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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서민행보와 연관된 '옥탑방'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가 끝난 뒤 자신의 무식 혹은 무관심(?)이 문제가 되자 남경필 대변인을 통해,

"옥탑방의 뜻을 왜 모르겠느냐. 패널리스트가 일일교사 얘기를 하다 그런 질문을 던져 고교생의 은어인줄 착각했다."([李후보 방송기자클럽 토론] "大選 양당구도가 바람직", 동아일보, 2002.5.25)

"옥탑방 질문을 유행어 관련 질문 뒤에 해서 옥탑방의 다른 뜻을 묻는 줄 알았다."([이회창 초청 토론회] '옥탑방'이라뇨?, 조선일보, 2002.5.25)

"질문자가 최근 여학생들 앞에서 이 후보가 '빠순이'를 언급한 점을 지적한 뒤 '옥탑방'의 의미를 묻는 바람에, 이 또한 본래의 의미 이외로 쓰이는 저속한 뜻을 묻는 것으로 착각한 것."('옥탑방 아느냐'에 '잘 모른다', 한겨레, 2002.5.25)

"옥탑방을 왜 모르겠느냐. 이 후보에게 물어보니 지난 번 스승의 날 일일교사때 일어난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옥탑방을 물으니까 고교생들의 은어인 줄 착각했다 하더라."([여의나루] 이회창 '옥탑방' 정말 몰랐을까?, 국민일보, 2002.5.25)
고 해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 후보가 '옥탑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패널이 지난 번 스승의 날 일일교사때 일어났던 '빠순이 발언' 관련 질문 뒤에 갑자기 '옥탑방을 아느냐?'고 물어서 순간 '고교생들의 은어'인 줄 알고 잠시 착각에 빠진 나머지 "잘 모른다"고 얼버무렸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후보의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에는 "옥탑방을 아느냐?"는 질문이 이 후보의 서민행보에 대한 추궁 이후에 제기된 것으로 나와 있어, 이 후보의 해명이 거짓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옥탑방' 질문시점과 관련, 경향신문은 이것이 이 후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스승의 날에 있었던 해프닝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돌출된 것이 아니라 이 후보가 자신의 '서민행보'의 의미를 설명한 직후에 나온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옥탑방'이 이날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후보가 자신의 '서민 행보'의 의미를 설명한 직후 한 패널이 ‘옥탑방’(주택이나 빌딩의 옥상에 지어진 방)의 뜻을 아느냐고 물었으나 이후보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질문자는 “80년대부터 쓰인 말인데, 이후보에게는 좀 어려운 질문이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옥탑방 아느냐'에 李후보 "잘 모른다", 경향신문, 2002.5.25)

실제로 중앙, 동아 등 대부분의 일간지가 공통으로 전제하고 있는 연합뉴스 기사에는 '옥탑방' 질문이 위장서민 논란의 와중에 불거진 것으로 되어 있다. 관련대목을 잠깐 소개한다.

-일부에서 이 후보를 서민도 아니고 서민편도 아니라고 한다.
▲서민이 아니면서 서민이라고 가장한다고 서민이 되겠는가. (가락시장 방문에서 배추를 나른 것 등은) 제가 가지고 있으나 알려지지 않은 면을 알리겠다는 뜻으로 한 것이다. 극빈자는 아니었으나 매우 어려운 박봉의 공무원 집안에서 자랐다. 나는 사회적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줘 왔다.
-'옥탑방'이라는 말을 아는가? 서민과 관련된 말이다.
▲잘 모르겠다.
-스승의 날 한 여고 방문에서 잘못된 표현이 논란이 됐다.
▲제가 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들과 말할 때는 이 세대들의 생각과 맞춰야 한다고 보고 한 것인데 그날 학교로 갈 때 입력을 잘못 받았다. 그 말을 하니 썰렁하더라. 나중에 알아보니 요즘 인터넷 상에서 쓰지만 어원은 그게 아니더라.


연합뉴스의 보도대로라면, '옥탑방을 아느냐?'는 패널의 질문은 자신이 서민의 편임을 강변하면서 "사회적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줘 왔다"는 이 후보의 자기고백적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던져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락시장에서 배추를 나르는 등 자신이 그토록 보여주고자 애썼던 서민적 이미지를 단번에 날려버린 셈이 되고 만 것.

한편, KS(경기고-서울대) 출신 이회창 후보가 '옥탑방'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것과 관련, 한 네티즌(ID 구영탄)은 "총풍사건에 동생 회성이 관련되었음도 몰라, 이석희가 국세청을 동원하여 대선자금을 모금한 것도 몰라, 서민을 위한다면서 옥탑방이 뭔지도 몰라, '빠순이' 발언을 하고도 빠순이에 내재한 뜻도 몰라, 본인의 양복이 몇벌인지도 잘 몰라, 살았던 105평 빌라 소유주가 누군지도 몰라...." 한다며, '도대체 그가 아는게 무엇인가?'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하니리포터에 송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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