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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총학생회는 2일 오전 11시부터 학교 본관 앞에서 "총장님의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앙대학교 총학생회는 2일 오전 11시부터 학교 본관 앞에서 "총장님의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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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 중앙대학교 총장은 2일 오후 1시 총장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총장은 "그동안 매우 괴로웠다. 고민하다가 강의를 한건데..."라며 운을 뗐다. 이어 "'토종'은 그 제자의 애칭이다. 판소리를 설명하다가 이야기가 잘못 전달된 것이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총장은 "강의 후에도 나의 실수를 알지 못했다.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 나서야 잘못을 알았다"며 "한 대학의 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밖에서 해명할 통로를 찾을 수 없었다. 교직원에게는 사과 메일을 보냈고, 재학생들에게도 보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나는 어머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전공 분야 안에서만 이야기 한 것이고, 절대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은 아니었다. 다음부터 강의할 때 그런 용어는 사용하지 않겠다"며 여성계에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중앙대학교 총학생회는 2일 오전 11시부터 학교 본관 앞에서 "총장님의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준혁 정경대 학생회장은 "박 총장은 명창을 꿈꾸던 여제자에게 노래실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외모에 대해 평가했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박지인 총여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살림을 잘하고 애를 잘 낳는 게 여성들의 꿈인가?"며 "박 총장의 교육관에 여성교육관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식 없는 여성 비하, 총장님은 사과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 회견을 마쳤다.

기자 회견이 끝난 후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임원들은 '사과박스'와 '기자회견문'을 박 총장에게 전달하고, 사과를 받기 위해 총장실로 향했다. 그러나 교직원들이 이지열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막아섰다.

이에 이지열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는 총장을 원한다. 우리는 그런 총장이 있는 대학에 다니고 싶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결국 학교 측은 면담을 승낙했고, 총학생회 임원 10여명이 들어가 총장의 공식 사과를 받아냈다.

또 박 총장은 총학생회 임원들을 만난 뒤인 이날 오후 1시께 따로 기자들과 만나 공식 사과했다.

중앙대학교 교직원들이 총학생회장 이지열씨가 총장실로 향하자 이를 가로막고 있다.
 중앙대학교 교직원들이 총학생회장 이지열씨가 총장실로 향하자 이를 가로막고 있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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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대표 2명이 박범훈 총장에게 '사과박스'와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로 들어갔다. 교직원들은 대표 2명을 제외한 학생들과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총학생회 대표 2명이 박범훈 총장에게 '사과박스'와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로 들어갔다. 교직원들은 대표 2명을 제외한 학생들과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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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범훈 중앙대학교 총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지난달 23일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제자의 판소리 공연을 듣고 있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지난달 23일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제자의 판소리 공연을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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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잘못을 했다는 걸 알았나.
"강연이 끝나고 나서 <오마이뉴스>에서 처음으로 기사를 봤다. 보자마자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누구 하나라도 나의 발언에서 그런 것을(여성을 비하하는 느낌) 느꼈으면 내가 잘못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해명을 하라고 말했지만 내가 쓴 단어라서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 '감칠맛'과 '토종' 발언은 오해인가.
"평소때 그 제자가 키가 작아 '토종'이라고 애칭을 써서 불렀다. 그리고 판소리를 이야기 하면서 '키가 작아야 감칠맛이 난다'는 말이 나왔다. 이 점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실수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 그동안 사과의 말씀이 없었다.
"나는 개인이 아니라 중앙대학교 총장이다. 함부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오해를 풀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말을 하면 변명한다고 할까봐 말도 못하고 있었다. 오늘 총학생회 학생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고, 학생들에게 사과도 했다."

- 발언에 대한 사과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며칠 전 교직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고, 조만간 학생들에게도 보낼 예정이다."

- 그날 강연 분위기는 어땠나.
"그 자리에는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도 있었고, 다른 여성들도 많았다. 강연이 끝나고 사진도 같이 찍고, 밥도 먹고 했다. 그 정도로 아무렇지 않았다. 제자를 앞에 두고 어떻게 여성 비하 발언을 할 수 있겠나. 강연이 끝나고 박수까지 받았다."

- 여제자 본인은 여성을 비하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여제자는 기사를 접하고 '우리 선생님을 이렇게 만들다니' 하며 울었다. 만약 강연에서도 여성을 비하하는 분위기였다면 그 자리에서 사과 했을 것이다. 그곳에 기자들도 있었다. 나도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 여성계 쪽에서는 대학의 총장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에 큰 실망을 느꼈다고 한다. 여성계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는 전통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여성을 존중한다. 전공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일 뿐, 여성을 비하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키가 작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했다. 앞으로는 그런 용어를 쓰지 않겠다. 깊이 반성한다."

덧붙이는 글 | 김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 입니다.



태그:#중앙대, #박범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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