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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버섯'이라는 것이 있다. 티베트 불교 스님들에 의해 오랜 옛날부터 키워져 온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버섯이긴 하지만 땅에서 자라는 생명체는 아니다. 일정한 용기(容器) 안에서 우유를 먹고 자라는 뿌리가 없는 식물이다.

이 티베트 버섯은 폴란드의 한 대학병원 교수에 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지고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교수가 인도에서 5년 동안 근무를 했는데, 간암에 걸려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그곳의 티베트 불교 남자 스님으로부터 버섯 요양법으로 치료를 받고 완쾌되었다고 한다. 그는 폴란드로 돌아갈 때 약간의 버섯을 얻어 가지고 갔는데, 그것이 천주교 수도회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4년 전에 티베트 버섯을 처음 알았다. '샤르트바오로수도회' 소속인 장위열 모니카 수녀님이 4년 전 우리 태안 본당에 계실 때였다. 수녀님은 본원에서 이 버섯을 가져온 다음 우리 집에도 나누어주시면서 효능, 만드는 법, 요양 법, 그리고 주의 사항 등을 자세히 알려 주셨다. 나는 그때부터 이 버섯을 먹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4년 넘게 먹고 있는 셈이다.

우선 효능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1. 몸속의 항생체를 교대하면서 조절을 한다.
2. 심장의 병을 고치고 동맥 속의 찌꺼기를 부수어 없어지게 한다.
3. 췌장, 간장, 비장의 병을 고친다.
4. 담낭의 병을 고친다. 담낭 및 십이지장을 깨끗하게 하여주고 담낭 속의 돌을 부수어 준다.
5. 위장의 병을 고치고, 대장으로 가는 곳의 병과 십이지장의 병을, 그리고 혹을 없어지게 해 준다.
6. 이 버섯은 항생체를 만들어 내고 몸속의 염증을 없앤다.
7. 혈압을 조절한다.
8. 신장의 병을 고치고 방광과 소변을 조절한다.
9. 전이되는 혹을 크지 않게 하고 새로운 혹이 생기지 않게 한다.
10. 빨리 늙지 않게 한다.
11. 몸의 상태를 조절하고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없앤다.
12. 몸에 필요한 모든 비타민이 들어 있다.


위에 적은 효능대로라면 세상에 병에 걸릴 사람 아무도 없겠고, 병을 이기지 못할 사람 역시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만병통치약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어찌 보면 터무니없는 말 같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냉소하며 무시할 일은 아닐 듯싶다. 위에 적은 효능들은 티베트 버섯이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고, 그 어떤 효능도 단시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님을 뜻하는 말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믿음과 희망과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오래 음용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거기에서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티베트 버섯의 효능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효능들이 너무 거창할 뿐만 아니라 쉽게 나타나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일 터이다. 그 효능이 사실이라면 세상에 의사 노릇할 사람 아무도 없겠다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티베트 버섯을 먹으려면 우선 매일같이 때를 맞추어 우유를 걸러야 하고 갈아주어야 하는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다. 또 걸러낸 우유 맛이 시고 좀 고약한 편이니 인내심을 갖고 먹어야 한다. 그것이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열에 여덟, 아홉은 일년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럼, 이쯤에서 티베트 버섯 만드는 법과 요양 법, 그리고 주의 사항을 소개하겠다.

만드는 법

2수저의 버섯을 1/4리터(250mg)의 끓이지 않은 신선한 우유와 함께 유리 또는 플라스틱 병 속에 넣어둔다. 이것을 상온(常溫)이 유지되는 곳에 놓는다.

24시간 후에 병 속의 버섯과 우유를 나무젓가락 혹은 플라스틱 숟가락을 사용해서 플라스틱 조리에 조금씩 옮겨 담으며 걸러 낸다. 이렇게 걸러 낸 우유를 마시는 것이다.

우유를 걸러 내고 남은 조리 속의 버섯을 흐르는 찬물(수도물)로 씻어내고, 다시 깨끗하게 씻은 병 속에 나무젓가락 또는 플라스틱 숟가락을 사용하여 담는다. 그리고 다시 신선한 우유를 부어준다.

요 양 법

이 버섯의 우유를 20일 동안 매일 저녁 잠자기 전에 마신다. 20일이 지난 후에 10일간을 쉰다. (계속해서 마실 경우 몸의 자생력이 떨어지기 때문) 이 요양을 여러 번 반복한다. 몸의 병이 나을 때까지 계속한다.

만약 우유를 제때에 갈아주지 않으면 버섯은 검정색으로 변한다. 그 후 24시간이 지나면 효능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요양을 쉬는 10일 동안에도 매일같이 정해진 시간에 버섯을 씻어주어야 하고 새 우유를 부어주어야 한다.

건강한 버섯은 17일이 지나면 2배로 늘어난다. 그러면 절반을 갈라서 다른 사람에게 분양을 해 준다.

주의 사항

버섯을 냉장고 안에 넣지 말 것.
쇠붙이를 사용하지 말 것.
사람의 손이 닿지 않게 할 것.
20일 동안 음용, 10일 동안 휴식을 꼭 지킬 것.


17일 후에 반을 갈라서 분양하되, 다른 이에게 주지 못할 경우는 버림. 병 속 좁은 공간에 필요 이상으로 버섯의 개체 수가 많아지면 약효가 떨어짐. 처음엔 쌀알 크기의 버섯이 나중엔 콩알만하게 커짐. 돌기들로 이루어진 둥근 몸체는 연한 연두색을 띠고 있음.

