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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5일 낮 12시 50분]

 

'4·21 개성접촉'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당국간 회담이 무산됐다.

 

통일부는 15일 오전 10시에 개성에서 회담을 열겠다는 계획으로 북측과 실무접촉을 진행해왔으나, 북한이 46일째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아무개씨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통일부는 14일 수차례에 걸쳐 김영탁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과 출입경통지서를 북측의 개성공단 담당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에 전달하려 했으나 총국 관계자는 "명단을 받으라는 지침이 없었다"며 이를 접수하지 않았다.

 

임금과 토지사용료 등 북측이 요구한 개성공단 기존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위해서는 유씨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통일부의 주장이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유씨문제를 "개성공단의 본질적 사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반면 북측 총국은 "우리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해왔다.

 

북 "빨리 회담하자", 남측은 거부... "본질은 유씨문제 의제화 여부"

 

4·21접촉 때 "남측은 개성공단 특혜조치 재검토에 필요한 접촉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던 북측은 이달 4일 "6일에 접촉을 갖자"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남측은 다음 날인 5일 "곧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했고, 이어 8일 "15일에 만나자"는 수정제안을 했다. 북측은 "12일에 만나자. 통지할 내용이 있다"고 요구해왔으나 남측은 '15일 회담'을 고수했다.

 

양측은 의견교환 과정에서 2차접촉을 '회담'이라고 표현했으며, 회담장소는 개성공단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합의했다. 또 북측은 대표단 명단도 보내왔다. 접촉의 '공식성'은 양측 모두 인정한 것이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2일의 남북접촉은 "험악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북측이 이날 오전 개성에서 접촉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남측인사에게 "불쾌하다. 통지할 내용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대표단을 보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북측은 "그렇지 않으면 최후의 결단을 내리겠다. 통지할 내용을 (방송 등을 통해) 바로 공개하겠다"고 해, 통일부 측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북측 방송을 주시하기도 했다. 또 이날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과 북측인사가 거친 내용의 통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어버린 일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접촉 과정에서 북측은 조속한 시점에 회담을 갖자는 입장이었고, 남측은 이를 거부하면서 시간을 벌자는 전술로 맞섰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회담시점이 아니라, 유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씨 문제를 회담 주제로 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북측 총국에 "상부 위임을 받아오는 형태로라도 하자"고 요구했으나, 북측 총국은 "개성공단 관련문제로만 국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통일부 "다음주 초 만나자" 재 통지문...'유씨사건 의제 안돼도 일단 접촉' 선회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오전 10시 40분에 한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중에 북측에 '다음 주 전반부에 만나자'는 통지문을 보낸다"면서 "현재상황은 실무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진행형´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보낸 통지문에 대해 "매우 간단하다"고 밝혀, 정부는 유씨 문제가 의제가 되지 않더라도 북측과의 접촉을 성사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오늘 보낸 통지문에 대해, 북측에서 '다음 주 초에 만나는 것은 동의하지만, 유씨 문제를 거론할 수 없다고 해도 개성에 대표단이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국가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침묵을 지켜야 되는 것이 석방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침묵을 지키겠다"면서 "적절한 조치에 대해서 정부에 맡겨달라"고 말했다.


태그:#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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