 놀랍도록 무관심한 중에, 일본 내 평화주의자들이 2007년부터 '평화헌법 9조 지키기'에 나섰다. 이 회의를 통칭하여 '9조의 회'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한국 9조의 회의'라는 시민단체가 결성되었다.

평화를 위해 각 종교 대표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 각 종교 대표자들 평화를 위해 각 종교 대표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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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9조의 폐기는 단지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기에 아시아인들의 관심과 협력을 통해서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시도였다. 2007년 일본에서 열린 제1차 대회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아시아 각국의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들이 40여 명, 그리고 일본 참가자들까지 합해 100여 명이 11월 30일(월)부터 사흘 동안 인수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강연과 토론회를 연다.

이를 통해 평화의 의지를 다지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인간적, 활동적 연결 고리를 형성하였다. 이들은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종파와 국가가 달라도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하나 되어 함께 기도하고, 지혜를 모아 선언하고 행동하고자 한다. 제1차 회의는 일본기독교협의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면 이번 2차 회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다양한 아시아종교인들이 함께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운동차원에서 하나가 되었다.
▲ 참가자들 다양한 아시아종교인들이 함께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운동차원에서 하나가 되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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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심의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제1차 회의 때 발표된 선언문을 살펴보면 제2차 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이 주측을 이룰지 가늠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다음은 제1회 평화헌법 9조 아시아종교인대회의 선언문이다.

제1회 평화헌법9조 아시아종교인 대회 선언문
  … (중략) … 우리는 지금「비폭력·평화」로의 움직임을 추진하기 위해서 행동할 것을 결의 하고, 다음의 내용을 요청하고 호소한다.

I . 일본정부에 대해
1. 헌법 9조에 근거하여 현재 외국과의 조약, 협정을 재고하고 올바르게 정정하라.
2. 미국 일변도의 일본 외교정책을 동북아시아 관점의 평화외교로 변경하라.
3. 오키나와 미군 기지건설을 중단하고 기지를 축소, 폐지하라.
4. 해외 파병을 철회하라!
5. 군대포기를 위하여 지금의 자위대를 재해 원조대로 전환하라.
6. 평화헌법 폐기 준비 과정인 국민 투표법을 백지화하라.
7.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대한 가해책임을 인정하고, 국회에서 사죄를 결의하라.
8. 외국인들의 지문날인을 의무화하는 현행의 입국 관리법을 철폐하라.

II. 일본의 종교계에 대해
1. 우리는 시민의 평화 운동에 연대한다. 특히 2008년 5월에 일본의 마쿠하리(幕張)에서 개최되는 9조  세계회의에 참가한다.
2. 기도와 함께 평화의 실현에 열정을 다하고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한다.
3. 일본의 다음 세대에게 가해의 역사적 사실을 알린다.
4. 각 종파, 교파, 단체는 각 지역에서「비무장지대 선언」을 위해 노력한다.
5.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각 종교 사이의 영적 연대를 강화한다.
6. 타종교 전통에 근거한 논의 및 새로운 평화교육을 창출하고, 평화교육에 적극 관여한다.

III . 아시아, 세계의 종교계에 대해
1. 일본 헌법 9조를 전 인류의 재산으로 소중히 보호하고, 세계 9조 네트워크를 만든다.
2. 각국 헌법의 조문에 전쟁 포기와 비무장 조항을 넣도록 제의한다.
3. 전쟁 포기를 널리 호소하고 인류의 역사에 새로운 길을 연다.
4. 모든 지역과 사회에서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비폭력과 평화 행동의 날을 제정한다.
5. 종교가 폭력을 고정화하고 폭력에 악용될 때, 종교인은 그 종교에 대항하여 일어서며,  공범자로서의 행동을 회개한다.
6. 일본 정부에 대하여 헌법 9조를 보유하고 계속 살려나가도록 제의한다.
7. 세계의 인권침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민주주의를 촉진하기 위한 행동을   조직한다.
8. 비헌법적, 비도덕적인 전쟁 행위와 정책을 밝히는 민중의 국제평화법정을 설립한다.
9. 함께 양심적 병역거부의 길을 모색한다.

「9조 아시아 종교인 회의」참가자일동 2007년12월1일 일본, 도쿄(東京)

프랑스에서는 평화헌법9조와 관련한 종교인 모임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다.
▲ 취재 중인 프랑스 국영방송 기자 프랑스에서는 평화헌법9조와 관련한 종교인 모임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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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안건들을 가지고 아시아종교인들이 모였지만, 프랑스 국영방송에서는 2007년 제1회 대회에 이어 올해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소개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일본 평화헌법 9조' 자체에 대한 인식의 부재 때문에 교계는 물론이고 일반 언론사에서조차도 관심을 두지 않는 현실이다.

'제2회 평화헌법 9조 아시아 종교인 대회'는 단순히 종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와 평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12월 3일(목) 오후 4시, 이 모임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어떤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할지 눈여겨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본 회의는 인수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진행 중이며, 12월 5일 오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태그:#평화헌법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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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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