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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년상 공동위원장으로 활약한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함께한 한국청년상 트위터 토크
 한국청년상 공동위원장으로 활약한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함께한 한국청년상 트위터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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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년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외치라고요, 벽이 가로막으면 가서 부딪치고 뼈가 부러지고 살이 튀더라도 쾅, 하라고요. 그렇게 바위가 움직이죠."

외교통상부 장관이 자신의 딸을 취직시키기 위해 온갖 부정을 저지르는 사회, 21세기판 음서제도가 부활하고, 그리하여 '똥돼지'들이 판치는 세상. 건강한 청년들이 짱돌을 들 여유도 없이 현실적 어려움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2010년 대한민국.

이러한 상황의 '2030'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부딪쳐 바위를 움직여라"고 충고하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시사IN>의 고재열 기자, 그리고 트위터리안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7일 오후 4시 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열린 트위터 토크 '젋음이여, 빅뱅하라'에서다.

이번 트위터 토크는 '2010 한국청년상' 기금 마련의 일환으로 열렸다. KYC(한국청년연합회)이 한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청년과 청년단체를 응원하기 위해 제정한 한국청년상은 올해 2회를 맞아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을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기성세대, 미안하다는 인식 공유해야"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씨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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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맡은 고재열 기자(@dogsul)는 "'똥돼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20~30 세대의 열패감 때문일 텐데요. 이런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마음 자세라든지"라고 박경철 의사에게 질문하며 본격적인 토크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올 한국청년상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경철 의사(@chondoc)는 "저는 요즘 지방 중고생들을 만날 일이 많은데, 가끔 아프다는 생각보다 두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희망을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시대에는 꿈이 있었죠. 아이들이 꿈을 꾸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입니다.

우리 시대에는 성공과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은 그것을 사회와 환경에서 찾을 것입니다. 그럼 그 아이들이 가슴에 칼을 품고 살게 되고 그 칼은 부메랑이 되죠. 그래서 두렵기도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저는 정부가 당장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습니다. 기회균등의 문제니까요. 당장 만들어내는 일자리 몇 개가 해결책이 아니라, 기회균등, 교육균등의 구조에 몰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인 고민이 우리 기성세대에 없죠. 난마처럼 얽히면 답이 보이지 않지만, 이럴 때 본질은 단순할 겁니다. 본질은 기회거든요. 노력하고 땀 흘리면 이룰 수 있다는 확신 같은 것이죠"라며 기성세대에게 화살을 돌렸다.

"저는 이 문제를 굳이 정부나 정권으로 국한하는 것도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 전부의 문제죠. 우리 기성세대는 우리가 성공한 성공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족중흥과 역사적 사명을 앞세워 달려온 성공신화죠. 과거 성장시대의 성공의 양식을 지금 우리의 후배들에게 이식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하는 것, 그것을 자식에게 학생에게, 청년에게 주입하고 요구하죠. 그리고 문제는 이념과 체제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러니 정치인들끼리 당신들 탓이다 주장하죠. 그러면 우리 기성세대는 나뉘어 손가락질을 하고요. 하지만 본질은 당장 아버지, 형, 오빠 선배로서 그들을 대하는 양식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는 인식을 공유해야죠"라며 청년문제에 있어 기성세대의 각성을 촉구했다.

노동조합에 투표 독려, 지역상권 도모... 청년들, 바쁘다, 바빠

청년 유니온
 청년 유니온
ⓒ 하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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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토크에는 '청년유니온'을 비롯해 아름다운 도전상을 수상한 '20대 파티', 특별상 수상자인 '아이엠 궁'등 청년 당사자들이 참여, 각자의 시선으로 청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 어떡해'였어요. 너무 좋았답니다.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랄까요^^*"라고 수상소감을 밝힌 청년유니온(@union1030)은 "성장을 구가하던 부모님 세대에는 신화가 존재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에겐 신화가 없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의 주체 의식은 당연히 필요하지요. 다만 현재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낸 데에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분명하기에 그에 대해 짚고 넘어 가지 않으면 해결책도 없는 게 아닐 런지요"라며 박경철 의사의 의견에 동조했다.

이어 "저는 기성세대에게 눈에는 눈의 복수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기성세대가 현재 청춘들에게 잘못한 걸 짚고 함께 해결하자는, 상생의 길을 말하고 있는 거랍니다. 다만 기성세대의 신화를 청년들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 생각한답니다"라고 덧붙였다.

20대 유권자 모임인 '20'S Party'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20대의 유쾌한 정치수다 '20대 커피파티', '20대 정책 초이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후보와의 면접을 진행하며  20, 30세대의 정치, 선거 참여를 이끌어냈다.

