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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이 18일 밤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노력이 완전히 끝났다"며, 그간 진행상황을 설명하면서 문 후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다시 창조한국당 측이 적극 반박하고 있어, 단일화 무산 이후 양쪽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병두 신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밤 9시 40분에 긴급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문 후보에게 '책임있는 자리를 맡게 하겠다, 문 후보와 가치를 공유하는 세력이 원내에 진출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하겠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가 보증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신당측의 최종 제안은 책임총리와 내년 총선에서 연합공천을 약속하고 이 약속을 시민사회가 보증하겠다는 것이었다.

 

"책임총리·연합공천·시민사회 보증 모두 거부... 역사적 심판 물을 것"

 

민병두 본부장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늘 문 후보의 유세장소를 따라 다니면서 계속 설득했으나, 문 후보는 이를 끝내 거부했다"며 "약간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양심적 지식인들이 밤샘농성을 할 것도 고민했으나, 문 후보 쪽은 '이대로 가는 것이 총선에서 창조한국당이 원내2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릇된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대화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하면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아병적인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단일화를 거부한 역사의 심판을 물을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문 후보의 지지율로 상쇄되는 상황이라면, 문 후보가 역사에서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는 모든 노력을 다했고 문 후보는 이를 거부했으니, 정 후보를 사실상의  단일후보로 인정해 표를 모아달라는 지지호소다.

 

민 본부장은 지난 12일 새벽 함세웅 신부의 주선으로 정 후보와 문 후보가 3시간 동안 만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함 신부가 계속 설득하다가 안 되자, 함 신부가 마지막으로 하늘의 신탁에 맞기자고 해 정 후보는 동의했으나 문 후보는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민 본부장은 또 "(단일화 논의 초기에) 문 후보쪽의 단일화파에서는 공동유세, 공동토론에 대한 간접제안이 있었으나 문 후보가 이 모든 것에 대해 거부했다"고 밝혔다.지난 4일 문 후보의 단일화 논의 수용 뒤에, TV토론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이 갈등을 빚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신당쪽의 입장을 설명했다.

 

신당이 선관위에 TV토론 관련 사항에 대해 질의한 것이 TV토론 없이 정 후보쪽으로 단일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했지만, 한나라당에서 TV토론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사전에 선관위에 질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인태 "문국현에게 사기 당했다"

 

이날 간담회를 지켜보고 있던 신당 유인태 의원은 "사실상 그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직접적으로 문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신당에서는 가장 먼저 문 후보와 접촉했던 인사들 중 하나다.

 

유 의원은 "문 후보와 지난 봄부터 접촉을 해왔는데 신당 경선 참여요구에 대해 응할 듯한 자세였다,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데, 8월 20일 전에 그만두면 소송을 당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입장(독자 출마)으로 가려고 했으면 그 때부터 '국정실패 세력과 어떻게 (단일화)하느냐'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차라리) 그 때부터 (독자 출마가) 일관됐으면 그대로 존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문 후보가 김원기 전 국회의장에게 원혜영·이계안·이인영·한명숙 등 의원 5명을 보내달라고 했다"며 "그때 갔다가 지금처럼 단일화 안되는 상황이었으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우리가  남 생각 안하고 제 잘난 척만 했다가 망했는데 남 생각 안하기는 문 후보도 마찬가지였다"고도 했다.

 

그는 "김원기 전 의장과 한명숙 총리는 '문 후보가 사퇴할 경우 창조한국당에 입당하라면 하고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이어 "대선에서 정 후보가 패배하면 신당 내 '반 정동영파'가 자기한테로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일화에 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누가 그에게 갈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 "어설픈 사표 논리가 서글프다"

 

이에 대해 창조한국당 김갑수 대변인은 "신당이 어설픈 사표 논리에 기대려는 것이 서글프다"며 "자신들은 모든 것을 양보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무릎꿇게 하려는 양두구육의 모습"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신당이 '공식협상 결렬'이라고 말하는데, 공식협상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또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양보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또 문 후보가 신당 의원들을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정 후보 쪽에 '저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거기에 있는 양심적인 의원들을 보내달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일부 의원들이 직접 만나자고 해서 만났더니 '우리를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문 후보가 당을 만드는 바람에 도와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분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신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범여권이라고 한 적이 없다"며 "이명박 후보에게 분노하고 신당의 실패에 절망한 사람들이 문 후보를 지지해서 10% 가까이 왔는데 무슨 분열인가"라고 비판했다.

 

장유식 문 후보 대변인 '단일화 무산' 책임지고 사퇴

 

문 후보의 장유식 대변인은 후보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지고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그는 18일 밤 낸 보도자료에서 "부패수구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틀에서 단결하는 것이 역사적 대의"라며 "이명박의 자백 CD로 인해 역사적 결단을 내릴 충분한 조건이 성숙되었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투표 개시 7시간을 앞둔 지금까지도 '결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의 지금 같은 대선행보에 반대한다"며 "며칠 동안 계속 후보와 후보 부인께 설득 말씀을 드렸지만 안 됐다, 단일화 무산에 대한 개인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적도 조만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문국현 , #정동영, #민병두,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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