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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31일 오후 4시 20분]

▲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5억원의 소송을 제기한 전여옥 대변인.
ⓒ 이종호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31일 자신의 저서 <일본은 없다>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재일 언론인 유재순씨와 관련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등을 상대로 총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로써 10여 년째 지리하게 끌어오던 전여옥씨의 표절 논쟁은 결국 법정으로까지 옮겨져 이제 법정에서 그 진실이 가려질 전망이다.

전 대변인은 소장을 통해 "이미 약 10년전 표절시비를 일으켰다가 흐지부지 된 허위 사실을 (유재순씨는) 작가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또다시 인터뷰 등을 통해 원고에게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기사, 과장기사, 추측기사를 작성해 그것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거나 개인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됐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또 소장에서 "오마이뉴스 등은 비방을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특히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공직에 종사하고 저술활동을 하는 원고로서의 그 도덕성이나 순수성, 작가로서의 명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 대변인 "허위기사로 도덕성, 명성에 치명적 타격 받게 됐다"

전 대변인은 지난 6월 10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일본은 없다>를 둘러싼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해 "10년전 내 (일본)경험으로 직접 쓴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유재순씨 밖에 못쓰냐"며 의혹제기를 반박하고는 "이제는 내가 공인이고 공당에 있기 때문에 (의혹제기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대변인은 또 그에 앞서 <서프라이즈>에서 표절의혹을 거론한 것을 지칭한 듯 "이 문제와 관련 언론사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나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언론사도 같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유씨는 물론 언론에 대해서도 적극 법적 대응을 할 방침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은 없다> '표절의혹' 제기땐 법적 대응"
6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은 전 대변인이 지난 6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일본은 없다> 표절의혹 관련 문답 전문이다.

- 저서 <일본은 없다>를 둘러싼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은.
"이 책은 10년 전 내 경험으로 직접 쓴 책이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에서 신행정수도에 대해서 얘기한다고 할 때 기자실에 있는 기자들은 다 쓰는 것 아니냐. 일본에 대해서는 유재순씨밖에 못 쓰나. 아주 간단한 이치다. 그게 10년 전인데 뒤에서만 시끄럽게 하지, 전면에는 한 번도 안 나타난다. 소송한다고 해서 변호사까지 구해놓고 기다렸는데 (소송을) 안 건다. 좀 황당하다.

지금까지 내가 가만히 있었던 이유는 그 분이 일정한 기관에 몸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신문사와 보조를 맞춰서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자끼리 싸우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지금은 서프라이즈 같은 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언론사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나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언론사도 같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 유씨의 주장을 앞세워서 언론의 논객이 입장을 밝혔을 경우, 그것도 고소의 요건이 충족이 된다.

이제는 내가 공인이고, 공당에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겠다. 그 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증거가 다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 이 문제가 아주 증폭되고 있다. 그 배경이 어디인지 생각하고 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 재일 르포작가 유재순씨는 전여옥 대변인이 자신의 글을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씨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오마이뉴스>는 당사자인 유재순(46, 재일 르포작가)씨를 6월 15일 밤 도쿄시내 와세다대학 인근 유씨 자택에서 만나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유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얼토당토않은 매스컴 플레이를 통해 거짓말만 늘어놓지 말고 책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라. 자신이 취재해서 쓴 내용이라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 일본인을 만나 인터뷰를 했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전 대변인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유씨는 이어 "8년동안 일본에 살면서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한 내용들이 <일본은 없다>에 아무 가감없이 절반 이상이 그대로 차용됐다"고 밝히고 "원래 <일본인,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출간할 예정이었는데 이같은 사실은 당시 내가 일본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말해서 일본독자들도 다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씨는 이후 출간한 <하품(下品)의 일본인> 서문에서 이같은 사실을 이미 폭로한 바 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유씨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전씨가 반론 인터뷰를 요청할 경우 이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오마이뉴스가 이런 기사를 톱기사로 비중있게 다룬 사실을 주목한다"며 "기사를 통한 사회적 파장과 전여옥 의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책임을 피해가려는 듯한 오마이뉴스의 반론 인터뷰 수용 입장은 우선 비겁하다"고 반론인터뷰를 거부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 "진상규명의 계기된다면 환영할 일"

전 대변인의 소송제기에 대해 <오마이뉴스> 정운현 편집국장은 "전여옥 의원은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으로 발행된 단행본의 표절의혹에 대해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오마이뉴스>의 관련보도는 그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또 "<오마이뉴스>는 유재순씨와의 심층인터뷰와 관련자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전씨에 대해 표절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전씨의 소송을 계기로 이 표절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법정으로까지 이 문제가 비화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전씨가 소송을 한만큼 진상규명의 계기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전씨의 소송을 결과적으로 환영하며 앞으로의 전개과정을 독자들에게 소상히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대변인은 31일 오후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브리핑을 마친 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기회에 철저히 시비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초 자료도 모으고, 1달간 소장도 검토했다"고 밝히고 "소송 대리인 외에도 10여 명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100% 승소를 확인하고 소송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전여옥 대변인 "100% 승소 확인하고 소송낸 것"
유재순씨 "전씨가 소송 걸어올 땐 본격 대응할 것"


이번 소송의 피고는 유씨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박철현 <오마이뉴스 재팬> 기자, 정운현 편집국장, 오연호 대표 등 오마이뉴스 관계자 3인을 비롯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유재순씨, 그리고 <서프라이즈> 논객 김동렬씨 등 총 5명이다. 소송 금액은 5억원으로, 피고들이 연대하여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체류하다가 오늘 일본으로 되돌아간 유씨는 3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장거리 전화통화에서 "전씨가 소송을 걸어온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지난 10년간 나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 이번 건과 별도로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일본은 없다>는 전씨가 KBS 도쿄특파원 근무경험 등을 토대로 지난 93년 출간한 책으로, 100만부 이상이 팔렸는데 출간 직후부터 표절시비에 휩싸였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해온 전 대변인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출마, 당선되어 현재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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