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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제안한 미디어법 관련 4자회담을 민주당이 전격 수용한 가운데 정세균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문방위 전병헌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 개정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대치 중인 민주당이 9일 개정안 대안을 제시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뉴스만 뺀다면 신·방 겸영도 괜찮고, 대기업의 방송 진출도 괜찮다'는 안이다. 

 

지상파 방송과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진입장벽은 현행 그대로 두되 종합편성PP에 대해서는 신문·통신과 대기업의 진입장벽을 조금 낮췄고, 보도분야를 뺀 준종합편성PP라는 영역을 만들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완전히 규제를 푸는 안이다.

 

이날 오후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 소속 문방위원들이 발표한 안을 살펴보면, 먼저 KBS와 MBC, SBS와 같은 지상파 방송과 YTN, MBN과 같은 보도전문PP에 관련된 방송법 규정은 그대로 둬서 현행 진입장벽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문·뉴스통신사업자와 대기업의 종합편성PP 진입은 제한적으로 가능

 

그러나 보도기능을 포함하는 종합편성PP에는 신문·뉴스통신사업자와 대기업의 진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종합편성PP의 지분을 가질 수 있는 신문·뉴스통신사업자는 신문시장과 뉴스통신 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사업자로 한정됐고 취득할 수 있는 지분도 20%로 제한됐다.

 

기업에 대해서는 자산규모 10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한정해 종합편성PP의 지분을 30%까지만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 부분은 직접 영업이 아닌 미디어렙에 맡기도록 했고, 방송권역은 현행 지역민방처럼 지역방송사업자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의무재송신 대상에서는 제외돼 방송 송출을 위해서는 각 케이블 SO(유선방송사업자)와 협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종합편성PP에서 보도기능만을 뺀 '준종합편성PP'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었는데, 이 분야에 대한 진입규제는 없고,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된다. 쉽게 말해 모든 신문 및 대기업의 진입이 허용된다. 외국자본도 준종합편성PP의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게 했다.

 

광고영업 제한도 없고, 케이블방송 SO가 준종편PP를 의무적으로 재전송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안이다. 

 

민주당은 여론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보완 장치로 시청자점유율 상한제를 도입, 시청점유율 25%를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하기로 했다. 한 PP의 점유율이 25%를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PP가 제작한 프로가 아니라 공영방송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하게 하는 방식이다. 영국은 20%를, 독일은 30%를 시청점유율 상한선으로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신문이 종합편성PP에 진출하는 기준을 신문시장 점유율 10% 미만이라는 기준을 실효성 있게 적용하기 위해 신문법상의 자료신고 의무규정을 강화했다. 신문법 16조의 무가지 포함 발행부수, 유가 발행부수, 유가 판매수입, 광고수입 등을 3년간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 자료를 검증해 신문시장 점유율의 기준을 삼겠다는 것.

 

또 위헌판결을 받은 바 있는 신문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은 아예 삭제해서 공정거래법상의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민주당 "대안 냈는데 직권상정하면 국민 기만".. 한나라당 "법 개정 말자는 거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유감스럽게도 미디어법 개정안이 6개월 이상 정치의 볼모가 돼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안은 서로 시장점유율 1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 등이 일부러 신문시장의 점유율을 낮추지 않고서는 종합편성PP에 진출할 수 없는 것과 동시에, 유가 부수 등 이들 신문이 꺼리고 있는 자료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까다로운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 10% 미만의 신문이나 뉴스통신 사업자와 자산규모 10조원 미만의 기업이 종합편성PP에 진출하려 해도 사업권역 규정이나 의무재송신 제외, 미디어렙에 의한 광고 제한 규정 때문에 진출 의욕이 상당히 반감될 판이다.

 

그러나 반대로 준종합편성PP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규제도 없고, 오히려 광고영업과 의무재전송까지 보장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무엇을 해도 좋으니 뉴스만은 하지 마라'는 뜻으로 읽혀진다.

 

전병헌 민주당 문방위 간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미디어 관련법을 곧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은 왜 대안을 내지 않느냐'며 강행처리의 구실로 쓰는 것 같아서 고심 끝에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 언론노조 등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충분히 협의하고 당내 논의를 거쳐 어렵게 마련한 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낸 법안에 대해 충분한 토의 없이 한나라당이 직권상정하려는 태도를 보이면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누적적으로 기만한 결과는 한나라당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대안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즉각적으로 "현행법을 개정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안은 지금의 방송법의 규제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라며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보도 분야에 대한 신규 진출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보도분야를 제외하는 것은 너무 잔재주를 부리는 것 아닌가 한다"며 민주당 대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미디어 관련법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법이 처리되는 대로 올해 안에 종합편성채널을 도입하고, 보도전문채널을 추가로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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