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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재선거의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혼미를 거듭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희찬 대표가 양당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후 수차례 실무협상을 벌여왔으나 여론수렴 방법과 비정규직  비율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면서 지난 3월 26일에는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실무협상이 재개됐고, 양당 대표는 4월 4일 오전 10시 울산근로자복지회관에서 협상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양당 대표 회동을 앞둔 3일도 양당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진보진영 단일화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그 진원지는 진보진영의 주체였던 노동계다.

 

노동계서 비관론 불거져

 

노동계 내에서 선거 패배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서로 단일후보가 되려고 싸우면서 한나라당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현대자동차의 한 정규직 노동자는 3일 "현재 현장에서는 김창현-조승수 두 후보 모두 사퇴시키고 다른 인물을 내세우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며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양측 공방에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당이 늘 하는 말이 '반드시 단일화 하겠다'는 것인데, 협상장에서는 자기 주장만 한다. 양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선거가 불과 25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양당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이런 불평들은 노동계 여기저기서 들린다.

 

진보 후보 패배론의 배경에는 울산 북구 주민 구성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때 울산 북구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출마한 조승수 후보는 북구 전체 유권자 8만7860명 중 5만8500명이 투표한 가운데 2만7512표, 득표율 46.5%를 얻어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4~5년 동안 북구에는 대형 아파트단지가 줄지어 들어섰고 외지에서 많은 주민들이 이주해왔다. 유권자는 3만여명 늘었다. 그 사이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분당됐고, 결집력도 상당히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가 친박연대 최윤주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46.23%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을 지낸 하부영씨(현대자동차 근무)는 "현재 한나라당의 조직력은 과거 노동계의 조직력을 능가한다"며 "한나라당은 구의원, 시의원이 총 동원되면서 그들이 가진 조직력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진보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한나라당에 이기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표를 결집시키지 않으면 힘든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김진영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북구지역위원장은 "4일 양당대표 협상에서 해답이 나오지 않고 이대로 이번 주가 지나면 100% 여론조사방식 아니면 한 후보가 사퇴하는 방식 외에는 단일화 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익명을 요구한 진보신당측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범여권 후보로 갈라지면서 진보진영이 한번 해볼만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서 울산지역 일간지 <울산매일>은 3일자 기사에서 "진보진영은 후보 단일화 과정을 공개하면서 지속적인 홍보로 인지도를 높이는 흥행에 성공한 반면, 한나라당은 전략공천과 지역신청자 공천 사이를 오가면서 혼선만 초래, 흥행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후보 난립 조짐  

 

울산지역일간지 <경상일보>는 3일자 신문에서 "울산 북구 한나라당 후보가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사실상 6일께 발표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현재 범 여권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이광우 전 한나라당 지도위원에다 더해 몇 명의 무소속 출마자가 거론되고 있는 등 혼란한 상태다.

 

특히 3일 오후 울산 북구 시의원(1명)과 구의원(4명)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지방의원들은 "지금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북구 발전을 뒤로 한 채 후보들만 난립하고 있다"며 "오토밸리 2구간 등 북구의 숙명적인 과제 해결을 위해 박희태 대표를 후보로 선택해 달라"고 한나라당에 요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북구 재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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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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