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공공연구노조 노동연구원지부 소속 조합원 50여명이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건물 앞에서 박기성 연구원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8일 공공연구노조 노동연구원지부 소속 조합원 50여명이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건물 앞에서 박기성 연구원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권박효원

관련사진보기


'반(反)노동'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박기성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정부의 기관장 리더십 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 갈등으로 연구원 제도 개선이 보류됐고, 박 원장에 대한 구성원 설문조사 결과가 다른 기관보다 현저히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악재' 덕분에 오히려 5점의 가산점을 부과받게 된 것이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실이 8일 공개한 '2009년도 상반기 기관장리더십 평가' 자료에 따르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이하 이사회)는 박기성 원장에 대해 '혁신노력 정도' 5점을 가산했다.

이 평가 보고서에서 이사회는 "한국노동연구원장의 경우, 각종 제도 개선안은 마련되어있으나 노사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므로 인한 제도개선 보류 및 구성원 설문조사 결과치가 다른 기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아웃라이어(이상치)인 점을 고려하여 혁신노력 정도에 대한 가점(5점)이 포함된 결과"라고 밝혔다.

 '미흡'이면 해임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가산점

연구원 노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기성 원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현저히 낮은 것은 일방적인 연구원 운영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가인데, 이사회가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이상치"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이상호 연구원노조 지부장은 "연구회에 제출하는 다른 평가자료들은 기관장들이 자의적으로 성과를 포장해서 보고하는 것이고,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유일한 항목이 설문조사"라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이전의 설문조사에서는 연구자들이 기관장에게 넉넉하게 좋은 점수를 매겼다, 박 원장은 지난 1년간 정상적으로 연구원을 운영했다면 좋은 결과를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는 올해 기관장 평가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면서, 기관장 리더십 평가에서 2회 연속 '미흡(50점 미만)' 판정을 받으면 해임할 수 있게 했다. 지난번 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던 박 원장은 이번에는 '보통(50~70점)' 평가를 받아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기성 한국노동연구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노동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것이 소신"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기성 한국노동연구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노동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것이 소신"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번 기관장 리더십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박기성 원장은 16개 항목 중 '기관발전 현안인식 및 타개 노력 정도' 등 8개 분야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항목 중 6개가 '보통'이고, '우수(70~90점)'와 '아주 우수(90점 이상)' 평가가 각각 1개씩 있다.

이사회는 박 원장의 기관운영과 관련 "단협 해지 통보로 인한 노조와의 대립 갈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노조와의 갈등 문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연구 분위기 훼손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연구원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파행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박 원장이) 불합리한 인사관행과 인사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시정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노조의 반발이 커서 노조와의 갈등이 커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 원장의 '우수한 점'으로 "기관 내 노사관계, 평가 및 보상 등 인사제도 등을 개혁하기 위한 기관장의 혁신의지는 단호해 보임"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유원일 의원은 "직업능력개발원·해양수산개발원도 동일한 노사대립 상황인데 박기성 원장만 가산점을 부여한 것은 정치적 배려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을 해임시키지 않기 위한 변칙이라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세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게 이에 대한 서면 답변을 요구한 상황이다.

한편, 연구원노조 조합원 50여명은 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이사회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사회가 나서 노동연구원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운복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은 "김세윤 이사장은 '연구원 파업문제는 노사 자율로 풀라'고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자적 양심을 버린 박기성 원장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그런 이사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박 원장 해임을 주장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2009년 상반기 기관장 리더십 평가' 중 한국노동연구원에 대한 총평 부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2009년 상반기 기관장 리더십 평가' 중 한국노동연구원에 대한 총평 부분.
ⓒ 권박효원

관련사진보기



태그:#박기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