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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기지 고 전재규 대원의 부친인 전익찬씨가 한국해양연구원과 아들의 모교인 서울대에 적잖은 장학금을 전달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들의 고귀한 희생의 대가로 받은 돈을 아들이 몸담았던 학교나 해양연구원의 발전을 위해 또 아들의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아버지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전부였던 아들이 없는데 그 대가로 받은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엊그제 한 TV 뉴스에서 장학금을 전달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에 아들이 국립묘지에 묻혔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3일 주요 언론에서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국립묘지 안장에 관한 내용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문제기 때문에 일부러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겠지요. 만약 고 전재규씨가 국립묘지에 안장된다면 그것이 선례가 돼 향후 이와 유사한 형태로 희생된 사람들도 그 유가족들이 국립묘지 안장을 원할 것이고 결국 형평성 문제도 대두될 것입니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유독 한 일간지에서만 아버지 전익찬씨의 애통한 심정을 다시한번 정리했고 국립묘지 안장을 위한 아버지의 애절한 사연을 그나마 언급했습니다. 그 일간지에서도 밝혔듯이 고 전재규 대원의 국립묘지 안장 검토 후 심의 결과 국립묘지령의 기준에 따라 자격요건이 안 됐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이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관계당국은 한달이 다 되도록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관계당국에서는 법이 이렇고 기준이 이렇고 하는 이유로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안이든지 관계법에 연계해 이를 수용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이런 문제를 검토하고 결정하는데 꽤 시간이 걸립니다. 다만 이렇게 나가다 결국 이 문제가 흐지부지되어 은근슬쩍 지나가고 잊혀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감성적 판단에 따라 고 전재규 대원을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법과 기준이 있고 또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할 사안이 감정으로 흘러서는 안 될 일이며 이는 오늘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해 나가겠다는 의지와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고 전재규 대원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를 관계당국이 신속히 처리해 가부간 결정을 내려주십사 당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특별지시인데도 검토 결과 이러저러한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든가, 아니면 국립묘지령 같은 관계법령을 개정해 그를 받아들일 수 있다든가 하는 결정을 신속히 내려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로 시간이 더 흐르면 남아있는 유가족, 아버지의 가슴은 더 새카맣게 멍들고 또 크게 찢겨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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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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