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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가운데, 임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직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전날(1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입을 빌려 임 후보자를 삼성 금품로비 대상자의 한 명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14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임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측은 "검찰 수장이 될 후보자가 이른바 '뇌물 검사' 명단에 오른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총장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임 후보자는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김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참여연대 "뇌물 검사가 총장에? 유례 없는 일"

 

참여연대는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기 위해 임 후보자가 검찰총장직에 올라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임 후보자는 이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 대상으로 소환조사에 응해야 할 처지"라며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참여연대는 "이미 검찰은 삼성의 불법행위 의혹 사건이 초대형 사건임에도 겨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했다"면서 "이 상황에서 임 내정자가 검찰총장이 된다면 이미 땅에 떨어진 신뢰를 땅속에 파묻어버리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측이 들고 나온 팻말에는 "검찰총장 모시고 조서 꾸밀 특수2부, 레드카펫 깔 것인가", "검찰총장 되고나서 첫번째 공식업무는 검찰조사 받는 일" 등이 씌어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참여연대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모두 자신의 혐의에 대해 '결백하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임이 드러난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그 같은 전철을 밟아 '임기내내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정권'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민영 사무처장은 "청와대는 변 전 실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두둔하다 망신을 당한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노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검찰 독립성을 위해 애썼던 노 대통령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최근 검찰측으로부터 고발인 조사 협조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협동사무처장은 "수사를 지휘해야 할 검찰총장 내정자가 삼성의 관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고 이유를 댔다.

 

"청와대, 변양균 이어 이번에도 망신 당할 것"

 

한편,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 및 기타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 제안했다. "공정성을 위협받는 검찰 대신 특별검사를 임명해 이번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민변이 제안한 법률안은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2명의 특별검사 후보(15년 이상 변호사 경력) 중 1명을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법률안은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을 이건희 일가 등 삼성의 불법 지배권 승계와 비자금 조성, 뇌물 제공 등으로 삼고 있다.

 

종래의 법은 대한변협 또는 대법원장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민변은 "최근 대한변협은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징계의사를 밝히는 등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현 이용훈 대법원장은 애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의 1심 변호인이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특별검사의 공소제기에 따라 최종 판단을 하는 기관이다. 이에 민변은 특별검사에 대한 추천권을 독립성이 담보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부여한 것이다.


태그:#삼성 비자금, #참여연대, #민변,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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