나는 햇수로 5년 동안 티베트 버섯을 먹어왔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음용을 시도했으나 먹기가 힘들다고 일찍 포기를 하셨다. 아내도 일찍 포기를 했으나 내 몸에서 확실한 효능들이 나타난 다음부터는 다시 음용을 시작해서 지금은 계속적으로 먹고 있다.

티베트 버섯을 줄곧 먹어오는 동안 꽤 많은 사람들에게 분양을 해주었다. 내가 처음 입수한 관련 문서는 문장들이 너무 조악해서 효능, 만드는 법, 요양 법, 주의 사항 등을 새로 정리한 다음 그것을 프린트해서 함께 갖다 주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내가 용기까지 장만을 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분양을 해주었는데도, 만드는 이의 정성이 부족하여 그만 버섯을 죽이거나, 먹는 사람의 인내심이 부족해서 일찍 포기를 한 집을 알게 되면 섭섭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변비가 해결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꾸준히 음용을 하는 집을 보게 되면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지난해는 티베트 버섯을 대전까지 가지고 가서 어떤 신부님 한 분과 교우 한 분께도 분양을 해드린 적이 있다.

우리 집에서는 티베트 버섯 관리를 주로 아내가 담당한다. 매일같이 밤 10시경에는 어김없이 버섯 거르는 일과 우유 갈아주는 일을 한다. 아내가 연수라도 가서 집에 없을 때는 내가 처리를 하고, 나도 출타 중일 때는 어머니께서 해주신다. 말하자면 온 가족이 티베트 버섯을 애지중지하는 셈이다.

나는 20일의 음용 기간 안에 먼 길 출타를 하게 되면 반드시 티베트 버섯 용기를 차에 싣고 간다. 천안 딸아이의 원룸에서도, 공주 처갓집에서도, 대전 막내 동생 집에서도 거르지 않고 티베트 버섯을 먹는 것이다.

한번은 티베트 버섯 처리하는 일을 깜빡 잊고 일찍 자리에 누웠던 아내가 귀찮은 나머지 나보고 스스로 처리를 해서 먹으라고 했다. 그때 내가 한 말은 걸작이었다.

"티벳 버섯이라는 게 참 묘한 생명체여서, 나 본인이 손수 처리해서 먹기보다는 일심동체의 반쪽이나 가족이 지극 정성으로 처리를 해서 주는 것을 받아먹을 때 효능이 백퍼센트 커진디야. 티벳 버섯이 그걸 느낀다누먼."
"그럼, 내가 집에 없을 때는요?"
"그것두 티벳 버섯이 느끼구 안디야. 마누라가 집에 없어서 본인이 손수 처리를 헌다는 걸 걔가 알기 때문에, 그때는 효능에 아무 문제가 읎다누먼."
"그건 또 어떻게 알았대요? 티벳 버섯이 그런 말을 헌 것두 아닐 텐디…."
"벌써 몇 년째 티벳 버섯을 먹구 사는디, 내가 그걸 물를 수가 있겄남."
"하여간 참 신통두 허셔. 알았어요. 일찍 누운 내가 잘못이지."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선 아내는 또다시 정성스럽게 티베트 버섯을 걸러다가 내게 갖다 주었다.

생각하면 아내가 여간 고맙지 않다. 내가 지난 5년 동안 티베트 버섯을 먹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그런 정성과 수고 덕분이었다. 내가 여러 가지 성인병으로 건강 장애를 겪는 가운데서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며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실은 다 아내의 그런 사랑 덕일 터였다.

티베트 버섯을 먹어온 지난 5년 동안 감기라는 것을 거의 모르고 살았다. 지난해 말 목이 잠겨 성당 성가대 활동에 지장이 좀 있었지만, 피로 누적에 의한 약한 감기였고 일찍 회복될 수 있었다. 재작년 봄 온 가족이 차례로 독감에 걸려 고생을 할 때도 면역력이 약한 당뇨환자인 나는 무사했었다.

작년 봄 병원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수면에서 깨어나 의사에게 간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의사의 책상 위에 놓인 여러 장의 내시경 사진 가운데 달 표면의 분화구를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있기 때문이었다.

십이지장 쪽에 궤양이 있었다고 했다. 제대로 자리잡았던 그 궤양이 자연치유가 된 상태라고 했다. 그렇게 확실했던 궤양이 자연치유가 되는 수도 있느냐고 물으니 간혹 그런 경우도 있노라고 했다. 나 같은 당뇨 환자에게도 그게 가능한가를 물으니 의사는 말없이 미소를 짓기만 했다. 나는 그 순간 티베트 버섯 생각이 났으나, 의사에게 그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매일같이 혈당과 혈압과 요산을 낮추기 위한 세 가지 약을 먹으며 산다. 약을 많이 먹으며 사니 위장과 약해를 걱정하지 않을 없다. 그럴수록 티베트 버섯에 희망을 걸게 된다. 열흘의 휴식기간이 오늘로 끝나서 내일(6일)부터는 다시 20일 동안 밤마다 티베트 버섯을 먹게 된다. 티베트 버섯과 함께 아내의 정성과 수고, 사랑을 먹게 되는 것이다. 곱다시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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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2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 『향수』가 있고, 2012년 목적시집 『불씨』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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