아이엠궁
 아이엠궁
ⓒ 하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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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2030세대에게는 기성세대가 할 수 없는 우리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상상력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자문한 20'S Party(@uniquestions)는 "우리사회 각 영역에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굉장히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우선 전반적으로 지금 젊은 세대는 동원이랄지 수직적 관계로 설정해 놓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 점이 지금 청년들에게 더욱 큰 자괴감을 들게 합니다. 스펙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며 현 젊은 세대를 문제점을 진단했다.

테마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침체된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아이엠 궁(@IAM_GOONG)은 "청년은 독립을 해야 한다. 철학적 독립. 경제적 독립. 정신적 독립. 매 순간 독립하고자 의지만이 너를 강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청년은 독립을 하고 기성세대들과 당당한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며 청년 세대를 독려했다.

동시간 대 트위터 검색 1위를 장식한 다양한 목소리!

한국청년연대와 한대련, 청년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청년실업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이 지난 8월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열린 '청년실업문제 막말에 대한 이재오 특임장관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4대강 '삽질 정책'을 비판하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청년연대와 한대련, 청년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청년실업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이 지난 8월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열린 '청년실업문제 막말에 대한 이재오 특임장관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4대강 '삽질 정책'을 비판하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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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트위터 태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관심 속에 진행된 '젊은이여 빅뱅하라' 토크는 인터뷰 형식의 1부가 끝난 후, 2부에서는 청년문제에 대한 일반 트위터 사용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년 문제를 방관하는 기성세대의 비판에서부터 계급적, 역사적, 현실적 맥락, 그리고 부모세대의 부채감이나 세대적 문제의 고리를 끊고 싶다는 바람까지, 트위터 사용자의 수 만큼이나 의견들은 다양했다.

"저 같은 장사꾼 입장에서 보면, 기성세대의 문제는 공정한 경쟁의 tool을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과, 내가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한 왜곡된 경쟁tool을 강요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dogrider)

"어제 한홍구님의 <특강>이란 책 읽으면서 기득권은 정말 자신들이 특별한 계급이라고 생각하게도 생겼구나 싶었어요. 빼앗기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분란으로만 보이는 건 당연하죠. 실은 본인들이 분탕질을 치고 있으면서요."(@humble_hands)

"근데 그 청년들이 기성세대를 굳이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스스로 보여주면 되지. 기성세대가 스스로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각자의 입장과 시각에서만 다른 집단을 비난하는 답습은 그만."(@paxspatium)

"아마도 근현대사가 순차적이고 자연 발생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물리적이고 외부에서 파생된 부작용이 많아서 인 것 같습니다. 동시대를 사는데 이념과 가치가 완전히 다릅니다."(@21come)

"시험 준비 중인데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잘 봐서 합격하는 것도 합격!이 아니라 당첨!의 느낌이랄까. 뭔가 기회의 평등이라는 말이 무색한 듯…. 로또대박처럼 시험도 대박나길 빌어야…."(@AromicHan)

"저도 곧 졸업이지만 전 희생하는 부모님을 보며 힘들어하시는 거 보고 혼자 많이 울기도 합니다. 그래도 남들처럼 안 살겁니다 끊고 새로운 삶을 제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어요"(@nayfsh)

"부모세대에 대한 부채감도 청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족쇄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저렇게 힘들게 일하셔서 날 기르셨는데 데모질 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퍼포먼스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죠."(@iTsabes)

젊은이들이여, 훨훨 날아 올라라!

커피파티 회원들
 커피파티 회원들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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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가, 어른들이 가둬놓은 새장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요. 훨훨 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좋은 세상을,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한 게 아니라. 그걸 좀 돌려주고 싶어요.

원래 기성세대는 그렇거든요. 은나라 갑골문자를 보면 요즘 애들 못쓰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하잖아요. 언제나 젊은 세대들이 인류의 역사를 훨씬 더 진보시켰잖아요.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늘 젊은이들이 깨버려야 하거든요. 그 책임을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요."

이번 한국청년상의 서포터즈로 활약했던 박원순 변호사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88만원 세대'라는 세대론적 프레임과 현실적 불안을 깰 수 있는 것이야말로 바로 청년들이어야 한다는 고언인 셈이다. 이러한 박원순, 요조 등 서포터즈의 인터뷰를 포함한 이번 트위터 토크의 내용은 해시태그 '#청년상'으로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9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40분까지 한국청년상 시상식이 서울 남산 문학의집에서 열린다. "청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분출할 수 있도록 다지고 다져야하죠. 한껏 웅크려 터질듯 응축한 다음 화산처럼 터뜨려야죠"라고 청년들을 독려하는 박경철씨와 한국청년상 수상자들의 면면과 목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만들어지는 <한국청년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kyc.or.kr/YKA/YKA2010_awardees/YKA2010_awardees.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그:#한국청년상, #KYC, #박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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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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