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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릴레이 1인 시위 5일 차의 주인공은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의 활동가 구본훈씨다.

 

갓 대학을 졸업했다는 그와 함께 고액 등록금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대학과 실천에 주저하는 대학생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 우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은 서초·강남 교육시민모임이라는 지역 교육 모임에서 출발했지요. 2002년 경에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으로 발전했습니다. 교육 문제 일반에 대해 고민하고 정책 대안에 대해서 모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학부모와 연대하는 활동도 많이 하구요. 과거에는 교복 공동 구매·학교 급식 조례 제정 운동도 했고, 최근에는 교육세 폐지 문제·입시 문제·대학 입학 사정관제 등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단체로서 지금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교육은 대단히 공정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계급, 계층의 불평을 야기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현재의 대학 등록금 문제도 그러한 측면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등록금의 살인적인 인상은 계급, 계층이 재생산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계급·계층 재생산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래서 더욱 등록금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등록금 문제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죠. 서민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사람이 살아야하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더욱 절박한 문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연대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등록금 문제가 야기하는 문제가 큰 만큼 사회적 해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사회가 나서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학설립준칙주의 이후에 대학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지요. 그리고 어느새 대학은 의무 교육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교육비의 부담이 개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등록금 문제의 핵심이 아니겠습니까? 그 책임은 국가와 사회가 져야 합니다. 저는 여전히 교육은 공공재라고 생각합니다."

 

- 고액 등록금 문제는 사회가 책임지고 해결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대학도 조장하는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의 방만한 재정 운영은 오래 전부터 이야기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적립금 축적에 더 신경을 써서, 덜 방만해진 측면도 있는 듯 하더군요. 다 아시다시피, 최근 대학들은 적립금을 쌓고, 그 돈으로 펀드 투자를 하는 등 자산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과 다를 바가 없지요.

 

그 이유를 대학은 돈이 많이 있어야 좋은 강사를 많이 모시고, 좋은 건물을 많이 지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외형적인 면이 좋은 대학의 요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주장합니다. 그것은 대학 서열화와 맞물려 있지요. <중앙일보>의 대학 종합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대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여기고 있으니까요. 대학은 그러면서 취업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취업이 잘 안되는 과를 폐과하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대학들은 자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대학이 자기모순이 처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 새로운 사회 대안, 비전을 창출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가치를 상실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방향으로 돈을 쓰는 것이죠. 저는 대학들이 돈을 쓰면서 오히려 대학의 사회적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혹시 강조하는 대안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대안, 새로운 실천 방식보다 대학생들이 나서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들의 처지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졌습니다. 의무교육화되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의 책임은 오로지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학비 마련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자신을 잘 포장해야 합니다. 그것도 자신이 비용을 들여서 포장하죠. 그러다보니 이제 대학생들의 관심은 취업, 스펙 쌓기로 전환되었습니다. 대학이 변화하는 것만큼 대학생들도 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학생들이 실천할 때만 지금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슨 대안 방식보다는 대학생 스스로가 고민하고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참가 소감을 한 마디 남겨주신다면?

"요즘 대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실천을 많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많은 사회적 질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사회에서는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치열하게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많은 시민 사회 단체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조만간 등록금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도 함께 하겠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만큼, 누구보다 대학의 문제, 대학생들의 문제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는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면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대학을 좀 오래 다니다 보니 9학기부터는 학점과 연동해서 등록금을 부담해야 해서 큰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다만 4학년 때 학자금 2번을 받았다고.

 

손쉽게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결국 고스란히 빚이 되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대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학자금 대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대출 몇 번 받은 것으로 고액 등록금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고 말도 꺼낼 수 없게된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7일 한국장학재단이 출범했다. 곳곳에서 진행하던 장학금 지원 및 학자금 대출을 하나로 통합해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겠다고 한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학자금 대출 신용 보증을 확대하고, 직접 채권 발행을 통해 은행 유동화 비용을 줄여서 학자금 대출 금리 1∼1.5% 줄이는 것으로는 지금의 대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을 줄일 수 없다.

 

학자금 대출 신용 보증 방식을 넘어, 직접 대출을 늘리고, 등록금 후불제 등을 실현하는 기관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더 나아가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통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고액 등록금으로 인한 대학생,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날이 빠르게 오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조민경 기자는 등록금넷 간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록금넷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http://cafe.daum.net/downstop 으로 오시면 됩니다. http://halfedufee.com으로 오시면 서울시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활동에 대해서도 아실 수 있습니다.


태그:#등록금, #등록금넷, #1인시위, #반값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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