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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발족식'에서 국민들이 '공정택 교육감, 이명박 대통령, 어청수 경찰청장, 강만수 장관, 이봉화 전 차관,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철창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발족식'에서 국민들이 '공정택 교육감, 이명박 대통령, 어청수 경찰청장, 강만수 장관, 이봉화 전 차관,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철창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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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치솟는다 땡박(땡박)♬ 물가도 치솟는다 땡박(땡박)♬ 대통령은 뭐하나 서민들만 죽어요~♬"

트로트 가요 '땡벌'을 개사한 '땡박'을 열심히 따라부르던 이용찬(41·자영업)씨는 "이 맛에 촛불집회에 나온다"며 더 큰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씨는 "요새 경제는 어렵지, 이명박 정부는 계속 헛발질하지, 뉴스만 보면 흰머리가 하나씩 더 느는 것 같다"며 "정부가 국민 목소리에 귀를 막았다고는 해도 이렇게라도 나와서 소리도 치고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국민 축제가 다시 시작됐다. 25일 오후 2시부터 청계광장에서는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난장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용철씨의 스트레스를 풀어준 '땡박'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나라걱정 가요제'에 참가한 참여연대팀이 부른 노래다.

이날 가요제에서 대학생들로 구성된 참가팀은 장윤정의 '트위스트'를 개사해 "등록금을 내려보자"고 호소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참가팀은 박현빈의 '샤방샤방'을 개사한 노래로 비정규직 문제를 고발해 큰 환호를 받았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나라걱정 가요제에서 민주노동당원들이 개사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나라걱정 가요제에서 민주노동당원들이 개사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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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국민축제 "스트레스 풀리네"

길을 가다 흥겨운 노랫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는 최영신(35)씨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진 못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 1%가 아니라 99%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주장에 110% 공감한다"며 흥겹게 박수를 쳤다.

'나라걱정 가요제' 심사위원을 맡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나라가 국민 걱정을 해줘야 하는데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웃으면서 끝까지 싸워가자, 그래야 국민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가요제 말고도 이날 청계 광장에서는 민주주의와 민생에 대해 자신의 주장과 요구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청계광장 한쪽에는 "조중동 사망일, 대한민국 잔칫날"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건 '조중동 합동 분향소'가 차려졌고 "부자 천국, 서민 지옥"을 외치는 '반정부 전도단'도 등장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어디 있나, 정부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한 강만수 장관과 어제 국정감사 도중 "정말 XX 사진 찍지 마"라고 욕설을 내뱉은 유인촌 장관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행사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또 '우리 농업 지키기 직거래한마당' 행사장에서는 흥겨운 잔치라도 하듯 인절미를 만들기 위해 떡을 메치는 손이 바빴다. 떡을 메칠 때마다 "이명박 퇴장"이라는 구호가 함께 울려 퍼졌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발족식'에서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함성을 외치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 강부자정권에 맞서는 99% 국민희망 만들기,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발족식'에서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함성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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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천국 서민 지옥" 청계광장에 등장한 반정부 전도단

어둠이 내린 저녁 7시경 이날의 메인 행사인 민생민주국민회의(준) 출범식이 퓨전 국악 연주와 비보이 공연을 시작으로 흥겹게 막이 올랐다. 민생민주국민회의(준)은 100여개 시민사회운동단체와 누리꾼즌단체, 정치단체로 구성됐다.

퓨전 국악으로 연주되는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따라 부르던 주부 신아무개(38)씨는 "광우병 미친소만 막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우리 같은 어른들은 경제 위기로 펀드가 반 토막 나 잠 못 이루고 아이들은 일제고사다 뭐다 해서 잠을 못 자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 잠은 좀 자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 1조의 리듬에 맞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열심히 외치던 최선웅(71) 할아버지도 울화가 치민다는 듯 격정적 어조로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내가 이명박 지지한 사람이여. 근데 종부세 때문에 완전히 맘이 돌아버렸어. 처음에 종부세 내린다고 할 때 정부가 국민들 안 좋은 일 하겠나 그랬제. 근데 가만히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있는 사람들, 대통령이나 그 밑에 있는 사람들만 좋은 일이더라고. 서민들이야 언제 살림살이가 좋았던 적이 있나, 근데 아무리 그래도 정부가 서민들 위해서는 별로 하는 일 없이 부자들 더 부자 만들어주려고 하면 안되제."

한 시민이 '경제파탄 이명박 OUT'이 적힌 종이와 촛불을 들고 있다.
 한 시민이 '경제파탄 이명박 OUT'이 적힌 종이와 촛불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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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는 출범 선언문이 낭독됐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모두의 가슴에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열정과 희망을 안겨준 촛불은 그 어떤 힘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위대한 선언이었다"며 "무도한 권력자들의 폭력과 공포의 힘으로는 국민의 가슴 속에 타오르는 저항의 촛불을 결코 꺼뜨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실정으로 경제는 파탄으로 치닫는 가운데 매일 쏟아지는 1% 특권층만을 위한 '서민죽이기 정책'은 서민들을 고통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정부의 '강부자 정책'을 반대하고 서민살리기 정책 공공성 확대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민주국민회의(준)은 정권의 잘못된 정책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2월 '비상시국대회' 등 대규모의 국민적 힘을 결집하기 위한 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장관·최시중 방통위원장·어청수 경찰청장·이봉화 차관 등을 체포해 옥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막이 내렸다. 포졸 옷을 입은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시작으로 한명 한명 철창 안으로 집어넣자 촛불을 들고 있던 시민들은 환호를 보냈다.

집회가 끝나고 주위의 쓰레기를 정리하던 김상훈(48)씨는 속이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국민들 마음은 정말 어떻게든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거예요. 저런 퍼포먼스라도 보니 속이 좀 시원하네요. 제발 정부가 국민들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2000여명이 함께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전·의경 10개 중대 등 800여명을 배치했다.


태그:#촛불, #민생민주국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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